'살 떨리는' 연기로 보여준 정우의 진면목 [인터뷰]
입력 2022. 09.03. 07:00:00

정우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배우 정우가 열정으로 만들어낸 '모범가족'을 통해 다시 한번 진면목을 발휘했다. 캐릭터를 위해 평범하게, 튀지 않게 변신도 감행했지만, 그의 살 떨리는 디테일한 연기력은 특별함 그 자체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극본 이재곤, 연출 김진우)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정우)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정우는 영화 '뜨거운 피'에 이어 누아르 장르에 연이어 출연했다. '뜨거운 피' 이후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는 정우가 또다시 누아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스토리였다.

"'뜨거운 피' 이후에 심적으로 힘들었다. 촬영 기간 동안 너무 빠져 있어서 쉽지 않았던 거 같다. 그래서 유쾌하고 밝은 작품을 하는 게 저한테 좋지 않을까 하던 중 '이 구역의 미친X'를 촬영했다. 즐겁게 촬영하고 있던 중 이 대본을 접하게 됐다. 광철도, 은주 역할이 굉장히 눈에 들어왔다. 김성오, 오광록, 최무성 등 역할들도 굉장히 눈에 띄었다. 매료돼서 계속해서 대본을 읽게 된 거 같다."

정우는 극 중 심장병이 있는 아들의 수술비를 허망하게 날리고 절망에 빠진 동하역을 맡았다. 완벽한 모범 시민인 동하가 피 묻은 거액의 돈 가방을 발견하고 손에 넣으려고 했지만, 돈 가방의 주인인 마약 조직 2인자 광철(박희순)에게 들킨다. 그런 동하를 광철은 마약 배달원으로 이용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정우는 불안함에 떠는 극한 상황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동하 자체가 해결하는 게 너무 없는 게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동하에게 벌어진 일들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지 않나. 극한의 상황, 살아가면서 겪을 일이 없는 상황이라 감독님이랑 얘기하면서 동하는 평범한 소시민, 책만 보고 살았던 사람인데 극적으로 슈퍼 히어로 같은 힘을 내지는 못할 거 같다. 그게 어쩌면 현실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연기했던 거 같다.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다. 많이 참고 끙끙 앓는 스타일의 캐릭터였던 거 같다. 어떤 분이 동하는 보면 재밌는 고구마라고 하더라."

평범한 한 가족의 가장, 수술비까지 날리고 궁지에 몰린 동하를 연기하기 위해 정우는 체중 감량도 하며 캐릭터에 완벽 몰입했다. 그는 드라마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로,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강도 높은 집중력을 유지했어야 했다.

"조금은 왜소하고 평범해 보이기 위해서 체중 감량을 4, 5kg 했었다. 그때 머리 스타일이라든지 외모에서 보이는 의상도 무채색 계열로 톤 다운시켜서 준비했었다. 화려하지 않고 튀지 않는 외형적인 모습을 신경 썼다. 촬영 시작할 때 66, 65kg가 됐다. 촬영 시작하고 나서 초반에 동하가 돈세탁하러 갔다가 쫓기게 됐는데 흥분된 상태에서 전력 질주로 도망치다 보니까 힘들어서 대자로 뻗어서 숨 쉬었던 기억이 있다. 항상 극한의 감정에 몰려 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까 감정 표현을 하는데 에너지가 배가 들었다. 유난히 아찔했던 장면들이 꽤 있었다. 긴장감이 있는 장면에서는 배우, 스태프들 모두 사고로 이어질 법한 장면이 있어서 그런 순간에는 모두가 긴장하면서 촬영했던 거 같다."

특히 두려움에 살까지 떨리는 정우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피부까지 움직이는 그의 섬세한 연기력에 박희순과 김진우 감독이 말한 '열정적인 배우', '연습벌레'라는 별명이 와닿았다.

"박희순 선배가 현장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따뜻한 에너지로 현장을 잘 리더해줬다. 또 사실적이고 날 것의 느낌을 감독님이 원하셔서 연습을 덜 했다. 그 전 작품에서는 더 했었다. 안정감 있게 좋아지는 신들이 있고, 연습 없이 때로는 상상으로만 완성한 장면들도 있다. 동하의 모든 상황을 납득시키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정성을 쏟았다. 배우의 감정을 보는 시청자분들이 느낄 수 있어야 그 시작점이 통할 거 같아서 집중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 촬영 감독님 덕분이다. 120%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너무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하고 싶다."

총 10부작의 서사를 이끌고 온 정우가 본 '모범가족'의 마지막은 어땠을까. 각자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던 이들은 서로 소통하지 않은 채 위험한 선택과 결정을 내리고 돌이킬 수 없는 결말로 향하지만,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광철과 동하는 누군가로부터 다시 전화를 받으며 시즌2를 암시하듯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땅을 또 파라는 거냐. 땅을 파서 감자나 고구마가 나온다면 파겠다.(웃음) 결말을 봤는데 이 작품의 장점이 마지막에 끝날 때마다 궁금하게 만드는 게 매력적이다. 나도 그 이후가 궁금하다."

2001년 영화 '7인의 새벽'으로 데뷔한 정우는 데뷔 21년 차를 지나고 있다.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열연을 펼치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지만, 그는 여전히 연기에 대한 칭찬이 고프다. "연기 잘한다"는 얘기가 가장 좋고 뿌듯하다고.

"'연기 좋았다', '잘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가장 좋은 거 같다. 가장 뿌듯하고 힘이 나는 거 같다. 보시는 분들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반응이 좋은 거 같아서 감사하다. 고생했던 기억들이 많은데 위로가 된다. 이번에는 '정우 사투리 안 쓰네?'라는 말은 없더라. '재심' 때도 그랬는데 할 때마다 그 인물처럼 봐주시는 거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기 잘하는 게 꿈이었고, 지금도 소원하고 있다. 작품마다 부족할지 몰라도 정성스럽게 준비하려고 한다. 더 나아가서 제가 하는 작품이 보시는 분들이 즐거움이나 희망, 긍정적인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작품을 많이 해서 시청자분들에게 힘이 되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우는 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을 통해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선다. 영구 제명된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촌 멘탈코치 제갈길로 분해 능청스러운 현실 연기의 진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멘탈코치 제갈길'은 유쾌하고 긍정적인 밝은 스포츠 드라마다. 단짠단짠 느낌으로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어서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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