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②] 떡잎부터 달랐던 강수연, 카리스마 물씬…차세대 여배우들, 선배님 존경합니다.
- 입력 2013. 01.16. 09:45:38
[매경닷컴 MK패션] 오프숄더로 연출한 앙고라 니트, 블랙레깅스, 앵클부츠, 부스스한 헤어스타일. 요즘 옷 좀 입는다는 여자들이 패션 잡지에서 한 번씩은 본 아이템들일 것이다. 누가 이 사진을 30년 전 사진이라고 하겠는가? 눈 화장은 짙게, 입술은 옅게 연출한 스모키 메이크업하며 최근 유행하는 메탈릭한 느낌의 네일 컬러까지, 30년 전의 강수연은 지금 신사동 가로수 길을 활보해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전체적으로 블랙 컬러가 지배적인 스타일에 심플한 골드 액세서리를 매치해 다소 어두워 보이기만 할 수 있는 패션에 힘을 더했다. 당시의 톱 여배우다운 당당한 포즈와 표정은 그가 진정한 패셔니스타임을 증명해준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강수연은 네 살 때 데뷔를 했으니 걸음마와 동시에 연기를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별 3형제’(1977)에 출연했을 때부터, 그 후 ‘비둘기의 합창’(1978), ‘슬픔은 이제 그만’(1978), ‘어딘가에 엄마가’(1978),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1978) 등의 작품들이 강수연의 유년기를 말해준다. 특히 ‘똘똘이의 모험’(1971)에 ‘이쁜이’로 출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깨소금과 옥떨메’(1982), TV 드라마 ‘풍운’(1982)에 이어 영화 ‘한반도’(2006)에서 여배우들의 로망인 명성황후 역을 두 번이나 맡기도 했다.
20대 때에는 ‘씨받이’(1987), 같은 해에 하이틴 영화인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1987)에서 순나 역을, 김동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감자’(1987)에서 비극적인 운명의 여인 복녀, ‘연산군’(1987)에서는 그의 연기에 있어 터닝 포인트였던 장녹수를 연기하기도 했다. 그 밖에 ‘베를린 리포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처녀들의 저녁 식사’(1998), ‘송어’(1999), ‘한반도’(2006), ‘검은 땅의 소녀와’(2007), ‘주리’(2012)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화가 그의 필모그래피를 장식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수려한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력까지 인정받은 그가 받았던 상들 또한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제24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1987), 제25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 (1989), 제28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1990), 제1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1992), 제31회 대종상영화제 인기상(1993), 제33회 대종상영화제 인기상(1995), 제3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최우수 연기상(2000) 등 참여하는 작품마다 국내 영화제 상을 휩쓸었다.
또한 강수연은 한국 영화 산업 환경이 열악했던 당시에 해외 영화제 상을 수상한 극소수 배우 중 한명이었다. 제16회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1989), 낭트영화제 여우주연상(1988),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1987) 등 일찍이 해외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진정한 월드스타의 원조라 할 수 있다. 또한 1987년에는 문화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최근에도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며 SNS에 자신의 소탈한 모습을 올리기도 하는 그는 여배우로서 최고의 필모그래피를 장식했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평생배우를 꿈꾼다.
강수연의 트레이드마크인 동그랗고 빛나는 눈, 작고 야무진 입술, 검은 생머리, 올 해 마흔 여덟인 된 그에게 여전히 유효한 것들이다. 요즘은 여배우라는 말이 흔해졌지만, 어느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는 연기에 대한 열정과 당당한 에티튜드, 외면과 내면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그야 말로 진정한 톱 여배우가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fnews@mkinternet.com / 사진=사진작가 김상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