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 배유람 "2년마다 기다리게 되는 작품 됐으면"[인터뷰]

입력 2023. 04.29. 08:00:00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저는 편안하게, 그리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처럼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마이너스가 아닌 호감적인 느낌의 이미지가 강하고요. 그게 저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배유람을 보면 다양한 작품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항상 주인공의 옆에 있는 친구 역할로 자주 얼굴을 비쳤던 그는 '모범택시'에서 무지개 운수의 박 주임으로 김도기(이제훈) 기사 옆에서 웃음을 책임지는 감초 캐릭터로 활약했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큰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방영됐다. 지난 15일 방영된 마지막 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 21.0%(전국 유료가구, 닐슨)를 기록하며 2023년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즌2는 시즌1보다 더욱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배유람은 "시즌1 때도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이번에 화제성이 더 높은 걸 체감하고 있다. 예전보다 더 많이 알아봐 주시고 감사하다고 얘기해 주는 분들이 많더라"며 "아버지가 예전보다 싸인 요구를 많이 하시더라. 그리고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배유람의 캐스팅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오디션을 본 건 아니고, 조 감독이 감독님께 나를 추천했다. 이후에 바로 감독님이 거의 바로 하자고 말씀하셨다"며 "캐스팅 확정 후에는 아직 대본을 받지 않아 대략적인 캐릭터에 대한 것만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주임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드라마에서 최 주임과 함께 환기를 시키는 역할이다. 배유람은 "박 주임 캐릭터는 바보스럽고 잘 당한다. 툴툴거리면도 시키는 대로 다 한다. 그래서 리액션 크기나 방향 부분에 더 집중했다. 내게 장난을 치거나 혼을 내거나 구슬릴 때 반응에 더 신경 쓰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시즌2에서는 '사이비 종교'에 대해 다뤘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고. 그는 "아무래도 제가 많이 나와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사이비 종교에 직접 가짜 신도로 들어가서 고난, 역경을 겪는다. 사실 해당 촬영 장면은 창고에서 신도들이 함께 모여 찍어야 하는 장면이라 환경이나 여건이 열악했다. 코로나 이슈가 있어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도 예민했던 때라 조심스럽게 빨리 촬영해야만 했다. 모든 배우들이 조금 긴장하면서 열심히 찍었던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모범택시'는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사회 이슈들을 통쾌하게 해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즌2에서는 부동산 사기, 아동 학대, 사이비 종교, 의료 사고, 마약, 성범죄 등 다양한 이슈를 다뤘다.

시즌1과 시즌2의 연출 감독이 바뀌었다. 배유람은 "시즌1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 PD 출신인 박준우 감독이 맡아 억울한 마음과 처벌을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담았던 것 같다. 시즌2 감독님 역시 그것을 잘 넘겨 받아서 자기만의 스타일로 만드셨다. 대본 자체에 대신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도 많이 담겨있었고, 에피소드가 현실적이면서도 통쾌한게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시즌2의 이단 감독은 '모범택시'가 입봉작이었다. 그는 "시즌2는 감독님의 입봉작이라 김의성 선배님이 먼저 우리가 감독님을 많이 도와주자고 말하셨다. 우리는 시즌1을 함께 했기 때문에 호흡이나 돌아가는 루틴을 잘 알아서 우리가 먼저 솔선수범하자고 말했다. 감독님도 그 얘기를 듣고 정말 좋아해주셨다"며 훈훈한 일화를 전했다.

시즌2 종영과 동시에 시즌3의 제작을 기원하는 시청자들의 반응들이 쏟아졌고, '모범택시' 시즌3 제작이 확정되고 논의를 시작했다. 배유람 역시 "배우들도 정말 다 같이 시즌3를 하고 싶어 한다. 방송국, 제작사 등 여러 곳의 의지들이 모여서 만들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배유람은 "시즌2는 시즌1 종영 후 2년 만에 나왔다. 만약 앞으로 시즌3, 시즌4를 하게 된다면 '모범택시'가 약 2년에 한 번씩 기다리게 되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 사회, 정치적으로 지치고 분노하는 일이 많을 때 주기적으로 우리가 나타나서 사람들을 달래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모범택시' 덕분에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도 좋은 자세로 촬영에 임할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이 사랑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배유람은 올해로 경력 15년 차 배우가 됐다. 그가 처음 연기를 시작한 것은 고등학생 때였다고.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공부에 흥미를 잃었고서 나한테 뭐가 맞을지 열심히 찾았다. 일단 평범하게 살고 싶지가 않았는데, 우연히 연기를 접했는데 그게 정말 재미있었다. 그래서 서울권 대학으로 연기 입시를 준비하겠다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이후에 입시를 끝내고 대학교를 다니면서 더 마음을 굳힌 것 같다. 무대나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다."

배유람은 늘 주연의 주변에 있는 캐릭터로 자주 등장한다. 그는 "제가 무난하게 생겼는데 연기도 못하지 않아서 그런 역할을 많이 맡았던 것 같다"며 "재미있고 호감적인 역할이 주로 많이 들어온다. 그래서 이전과 캐릭터가 겹쳐 보이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했다. 캐릭터를 바꿔보려고 늘 여러 시도를 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 일인데도 어쩔 수 없이 일이라 해야 되지 않나. 그렇게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반면 저는 하고 싶은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그 마음으로 늘 열심히 하고 있고, 다행히 저를 찾아주시는 제작자 분들도 많아 오래 연기를 이어올 수 있었다."

배유람은 다양한 작품에서의 활동을 예고했다. 앞으로도 장르도, 역할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시청자들을 찾아뵙고 싶다고.

"엄청난 성공, 큰 역할 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기쁨과 대리만족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휴대폰 속 메인 화면' 같은 배우, 보통 메인 화면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자주 보여지지만 평소에 그 화면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친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메인에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