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트홈2' 진영, 연기로 만난 감동과 희열 [인터뷰]
- 입력 2023. 12.12.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진영은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예의 바르고 올곧은 태도를 유지하며 인터뷰에 임했다. 진영을 보며 '스위트홈2' 찬영을 떠올렸다는 이응복 감독의 말이 이해됐다.
진영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시즌1은 공개 4일 만에 해외 13개국 1위, 70개국 이상 톱10 진입,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시즌 2, 3 제작이 확정됐고, 진영은 시즌2부터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
진영은 "사실 시즌1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처음 제안 받았을 땐 부담감보다 좋다는 생각이 더 앞섰다. 이후에 감독님을 만났을 때 캐릭터에 대해 얘기해주셨는데, 캐릭터도 너무 마음에 들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설렜던 마음을 떠올렸다.
하지만 촬영에 돌입하면서 진영의 설렘은 작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작품의 거대한 스케일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부담이 찾아왔고, 그는 이 부담감을 노력으로 바꾸기 위해 애썼다.
"문경에 세트장이 있는데, 거기에 '스위트홈'에 나오는 무너진 잠실 경기장이 있었다. 대본을 보고선 그 배경을 CG로 만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 입구를 크게 만들어놨더라. 실제 세트장을 마주하니 '이거 스위트홈이구나', '내가 못 하면 안된다', '잘해야 된다' 같은 생각이 계속 들었던 것 같다. 부담이 되기 시작하면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진영이 연기한 찬영은 전직 야구선수 출신이자 괴물화 사태가 터지자 군대에 자진 입대한 인물이다. 정 많고 정의로운 캐릭터로, 앞서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은 진영을 생각하며 찬영을 만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진영 스스로가 생각한 찬영과의 싱크로율은 어땠을까.
"예전부터 부모님께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은 꼭 도와줘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그래서 저도 만약 그런 일들이 생기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 할 수 있는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찬영을 보면 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가는 성격인데, 저도 약간 그런 면이 있다. 꽂히는 게 있으면 어떻게든 끝을 보고, 밤새워서라도 해내는 스타일이다."
찬영이 전직 야구 선수에 군인인 만큼 외형적인 준비도 필수적이었다. 특히 진영은 '스위트홈'의 배경까지 생각하며 섬세하게 캐릭터 준비에 접근했다.
"극 초반 버스를 타는 장면에서 몇 번 NG가 났었다. 처음엔 버스를 못 잡았는데, 몸이 풀리고 나니까 되더라.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계속 체력 단련을 했다. 가서 3km씩 뛰고, 다른 미션들도 하면서 체력 단련에 집중했다. 그리고 찬영 캐릭터를 생각하면서 벌크업을 많이 했다. 설정 상 몸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괴물화 사태에 너무 살이 쪄도 안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몸만 키우는 느낌으로 근육을 키우려 했더니 쉽지 않았다. 일주일에 헬스장을 7번 가서 VIP가 되기도 했다."
찬영 캐릭터는 이응복 감독의 픽인 동시에 '스위트홈' 시즌2 공개 이후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진영 역시도 찬영을 '아스팔트 위 장미'라고 표현하며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 세상에서 꼭 필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힘들게 생존만을 위해서 싸운다면 너무 삭막할 것 같다. 또 찬영 캐릭터가 주는 메시지가 나름 있다고 생각한다. 무시무시한 세상에서 모두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악한 행동까지 할 때, '누군가를 살려야겠다', '지켜야겠다'라고 마음을 먹는 사람이 박찬영이다. 인간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찬영이 '아스팔트 위의 장미' 같다."
평소 진영은 작품 공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활발하게 찾아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스위트홈' 시즌2 공개 후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으로 '찬영은유 맛도리'라는 글을 꼽았다.
진영은 "'맛도리'가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맛있다', '좋다'는 의미였다"며 "찬영이 은유에게 뺨을 맞고선 은유를 업고 가는 장면을 많이 좋아하시더라. 그 신이 찬영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서 더 매력적으로 느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2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열광한 '찬영은유'의 관계는 복잡하다. 다른 여성 캐릭터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찬영은 은유(고민시)의 뒤만 계속해서 쫓는다. 짝사랑인지, 동정인지 알 수 없는 찬영의 감정에 대해 진영은 '사랑과 전우애의 중간'이라고 설명했다.
"은유와 찬영은 첫 만남에도 서로를 돕는다. 찬영은 은유를 트럭에 태웠고, 눈알 괴물에게 공격을 당할 때 은유가 기어를 막으면서 버스를 못 가게 막는다. 처음에는 은유에 대한 약간의 끌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경기장에 갔을 때, 찬영이 저는 먼저 빠져서 들어가겠다고 말하자 은유가 같이 가자고 답한다. 그 장면을 자세히 보면 찬영이 약간 흔들린다. 생존하기 위해 악해진 사람들만 보다가 자신을 살려준 인물을 만나서 매력을 느꼈을 것 같다. 찬영을 보면 은유와 있을 때는 평소와 다른 사람이 된다. 평소엔 딱딱하고 단호한 찬영이, 은유랑 있으면 말도 많고 서운한 감정도 잘 느낀다. 찬영은 은유에게만 유한 편이다. 사실 '찬영은유'에 대해서 정말 좋아하는 신은 시즌3에 있다. '찬영은유'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시즌3도 좋아하실 것 같다."
지난 2011년 그룹 B1A4로 데뷔한 진영은 찬영처럼 자신만의 선이 확고한 삶을 늘 살아왔다. 사실 이러한 그의 성향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절대 선 넘는 행동을 하고 싶지 않다. 저만의 선이 확실하게 있어서 조심하는 것들도 많다. 그렇게 살다 보니 이제는 그런 삶이 더 편하고 좋다. 또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저를 계속 지켜보시는 만큼 제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
진영은 다양한 작품으로 배우로서의 입지도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 이제 그에게 연기는 삶에서 중요한 부분의 일부가 됐다.
"사실은 연기자가 꿈이어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보조 출연을 많이 했었다. 뒷모습에서 앞모습, 앞모습에서 대사 한 줄, 대사 한 줄에서 두세 줄씩 늘어나면서 감동과 희열을 많이 느꼈다. 이제 연기가 제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들을 도전해 보고 싶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영화 '수상한 그녀', '내 안의 그놈' 등에 출연한 진영은 '스위트홈' 시즌2를 통해 또 한 번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매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진영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저는 예전 작품을 많이 찾아봐요. 솔직히 얼마나 성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거 작품들을 보면서 '이 점을 바꿔야지' 생각하고, 스스로가 조금씩 바뀌는 걸 알아차리는 단계인 것 같아요. 전략가 스타일이다 보니 연기도 전략적으로 해요. 바뀐 점들을 명확하게 알아채기 시작하면서 별로인 부분이 있으면 그걸 바꾸려고 노력하죠. 어떤 면이 성장했다고 정리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부분적으로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해요."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