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승부', 우여곡절 끝에 승부수…신의 한 수는[종합]
입력 2025. 03.19. 17:52:10

승부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논란의 유아인을 그대로 담아낸 '승부'가 우여곡절 끝에 승부수를 띄웠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김형주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작품은 바둑이 최고의 두뇌 스포츠로 추앙받던 90년대를 배경으로, 현시대의 김연아, 박지성, 손흥민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처럼 전 세계가 인정한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國手)를 실제 모델로 삼은 영화다.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인 만큼 캐스팅에 있어서는 그 어떤 배역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김형주 감독은 이병헌(조훈현 역), 유아인(이창호 역)을 주연 배우로 캐스팅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이병헌 선배님을 먼저 캐스팅했을 때도 그런 기분이었는데, (유아인을 캐스팅했을 때) 덤으로 하나 더 오는 것 같아서 기뻤었다. 물론 부담감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다만, '승부'는 넷플릭스 공개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의 상습 마약 투약 사건으로 인해 공개 시기가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다 촬영이 끝난 후 약 4년 만에 극장 개봉이 확정됐다.

김 감독은 "(유아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면 주연 배우로서 어떻게 보면 무책임할 수도 있고 실망스러운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배우이기 전에 사회 구성원으로 잘못을 범했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고 있지 않나. 제가 더 드릴 말씀은 없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영화에 나왔던 대사처럼 지옥같은 터널에 갇혀 있는 기분이었다. 내가 할 수 잇는 게 없었다. 막막했다. 그러다 '개봉'이라는 빛이 보였다. 이제는 숨통이 트인 기분이다. 감격스럽다. 저 못지 않게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개봉을 기다렸다. 그 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요즘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털어놨다.

'승부'는 전 국민이 수년간 지켜본 스승과 제자의 처절한 승패를 다룬 영화다. 영화화에 앞서, 영화와 실화 사이의 극적인 밸런스가 중요했다. 김 감독은 조훈현VS이창호의 바둑판에서의 승패 여부와 관계없이 끝까지 관객들의 승부심을 자극할 수 있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영화에 승부수를 뒀다고.

"'바둑을 모르고 봐도 이 영화를 보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가 큰 원칙이었다"라고 강조한 김 감독은 "두 대국을 차별화해서 가져갔다. 첫 대결인 같은 경우에는 감정 스퀀시라고 생각해서 느린 호흡으로 인물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또록 했다. 인물의 호흡도 느리게, 편집도 느리게 했다. 마지막 대국일 때는 두 사람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담고 싶어서 대국을 즐기는 것처럼 바둑을 둬달라고 부탁했었다. 축구나 야구 경기를 보듯이 즐길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승부'를 통해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극 중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을 연기한다.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승부'의 여러가지 자료와 다큐멘터리를 봤다. 이렇게까지 드라마틱한 일이 실화라는게 믿기지 않았다. 두 레전드가 이러한 사연이 있고, 이러한 과정을 지녔다는 게 너무 흥미로웠다"라고 작품에 끌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연기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바둑판 앞 신들이다. 무표정하고 정적인 가운데 그 안에서 폭발하는 감정도 있고 굉장히 절망하는 감정도 있다. 여러가지 극단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연기에 주안점을 둔 점에 대해 전했다.

유아인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캐스팅을 들었을 때 사실 기대감이 커졌었다. 설렜다. 정말 재밌게 촬영을 하겠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유아인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봤다. 궁금했다. 촬영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과묵한 후배였다. 많이 대화를 하지 않았다. 서로가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현장에서 서로 함께 리허설할 때나 대사를 할 때는 진지한 모습들을 보였다. 신 안에 빠져드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을 포함해 '승부'에는 연기의 한 수를 둘 고수들이 합류했다.

바둑판의 희로애락에 정통한 프로 기사이자 바둑 기자 천승필 역을 맡은 고창석은 "제가 맡은 천승필은 바둑을 사랑하고 바둑 프로 기사들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두 주인공이 기쁠 때 더 기뻐하고 슬플 때 더 슬프허나는 인물"이라고 맡은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요즘 영화계도 그렇고 다 어려운 시기 아니냐. '승부'가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 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재밌게 보시고 이 영화를 사랑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스승과 제자와 한집에서 동고동락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승부사들에게 가장 친밀한 동반자였던 조훈현의 아내 정미화 역의 문정희는 "정미화 역시 이창호가 집에 들어오고, 두 사람이 대결을 하면서 복잡한 마음을 갖게 된다. 고민이 많았다. 연기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 순간 순간 망설였던 것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탄탄한 연기력으로 흥행까지 견인해 온 아역 배우 김강훈이 영화 '엑시트', '변신'에 이어 '승부'에서는 어린 이창호 역할을 맡아, 조훈현 역의 이병헌과 상대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며 열연했다. 이와 함께 영화의 시나리오에 매료되어 선뜻 특별출연을 결심한 조우진은 조훈현과 희대의 라이벌인 남기철 프로 기사 역을 맡았다.

조우진은 "남기철 기사는 그림자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청자이자 화자이기도 하다. 조훈현, 이창호의 대결을 진정성 있게 목격하고 호흡을 담아내려고 했다. 화려한 사제 대결의 진정한 의미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어 "남기철이 조훈현, 이창호 두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조언 아닌 조언을 건네는 장면이 있다. 어떻게 해야 생각과 마음의 전환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감독님께도 여러가지 시도를 하겠다고 했다. 담백함을 담으려고 했다. 담백함이 정말 어렵구나 새삼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병헌은 "극장에서 보면 훨씬 좋을 것"이라며 "바둑을 두는 장면들에서 감정신들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 극단적인 감정들을 스크린으로 보시면 더 디테일하게 받아가지 않을까 싶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 감독은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연기 오마카세를 맛보기 위해서라도, 영화를 더 영화답게 만드는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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