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게임' 박소연 감독, 막연한 불안감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인터뷰]
입력 2024. 04.04. 14:54:27

피라미드 게임 박소연 감독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먼저 티빙에게 정말 감사해요. 저도 아직 신인 감독이었고, 주연 배우들 다 신인 배우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많이 두렵기도 하고 무서웠어요. '과연 이게 표현될 수 있을까?' '잘 전달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현장에서 어느 순간 '이 배우들로 되겠다' 싶은 순간이 오더라고요."

장다아, 신슬기, 류다인, 강나언까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을 연출한 박소연 감독의 손에서 반짝거리는 원석들이 발굴됐다. '순수' 신인들과 함께한 여정은 막연한 불안감에서 서서히 확신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달 21일 전편 공개된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다. 동명의 인기 네이버웹툰(작가 달꼬냑)을 원작으로 한다.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학원 심리 스릴러의 새로운 세계를 연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화면으로 옮겨놓은 덕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마지막까지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박소연 감독은 "'피라미드 게임'이 공개된 이후부터 마지막 회 공개되는 날까지 매일 밤 기도를 했다. '제발 잘 되게 해 달라', '대박 좀 나게 해 달라'라고. 처음 공개된 후에 연락을 진짜 많이 받았다. 재밌다는 반응이 많더라. 근데 사실 그때는 의심했다. '아직 모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것 같다 이제는 좋은 반응이 오는 걸 보면서 기뻐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BBC는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게임'과 비교하며 "게임에 기반해 폭력 등 현실 문제를 더 쉽게 소화할 수 있게 한다"라고 평가했다.

"감히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 나라) 문화에서 접할 수 없었던 소재를 펼쳐낸 것에 대한 호감도를 보여주신 거 아닐까요? 그런 걸 긍정적으로 봐주셨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은 흡인력을 더한 신예들의 호연이 아닐까. 극 중 2-5반 학생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시너지가 휘몰아치는 전개 속 캐릭터의 매력과 극적 몰입을 배가했다.

"이 작품은 주인공 몇 명이 잘한다고 해서 잘 될 수 있다고 생각 안 했어요. 캐릭터 한 명 한 명이 중요했죠. 25명 학생들의 심리 변화가 잘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어요."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25명의 캐스팅은 김지연(우주소녀 보나)을 제외하고 대부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가장 중요하게 봤던 건 싱크로율이에요. 외적인 모습, 목소리 톤을 집중적으로 봤고, 25명이 모였을 때 화합이 잘 될 건지도 중요하게 봤어요. 거짓말 조금 보태서 300명 정도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 과정은 굉장히 재밌었어요. 물론 괴롭기도 했지만요(웃음). 어쨌든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더 냉정하고 세심하게 보려고 했어요. 너무 급하게 뽑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이브 장원영의 친언니라는 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장다아(백하린 역)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 출신 배우 신슬기(서도아 역) 등 '피라미드 게임'이 데뷔작인 배우들도 많았다. 연기도, 촬영 환경도 낯선 이들과 어떻게 합을 맞춰나갔을까.

"캐스팅이 다 완료되고 난 후에 리딩을 정말 많이 했어요. 촬영이 시작된 후에도 전체 리딩은 많이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도 하고, 극 중에서 친한 그룹끼리 리딩도 많이 했죠. 또 25명이 함께하는 신이 많았기 때문에 촬영 전에 단체 화합을 위해서 MT를 보내달라고 제작사에게 요청했어요. 감사하게도 배우들, 스태프들 다 합쳐서 200명이 함께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어요. 덕분에 많이 가까워졌죠."

특히 박 감독은 극의 중심에서 흔들림 없이 굳건한 존재감을 드러낸 성수지 역을 연기한 김지연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지연에게 많은 의지를 했다는 박 감독은 복받쳐 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지연 씨에게 정말 감사해요. 이야기가 성수지의 시각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다 보니까 수지가 가져가야 할 힘이 정말 셌어요. 그걸 정말 잘해주셨어요. 힘이 부칠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지연 씨가 24명의 배우들을 끌고 가주시더라고요. 저에게 상당한 힘이 됐어요. 촬영이 끝나고 난 후에 지연 씨가 선물과 편지를 주기도 했어요. '감독님 아니었으면 수지를 못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더라고요. 사실 지연 씨와 미팅을 했던 날 제가 '도와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아마 그거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 컸을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편지에 써주셔서 마음이 많이 울컥했습니다."



'피라미드 게임'이 크게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학교 폭력'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심각한 사태에 대해 관심을 촉구하고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급기야 '피라미드 게임' 같은 경우, 학교폭력 드라마의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교 가정통신문에까지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놀랐고 기분이 편치만은 않았어요. 작품이 학교폭력 소재를 갖고 학생들의 심리변화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고, 그 게임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함이었어요. 더 이상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피라미드 게임' 마지막 회는 그 누구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으로 피라미드 게임을 멈춘 2학년 5반 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인 방관을 선택했던 학생들이 스스로 게임을 끝내는 모습은 통쾌하면서도 진한 여운을 안겼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 새로운 빌런의 등장을 예고하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박소연 감독은 '피라미드 게임' 엔딩에 대해 "처음부터 이런 반응을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시즌2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은 아니다. 결말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건 주인공 수지(김지연)가 피라미드게임을 부숴버리지만 그럼에도 어느 곳에는 그런 것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걸 마지막에 등장하는 쌍둥이들을 통해 표현했다. 수지는 '정의'다. '안녕 난 성수지야'라는 게 마지막 대사인데, 처음 수지가 전학을 왔을 때도 그 말을 한다. 수미상관으로 그렇게 표현했다. 아무리 그런 것이 있다고 해도 '정의가 더 앞선다'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반기의 의미로 마지막 대사를 그렇게 마무리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에서야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다음 시즌은 사실 아예 생각은 못했어요. 그만큼 좋게 봐주시고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정말 감사해요. 지금은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커요. 아직 논의 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시즌2 할 거야 말 거야?'라고 했을 때 아직까지는 크게 와닿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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