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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방지법 시행에도 콘서트·영화·야구 여전한 암표…체감은 '글쎄'[Ce:포커스]
암표방지법 시행에도 콘서트·영화·야구 여전한 암표…체감은 '글쎄'[Ce:포커스]
입력 2026. 10.19. 06:00:00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암표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이른바 '암표방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신고 접수와 게시물 차단, 경찰 수사 의뢰 등 단속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기 콘서트부터 영화 아이맥스(IMAX) 상영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까지 고가 입장권 거래가 반복되면서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8월 28일 시행된 개정 국민체육진흥법과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입장권 부정 판매를 금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암표 신고와 포상금 제도도 마련됐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에도 콘서트 입장권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SNS 샤오홍슈에는 유명 K-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입장권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플랫폼뿐 아니라 해외 SNS까지 거래 경로가 넓어지면서 암표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이돌 팬인 30대 A씨는 "암표방지법이 시행됐는데도 여전히 암표 시장은 그대로"라며 "정당하게 표를 구매해서 오는 팬들이 많지만, 고가에 무대 앞자리를 암표로 구매해 오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A씨는 공식적인 입장권 양도 경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암표 거래가 사라지기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정가에 양도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은 암표 거래를 더욱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가로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비공식 거래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웃돈을 붙인 재판매를 차단하는 동시에 안전한 양도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도 암표 근절을 위해서는 개별 기획사의 대응을 넘어 플랫폼과 관계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암표 거래가 일부 줄어든 것 같지만, 여전히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티스트와 소속사 모두 암표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자체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개별 회사 차원에서 이를 근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법 시행 이후 암표 신고와 게시물 차단, 수사 의뢰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8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공연·스포츠 입장권 관련 암표 신고는 약 6만8000건 접수됐다. 하루 평균 약 2000건에 달한다.

중복 신고 등을 제외한 유효 신고 약 4만5000건 가운데 3만건은 관련 플랫폼과 협력해 게시물 노출을 제한했다. 문체부는 고가·대량 판매 정황이 포착된 170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15명은 티켓베이에 올라온 게시물을 근거로 신고된 사례였다. 다만 수사 의뢰가 곧 혐의 확정이나 처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암표 근절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암표 방지 대책 추진 성과를 보고받고 "암표(거래), 이런 게 쌓이면 적폐"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15일 SNS에서는 부정 판매자에 대한 과징금과 신고·포상금 제도 등을 언급하며 "암표 거래, 이제는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했다. 단속을 피해 가는 새로운 수법까지 살펴 대책을 신속히 보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높은 신고 건수와 게시물 차단 실적만으로 암표 거래가 실질적으로 줄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영화 입장권처럼 현행 법률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분야가 있는 데다, 법 적용 대상에서도 거래 방식을 바꿔 규제를 피하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에서는 아이맥스 입장권을 둘러싼 암표 거래가 대표적이다. 1,2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오디세이'가 막바지 상영에 접어들었지만, 아이맥스 입장권을 구하기 위한 예매 경쟁은 이어졌다.

지난 10월 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정가의 5배에 달하는 10만원에 아이맥스 입장권을 판매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한 판매자가 지난 8월부터 게시한 관련 좌석은 약 400장으로 파악됐으며, 판매 금액을 모두 합산하면 약 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판매자는 가격에 대해 수요에 따라 책정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또 다른 판매자가 온라인에 암표 거래로 50일 동안 1400만원을 벌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영화 입장권이 지난 8월 시행된 개정 국민체육진흥법과 공연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이에 문체부는 영화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콘서트와 스포츠 입장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지만, 영화 분야에서는 별도의 법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극장 측도 자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 CGV는 지난 8월 27일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의 예매 수요가 급증하자 예매 가능 매수를 한시적으로 1일·1회 최대 4매로 제한했다.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한 예매와 영리 목적의 티켓 재판매 행위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예매 수량 제한과 자체 모니터링만으로 개인 간 거래를 통한 암표 판매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처럼 입장권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정가를 크게 웃도는 판매 게시물이 등장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단속 효과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국내 한 티켓 중개 플랫폼에는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6 신한SOL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KIA 타이거즈-LG 트윈스) 티켓 판매 글이 270개 넘게 올라왔다. 정가 3만 5000원인 1루 EV석은 장당 9만 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공식 가격이 1인당 9만 5000원인 중앙 테이블석 2인석을 240만원에 내놓은 게시글도 확인됐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정가 12만원인 테이블석을 200만원에, 8만원인 블루석을 33만~35만원에 판매하려는 게시글이 등장했다.

야구팬인 20대 B씨는 "가을 야구가 되면 암표가 더 기승을 부린다"며 "야구장 주변에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신고만으로 제대로 처벌받는지도 의문이다. 아직까지 암표가 줄어들었다는 체감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4일부터 문체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리는 주요 야구장 주변에서 집중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매표소와 지하철역 출구, 관람객 이동 구간 등에 사복 경찰과 합동순찰팀을 배치해 암표 판매와 호객행위 등을 살피는 방식이다.

그러나 현장 단속과 온라인 거래 차단을 병행하더라도 우회 거래까지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잠실야구장 포스트시즌 입장권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예매되며, 모바일 입장권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능도 거래에 활용될 수 있다. 일부 판매자는 게시물에 가격을 1원으로 표시한 뒤 개별 문의를 통해 실제 금액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서도 이 같은 우회 거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입장권에 다른 상품을 끼워 파는 사례를 공개했다. 정가가 7만2000원 수준인 야구 입장권과 선수 포토카드를 총 21만원에 판매하는 게시물이 대표적이다. 공연계에서도 정가 16만5000원인 콘서트 입장권이 620만원에 판매되는 사례가 거론됐다.

정 의원은 입장권에는 정가를 붙이고 다른 물품에 웃돈을 얹어 파는 이른바 '끼워팔기' 방식으로 규제를 피하려는 거래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꼼수 거래를 포함해 170명을 추가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해외 플랫폼 사례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암표방지법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신고 접수와 게시물 차단 실적을 넘어 실제 거래 감소 여부와 수사 이후 처분 결과까지 확인해야 한다. 규제를 우회하는 거래 수법과 해외 플랫폼을 통한 판매에 대응하는 한편, 소비자가 정가로 입장권을 양도할 수 있는 공식적인 거래 경로를 마련하는 것도 남은 과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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