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전북 고창, 보리밭·풍천장어·복분자카페·갯벌[Ce:스포]
입력 2023. 04.01. 19:10:00

'동네 한 바퀴'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청보리 물결과 함께 봄 편지가 도착한 전북 고창. 추운 겨울 지나 기어이 꽃이 피듯, 고단함 끝에 따뜻한 인생의 봄날을 맞이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1일 방송되는 KBS2 '동네 한 바퀴'에서는 214화 가슴 일렁인다 보리밭 사잇길 – 전북 고창 편으로 가슴 설레는 전북 고창으로 봄 마중을 떠나본다.

드넓은 평야와 더불어 세계 최대 규모의 갯벌을 품고 있는 자연의 보물창고, 전라북도. 14개 시군 중에서도 고창은 산과 바다, 강과 들, 그리고 청정 갯벌까지 군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생명의 땅이다. 청보리 새순이 들판을 온통 연초록으로 물들이며 가장 먼저 봄의 향연을 알리는 전북 고창.

▶보릿고개 추억, 부채울마을 어머니들의 보리밟기

전북 고창은 보리의 고장이다. 옛 지명인 모양현(牟陽縣)의 ‘모’는 보리를 뜻하고, ‘양’은 태양을 의미한다. 이름처럼 고창은 예부터 보리를 많이 재배하고, 그만큼 보리가 잘 자라는 곳이다. 푸릇푸릇해진 들녘, 한 보리밭에서 나란히 서서, 보리밟기하는 어머니들을 만난다. 보리밟기는 겨우내 들뜬 겉흙을 눌러주며 보리의 싹이 뜨지 않고 뿌리를 잘 내리도록 꾹꾹 발로 밟아 다져주는 작업이다. 보리 덕에 울고 웃으며 살아온 어머니들의 추억담을 들으며, 함께 보리밟기를 나서본다.

▶청보리밭 위, 꿈을 그리는 경관 농부

다 자란 보리가 파도처럼 물결치는 모습, 맥랑(麥浪). 매년 4월,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면 볼 수 있는 장관이다. 시원하게 펼쳐진 보리밭 위로 낡은 트랙터로 길을 내는 남자를 발견한다. 20년째 고창 청보리밭 축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진영호 대표는 매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직접 보리밭 위에 탐방로를 내고 있단다. 대표는 봄에는 보리,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꽃을 경작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우리나라 1호 경관 농부다. 30년 전, 부모님의 뜻에 따라, 승승장구하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내려와, 숱한 시행착오 끝에 시작한 보리농사로 경관 농업의 길을 들어서게 됐단다. 본인의 농장 하나쯤은, 돈에 연연하지 않고 멋진 풍경을 함께 즐기는 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무료로 개방 중이라는데. 경관 농부의 열정과 자긍심으로 만들어내는 맥랑(麥浪) 상상하며, 보리밭 사잇길을 천천히 걸어본다.

▶전북 고창의 힘! 풍천장어 치어 잡이

전북 고창의 음식으로 풍천장어를 빼놓을 수 없다. ‘풍천’이란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지점으로, 이곳에서 잡히는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부른다. 매년 3월부터 5월 사이,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동네 사람들은 풍천장어의 치어인 실뱀장어를 잡는다. 장어는 인공 산란과 부화가 되지 않아서, 직접 치어를 잡아 1년 동안 기르기 때문이란다. 동네 지기 이만기는 밀물이 드는 갯골에서 실뱀장어를 잡는 어부를 만나, 논두렁에서 맨손으로 잡을 만큼 풍천장어가 흔했던 그 시절의 추억담을 들어보고, 힘이 불끈 솟는 전북 고창의 힘, 풍천장어를 한점 맛본다.

▶전통 나침반 윤도의 명맥을 잇는 부자(父子)

흥덕면의 한 마을을 걷다, 400여 년 대대로 가업을 잇고 있는 국내 유일한 윤도 장인 부자를 만난다. 윤도는 둥근 목판 위에 방위와 절기, 음양과 오행, 십이간지 등을 새겨 넣고 가운데 자침을 얹은 전통 나침반이다. 지남철, 패철, 선추 등으로 불리며 집터나 묫자리를 봤던 지관(地官)들의 필수품이자, 양반들에게는 고급 시계, 그리고 군사·천문·항해 등 여러 분야에서 두루 사용된 도구였단다. 수령 100년 이상 된 대추나무 위에 밑그림도 없이 3천 자가 넘는 글씨를 새기고, 강철을 두들기고 갈아 자침을 만드는 지난한 과정. 윤도장의 인내와 숭고한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업이란다. 사라져가는 윤도의 명맥을 잇기를 바랐던 백부의 뜻을 따라온 김종대 장인과 그 뒤를 잇고 있는 아들 김희수 씨. 항상 올바른 길을 가리키는 윤도처럼, 우직하게 정도의 길을 걷는 윤도장을 만나본다.

▶토끼 엄마 vs 거북이 딸의 복분자 카페 창업기

새록새록 피어난 봄꽃을 구경하며 걷다, 골목 어귀에 커피잔 그림이 그려진 낡은 철문을 발견한다. 철문 뒤로는 귀촌한 모녀가 4년째 운영 중인 유럽풍의 예쁜 카페로 연결된다. 26살, 어린 나이에 아파서 집에만 있는 딸이 안타까워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카페 창업을 결심했다.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처럼 아픔도 즐거움도 함께 나누고 의지한단다. 직접 담근 복분자 청으로 만든 달콤 쌉싸름한 복분자 디저트를 맛보며, 모녀의 고단했던 카페 창업기를 들어본다.

▶황토소금 굽는 남편의 사부곡(思婦曲)

예부터 도자기를 많이 굽던 고창 고수면. 마을을 걷다, 대대로 도공 집안에 6대째 가업을 이어 도자기를 빚는 어르신을 만난다. 40년 넘게 도자기를 빚었지만, 도자기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워 십여 년 전부터 황토 옹기에 소금을 굽고 있다는 라희술 어르신.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내와 함께 해왔던 일들이란다. 거실에는 평소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아내가 선물해준 색소폰이 놓여있다. 사별한 아내를 향한 절절한 마음이 담긴 소금 굽는 남편의 사부곡을 들어본다.

▶동죽 어머니의 황금밭, 고창 갯벌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고창 갯벌. 펄 갯벌, 모래갯벌, 혼합갯벌 등 조화롭게 분포돼 바지락, 동죽 등을 비롯한 다양한 저서동물과 염생식물, 조류가 서식하는 곳으로, 전북 고창 갯벌은 원시 해안이 고스란히 보존된 세계자연유산이다. 바다 생물과 새들의 안식처이자 고창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이 되어준 곳. 광활한 갯벌을 구경하며 걷던 이만기는 동죽을 캐러 가는 어머니들을 만난다. 그 중, 갯벌에 의지해 40년 넘게 동죽을 캐며 살아왔다는 하경자 어머니. 어머니를 따라 들어가 동죽을 캐면서 갯벌과 함께 치열하게 삶을 일궈온 옛이야기를 들어본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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