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지 "'낮밤녀'=인연, 그리고 선물"[인터뷰]
- 입력 2024. 08.08. 16:56:52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가수 겸 배우 정은지가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통해 또 한 번 인생작을 갱신했다. 정은지는 선물처럼 다가온 이번 작품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만나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했다.
정은지
지난 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극본 박지하, 연출 이형민·최선민, 이하 '낮밤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십X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12.1%, 전국 11.7%를 기록하며 10%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앞서 배우들은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10%가 넘으면 댄스 챌린지를 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던 바 있다.
"10%를 넘을 듯 안 넘을 듯 추이가 오르락 내리락하더라.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 마지막에 11%라 더 놀랐다. 그날 마지막 방송을 단체관람하고 나오는데 다른 배우들이 시청률 추이를 보더니 10% 넘을 거 같다고 하더라. 챌린지하게 될 거라 생각 못 했다. 그때 배우들과 '우리 뭐하기로 했더라' 이야기가 오갔다. 과연 시청자들이 '미스터 츄'를 궁금해할까, 다른 거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이 된다.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이야기는 없다. 이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정은지는 낙방에도 굴하지 않는 생존력 갑 러블리 취업 준비생 본캐 이미진 역으로 호연을 펼쳤다. 특히 이정은과 함께 이미진을 2인 1역으로 연기하며 말투부터 표정, 제스처까지 완벽한 싱크로율로 독특한 판타지 설정에도 현실감을 더해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정은 언니의 연기 모니터를 엄청 많이 했다. 모니터를 본다는 게 불편할 수 있는데 그런 거 없이 다 물어보고 보라고 하셨다. 그때그때 이전 신의 감정이 어땠는지 보고 이어받아서 저녁에 해야 해서 모니터를 많이 했다. 감정신 같은 경우 언니 신을 찍으면서 대사할 때 뒤에서 보면서 하다가 체인지되는 상태로 들어갔다. 언니가 했던 팔, 얼굴 방향 이런 것들을 똑같이 들어가서 연기했다. 엄청 긴장되기도 했는데 체인지 되는 게 기분이 엄청 묘했다. 눈물 신에서는 언니가 어느 정도 눈물 흘리지는 지 보고 카메라 앞에 섰어야 했다. 그런 경험이 긴장감 있었다"
2인 1역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번 작품을 끌어가는 데 있어서 이정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정은 언니가 캐스팅된 상태에서 대본을 받아서 설렜다.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하면 되겠냐고 많이 묻고 배웠다. 정은 언니가 동료들이랑 화합을 엄청 잘한다. 내가 언니 정도 경험치가 있는 게 아니라 현장에 가면 내 것 하기가 바쁜데 언니는 주변 사람들을 너무 잘 챙겨줬다"
정은지가 연기한 이미진은 취업 준비생 설정이다. 정은지는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인물 설정이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경험과 조언을 토대로 캐릭터를 완벽 소화해 냈다.
"평소에 질문이 많은 편이라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같이 지내온 사람들이 신입이었다가 팀장이 되기도 하고, 누구는 직급이 올라가기도 한다. 또 그들이 회사를 나와서 무언가 준비하는 과정을 보고 이야기를 듣고 한다. 취준생이라고 했을 때 그런 감정들이 멀게 느껴지진 않았다. 현장에서도 미진이처럼 능력치가 좋은데 운이 나빠서 자꾸 붙지 못하거나 최종까지 가지만 결국 골인하지 못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간접 체험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극 중 임순과 미진이 함께 선보인 '미스터 츄'도 큰 화제를 모으며 명장면 중 하나로 꼽혔다. 정작 본인은 그 장면을 보면서 어색했지만, 에이핑크 멤버들도 많은 응원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이십 대 전부를 그 신을 준비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진 않았다. 아무래도 댄스 선생님에게 배운 '미스터 츄'랑 우리(에이핑크)가 추는 건 디테일이 다르다. 언니가 준비해 온 걸 현장에서 제가 따는 정도로 맞췄다. 언니가 준비를 너무 잘해오셨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그 신을 좋아해 주셨다. 그런데 춤을 추다보니까 에이핑크 때 제스처들이 나와서 '정은지야 이미진이야 뭐야'라며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방송 나올 때도 너무 어색하더라. 감독님한테 '미스터 츄' 말고 다른 거 하면 안 되냐고도 했었다. 에이핑크 멤버들한테 이 신을 가장 먼저 보내줬다. 멤버들이 너무 신기해하더라. 멤버들도 드라마를 워낙 좋아해 줬다"
경상도 출신 네이티브답게 혼을 쏙 빼놓는 사투리 생활 연기도 화제가 됐다. 극 중 최진혁을 보이스 피싱범으로 착각해 욕설을 퍼붓는 장면은 애드리브였다고 한다. ''애드리브가 많았다. 대본에는 그냥 몇 가닥의 욕과 삐 처리로 길게 적혀있는 부분을 실제로 만들어 갔었어야 했다. 생활 연기를 하다 보니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가 더 많이 생긴다"
'응답하라 1997' 속 '국민 개딸' 성시원, '술꾼 도시 여자들'의 걸크러쉬 강지구 등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으로 캐릭터를 빛낸 정은지. 낮밤녀'를 통해 또 하나의 흥행 작품을 추가했다.
"많은 인연을 이어준 작품이기도 하고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일적인 고민뿐만 아니라 일 외의 정은지로서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선물처럼 제의가 들어왔다. 정은 언니와 많이 합을 못 맞춰본 게 아쉽지만, 케미가 좋았다. 일 외적으로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선배님들이 많이 생겨서 엄청 든든하다"
그런 그가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는 무엇일까. "커뮤니티에서 글을 봤는데 조정석 선배님이랑 나랑 남매로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아빠는 성동일 선배님, 엄마는 라미란 선배님으로 웃긴 가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너무 재밌을 것 같다. 훌륭하신 작가님이 이런 작품을 쓰신다면 꼭 캐스팅 해주셨으면 좋겠다. 나중엔 형사, 군인 같은 전문직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
이처럼 배우로서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정은지는 본업인 가수로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본인 이름 앞에 '가수' '배우'라는 수식어가 계속해서 붙었으면 좋겠다는 정은지.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그는 올 하반기에도 쉬지 않고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엔 솔로로 공연을 다녀왔다. 알게 모르게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 이 일이 너무 재밌다. 오래 하는 게 버킷리스트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건강하게 오래 일하고 싶다. 배우, 가수라는 수식어가 계속 붙었으면 좋겠다. 요즘 작품이 진행되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아졌다. 작품을 할 수 있고 무대에 설 수 있는 게 감사하다. 미래가 보장된 직업이 아니다. 확실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보니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차기작은 검토 중이다. 안 쉬고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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