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패션 우수성 알리는데 주력할 것”[인터뷰]
입력 2013. 01.07. 16:00:35
[매경닷컴 MK패션 장유미 기자] 1969년, 변변한 무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모델로 활약하던 7명의 남성 프로모델들이 의기투합해 국내 최초로 ‘로얄모델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 당시 활동하던 대부분의 멤버들은 모델계를 떠났지만 도신우 회장은 40년 넘게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오며 국내 패션모델계의 산증인이 되고 있다. 2011년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주문양복연맹 총회’ 패션쇼에 모델로 등장, 전성기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패션쇼 기획, 모델 아카데미 및 에이전시로 유명한 모델센터를 경영 중이며 아카데미를 통해 매년 80명 이상의 모델을 배출하고 있다.
▶배우에서 국내 패션모델 1세대로
도신우 회장은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연극 활동을 했던 그는 옷을 좋아해서 하루에도 옷을 몇 차례 갈아입기 일쑤였다. 일본 남성 잡지 ‘단센’을 보며 포즈나 스타일링을 연구했고 맥주로 머리를 염색하거나 노랑, 빨강 셔츠를 즐겨 입던 멋쟁이였다. 그러던 그에게 우연히 모델 제의가 들어왔고 맞춤복을 준다는 얘기에 모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국내 남성 패션모델 1세대인 그는 “당시 대기업 월급이 1만2000원~1만5000원 했어요. 그런데 맞춤복 가격이 그 정도 수준이어서 왠만한 사람들이 입기는 힘들었어요. 모델로 무대에 서면 옷을 몇 벌 준다고 하기에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처음 모델로 활동할 때는 국내에 패션쇼가 성행하지 않은 시기였다. 국내는 1956년 반도호텔에서 첫 패션쇼가 시작된 후에도 무대 연출이나 모델 스타일링 등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대한 발전이 없어 모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한 번은 건설회관 강당에서 패션쇼를 할 때 나무책상 사이를 합판으로 덧대고 옥양목을 씌워 무대로 사용했었어요. 워킹을 하고 턴을 하는데 합판이 무너지면서 넘어져 아찔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CEO로 제 2의 인생을 열다
80년대까지 국내 대표 남성 모델로 활발한 활동을 하던 도신우 회장은 한국모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국내 모델계의 어려움과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1984년 모델센터 인터내셔널 회사를 설립, 지금까지 업계의 많은 발전을 이끌어왔다.
그는 “초창기 때는 사원들과 함께 패션쇼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갔어요. 필요한 것은 비디오로 녹화하기도 했고 수많은 자료들을 취합해 국내에 좋은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많은 모델 지망생들이 그의 아카데미를 통해 교육을 받게 되었고 유명 모델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됐다. 그 중 도신우 회장은 90년대 톱모델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모델 박영선을 으뜸으로 꼽았다.
그는 “모델 박영선은 모델로서 갖춰야 할 감성, 신체적 조건 등 선천적인 자질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이었어요. 앞으로도 그 정도 수준의 모델이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모델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합니다”라고 전했다.
또 “현재 모델 박영선은 미국에서 결혼해 평범한 주부로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모델로 더 이상 활동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습니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도신우 회장은 고인이 된 디자이너 앙드레 김과 각별한 우정을 나눈 것으로도 유명하다. 28년 지기였던 그들은 1982년 한 자선행사의 초청 디자이너와 연출가로 만나 긴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앙드레 김 선생님은 배울 점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인생을 참 열심히 사셨어요. 평소 흰색, 꿈, 눈을 좋아하는 순수한 소년 같았지만 일을 할 때는 카리스마가 넘치고 완벽함을 추구하셨죠”라고 밝히며 고인을 회상했다. 또 “의리가 있으시고 남을 도와주는 일에도 적극 앞장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셨어요. 자선 바자회 및 패션쇼를 열어 수익금을 아프리카에 기부하고 유니세프 친선대사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셨습니다. 정말 모범적으로 사셨어요”라고 덧붙였다.
▶아이 쇼핑으로 건강·센스 충족
여행과 음악을 좋아하는 도신우 회장은 세계 각지 명소를 돌아다니며 일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인도, 태국 등 각국의 문화를 접하고 그 지역의 음반을 구매해 패션쇼 연출 시 적용하기도 했다. 또 골프, 등산, 걷기로 꾸준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는 그는 사무실 근처 백화점과 쇼핑몰을 둘러보며 충동구매와 운동을 겸하고 있다.
도신우 회장은 “젊을 때는 ‘지아니 베르사체’나 ‘돌체 앤 가바나’ 등의 브랜드들을 선호했어요. 특이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색상을 가진 옷들을 자주 입었었죠. 그런데 요즘에는 캐주얼 정장 스타일로 차분하게 바뀌었어요. 보수적이고 답답할 수 있지만 클래식한 옷들이 점점 좋아지더라구요. 김치도 묵은 김치가 맛있고 친구도 오랜 친구가 좋듯, 옷도 오래 입을 수 있는 것을 사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패션과 대중 사이의 창구역할 기대”
도신우 회장은 현재 아시아 슈퍼모델 컨테스트, 아시아 모델 어워즈 등을 공동 주관하며 해외에서 국내 패션모델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특히 후진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그는 향후 국제적으로 한류 패션을 소개 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지금 케이팝 열풍을 따라 해외에서 국내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이 흐름에 편승해 국내 패션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감각을 더한 패션 디자이너들을 계속 찾고 국내 우수 모델들을 통해 선보일 수 있는 일들을 앞으로 더 많이 하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패션 모델계의 한 축이 되고 있는 그는 패션 전문 미디어로 발돋움한 매경닷컴 MK패션에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많은 매체들이 있지만 MK패션이 패션 매체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패션, 뷰티, 모델 등 관련 분야를 모두 아울러서 대중들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창구역할을 해나가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MK패션 장유미 기자 fnews@mkinternet.com/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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