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시절’ 다현 “오래 전부터 배우가 꿈…첫 연기 점수 77점 주고파” [인터뷰]
- 입력 2025. 03.06. 14:59:49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국민 첫사랑’ 계보를 이어간다.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딛은 그룹 트와이스 다현이 ‘첫사랑 아이콘’ 열연을 펼친 것.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조영명)을 통해서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다현 인터뷰
대만 소설과 영화를 원작으로 한국판 버전으로 리메이크 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선아(다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진영)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 영화다. 다현은 반듯한 모범생이자 모두의 첫사랑 같은 존재인 선아 역을 맡아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했다.
“저의 첫 영화를 이렇게 스크린에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사실 개봉한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요.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에 가본 것도 처음이라 너무 의미가 있었어요. 행복했죠. 그리고 GV라는 게 있더라고요. 팬들과 만나면서 얘기하는 시간도 좋았어요. 감사하게도 부국제 때 라이징 스타상을 주셔서 그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너무 감사했고, (사랑을) 주신 만큼 저도 열심히 연기 하면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무대 인사를 통해 한 분 한 분 보는데 너무 소중한 것 같아요. 저에게 발걸음 해주시는 게 요즘 날씨도 춥고, 쉽지 않은 거 아는데 저희 영화를 보러와 주시는 게 너무 소중하죠.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 커요.”
다현은 2015년 트와이스 멤버로 데뷔했다.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그는 연기라는 영역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와 동시에 타이틀롤을 맡게 됐기에 부담감 또한 컸을 터.
“부담이 아예 없다고 할 수 없지만 고민이 많았어요. 첫 연기다 보니까 처음이라는 건 용기가 필요하고, 도전이 필요할 수 있고, 떨리고, 긴장되잖아요. 저에게도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처음 하는 것이다 보니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시작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죠. 이 기회가 너무 소중한 것을 알기에 제가 지금까지 드라마, 영화 속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대사를 통해 혹은 배우들의 표정을 보며 위로와 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얻은 것처럼 좋은 에너지와 위로를 주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아시아 및 중화권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거둔 원작을 한국에서 리메이크한다는 점,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 스타들이 주연을 맡아 첫사랑 케미를 보여준다는 점 등이다. 다현은 이 영화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을까.
“연기에 대한 꿈은 되게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데뷔하기 전, 초등학생 때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간 적 있어요. 그때 엄마가 ‘다현아, 우리 딸 언젠가 큰 스크린에서 볼 날이 올까?’라고 말씀해주셨죠. 잠시 잊고 있다가 영화를 준비하면서 갑자기 생각났어요. 엄마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기억나냐고 물으니 기억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우리 딸 스크린에서 볼 수 있네’ 하는데 조금 울컥하기도 했어요. 저의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기도 했죠. 가슴 한편에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JYP에 캐스팅되고, 연습생활을 하면서 가수의 꿈을 키우고, 단체 활동을 하다가 개인 활동이 풀린 지 얼마 안 됐어요. 회사에 계속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문을 두드리긴 했거든요. 너무 감사하게도 제안을 먼저 주셨어요. 그렇게 시작하게 됐죠.”
다현은 첫 연기 도전이었기에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감독과 만난 그는 선아의 전사부터 캐릭터가 느낄 감정까지 디테일하게 잡아갔다.
“아무래도 저희 영화가 진우의 시점에서 이루어지다 보니까 대본, 영화에서 선화는 어떤 집에서 살고,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현재 18살이지만 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기에 왜 이렇게 하는지에 대해 많이 궁금했어요. 감독님이 촬영 전, 선아에 대한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전사를 말씀해주셨어요. 선화의 엄마는 야채가게에서 일하시고, 아빠는 경찰관, 선아는 맏딸이에요.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는데 선아는 첫째 딸이지만 엄마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죠.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이야기들을 감독님과 많이 나누면서 캐릭터에 대한 구체화를 시켜갔어요.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선아를 만들어가는 게 즐거웠죠.”
풋풋한 학창시절을 그리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다현 역시 자신의 학창시절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선아와 닮은 모습이 있냐는 질문에 “닮은 모습이 많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선아는 수줍음이 많은 친구인데 저도 학교에서 발표할 때 손드는 것조차 큰 용기가 필요헀어요. 사람들 앞에서 손들고 발표하는 걸 떨려했던 친구죠. 그런데 장기자랑, 반장선거는 빠짐없이 나갔어요. 그런 건 또 하고 싶더라고요. 하하. 반장선거에 매번 나가서 반장, 부반장도 해봤어요. 선아가 반장으로 나오니까 ‘차렷, 경례’를 하잖아요. 그런 것들을 하며 옛날 생각이 났어요.”
첫사랑도 생각나지 않았냐는 질문에 다현은 급(?) ‘프로 아이돌’ 면모를 발휘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바쁘게 정신없이 살다 보니…. (웃음) 어렸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기도 했고요. 누군가 ‘어제 뭐 먹었어?’라고 물으면 기억이 안 나요. 일주일 전 이야기를 물어봐도 기억이 안 날 때가 있죠. 디테일한 기억은 안 나요. 감정만 희미하게 남아있을 뿐. 아무래도 저희 영화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까 감정들을 영화를 통해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현장에 가면 실제로 선생님, 교복을 입은 학생들, 소품이 다 있기에 실제 그때로 돌아간 것 같더라고요. 영화를 통해 이런 것들을 느끼니 현장에서 많이 행복했어요.”
다현의 첫 연기 도전은 기존 원작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시선이 뒤따랐다. 그러나 영화가 공개된 뒤, 다현의 연기에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풋풋한 감정 연기는 물론,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눈물 연기가 합격점을 받고 있는 것.
“눈물 연기가 처음이라 ‘잘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문 앞에서 선아가 얼마나 갈 곳이 없었으면 학교에 왔을까. 선아가 수능을 망쳤다고 가족에게 이야기를 못했을 것 같더라고요. 그러나 진우에게 처음으로 얘기하잖아요. 선아는 지금까지 공부만 해오던 학생이었는데. 예를 들어 3살 때부터 춤만 추던 아이가 중요한 무대에서 한순가의 실수로 무대를 완전히 망쳐 앞으로 춤을 못 춘다고 하면 세상이 깜깜하고, 막막할 거잖아요. 선아의 입장에선 공부만 해오던 학생인데 뭘 해야 하나, 이 세상이 막막하고, 깜깜하고,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선아가 너무 안타까웠죠. 얘기를 듣고, 상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아요.”
다현과 청춘 케미를 맞춘 상대는 진영이다. 진영은 첫사랑에 빠진 장난기 가득한 그 시절 남고딩 진우로 분했다.
“이 영화가 첫 작품인데 좋은 선배님을 만난 건 복이라고 생각해요. 배려도 깊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죠. 처음이다 보니 모르는 것도 다 설명해주시고, 현장에서 감독님이 무전기 같은 걸로 멀리서 디렉션을 주시면 저는 다음 대사랑 어떻게 연결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진영 선배님이 ‘이렇게 해봐’라고 하면서 오케이가 나고,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극중에서 친구로 나오는데 선배님이잖아요. ‘어떻게 편하게 다가가야하지?’ 개인적인 고민이 있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먼저 다가와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시니까 저뿐만 아니라, 친구로 나오는 신인 배우들도 촬영을 떠나 ‘찐친’ 느낌의 바이브로 연기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도 많이 친해졌어요. 그 역할을 진영 선배님이 중심을 잡아주셨죠.”
데뷔 10년 차, 아이돌 활동에 이어 연기자로 첫 도전을 마친 다현. 자신의 연기에 스스로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다현은 77점이라 답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숫자 ‘7’을 좋아해요. ‘7’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저에겐 커요. JYP 연습생 첫 출근이 7월 7일이었죠. 3년 후, 트와이스 팀이 확정된 날이 7월 7일이에요. 그리고 7월 7일 저녁 7시에 트와이스가 재계약 도장을 찍었죠. 멤버가 9명인데 항상 나이순으로 해요. 그런데 제가 7번째에요. 연기로 처음 시작, 한 발자국을 내딛은 거니까 시작이 반이라고 해서 77점 어떨까요. (웃음)”
다현은 ‘국민 첫사랑’ 수지를 뛰어넘는 새로운 첫사랑 여주인공으로 등극할 수 있을까. 관객들에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어떤 영화로 남길 바랄까.
“(‘국민 첫사랑’ 타이틀은) 감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하하. 모든 걸 떠나서 이 작품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선아라는 역할을 충실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영화가 첫사랑을 담고 있고, 친구들과의 우정, 꿈, 청춘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잖아요.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고, 그 시절이 있고.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데 ‘옛날에 이런 꿈이 있었지’라는 걸 떠올리며 힘이 되고, 따뜻한 영화가 됐으면 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사테이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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