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yle Icon Hot 100] Let`s 싸이 Style!
- 입력 2013. 01.22. 10:51:15
-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기자는 기억 한다. 2001년 KBS '뮤직뱅크'창원 공개 방송, 그의 역사적인 데뷔 순간을.
하필이면 창원까지나 와서 신고식을 가진, 인물도 몸매도 없는 이 신인이 처음에는 '창원 시장 아들'이나 되는 줄 알았다. 그러고 12년이 흘러 그는 ‘월드스타’가 되었지만 기자에겐 그날의 충격적인 모습이 여전히 오버랩 된다. 피식. ‘지구촌 강남오빠’ 싸이의 패션을 들여다 보자.▲흔들리는 살들, 그리고 민소매 ‘새’
그는 완전히 새가 됐다. 앙증맞은 두 다리를 서로 교차시키며 허리를 숙이더니 별안간 통통한 두 팔을 꺾어 날개를 만들었다. 하얀 팔뚝 살이 쉴 새 없이 출렁거렸다. 노래가사도, 사람도 노래도 정말 ‘기괴’했다. 짧은 상고머리, 퉁실퉁실한 뱃살과 짧은 목에 걸린 굵은 체인 목걸이, 거칠게 커팅 된 민소매 의상을 입은 그는 흡사 주먹 꽤나 쓰는 사내처럼 보였다. 귀여운 구석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 볼 수 없는 그가 춤을 추기 시작하자, 사람은 자지러졌다. ‘엽기’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시절, 제대로 된 ‘엽기가수’가 등장 한 것이다.
▲시스루 보이, '챔피언'
‘국민 응원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청춘에게 ‘너는 챔피언’이라 울부짖는 그의 진심이 통했다. 평범하다 못해 볼품 없는 그런 사내가 ‘너도 나도 챔피언’이라 다독여 주는, 이런 어이없는 당당함이 대중의 마음을 흔들었다.
시스루, 세무, 아크릴, 비닐 등 가리지 않고 그의 의상이 되었다. 노래처럼 강렬한 컬러가 주를 이뤘고 투쟁의 의미처럼 머리에 띠를 둘렀다. 하지만 이때도 민소매와 타이트한 상의로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결코 자신의 몸매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처럼.
▲컬러풀한 블레이저+윙팁슈즈, ‘강남스타일’
그야말로 대박 떴다. 지구가 우주에서 유일한 ‘생명체 별’이라면 우주의 거의 모든 생명체가 그를 알고 있는 것이다.
강남스타일이 이렇게 대박 난 것에는 노래만큼이나 ‘독특한 비주얼’이 톡톡히 한 몫을 했다.
클래식한 수트를 입고 ‘마카레나’ 이후 역사에 길이 남을, 웃긴 춤을 추는 모습이 지구의 생명체를 무장해제 시켰다.
사실 그의 강남스타일, ‘강스’ 패션은 아내 유혜연 씨의 작품이다. 노래를 받아들고서 며칠을 고심하던 그가 이 스타일을 고안해 냈다고. 월드스타 싸이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준 바로 그 의상.
지난해 할로윈데이 최고의 코스튬으로 손꼽히며 세계를 사로잡은 이 ‘싸이 패션’의 키포인트는 ‘클래식한 블레이저 재킷’과 ‘살’이다.
핏이 좋은 테일러드 블레이저 재킷에 복사뼈까지 떨어지는 팬츠, 보우 타이, 윙팁 슈즈가 기본. 재킷에 옐로우 그린, 레드, 블루 등 밝은 컬러를 입혀 개성을 표현했지만, 클래식한 화이트 드레스 셔츠와 재킷의 블랙 트리밍으로 촌스럽지 않은 패션을 완성했다.
때에 따라 하렘팬츠에 테일러드 재킷, 보우타이, 태슬슈즈를 매치해 ‘싸이’만의 무대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그는 근육이라고는 1%로 없어 보이는 삼두근을 과감히 노출시키고 통통한 목살과 뱃살을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또 싸이는 직접 헤어 스타일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한 방송을 통해 공개된 헤어스타일링 비법은 사선으로 머리카락을 분리한 뒤 왁스로 고정하는 것 뿐. 그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과 헤어스타일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월드스타의 사복패션은 어떨까. 그는 평소 다양한 모양의 선글라스를 즐겨 착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김구선생을 연상시키는 ‘개화기st’ 동그란 선글라스 혹은 끝이 뾰족하게 올라간 아르누보 풍의 선글라스로 그만의 독특함을 표현했다.
또 귀여운 라운드 티셔츠와 캐릭터 셔츠로 개성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기본은 클래식. 블랙 수트 팬츠에 캐릭터 의상을 믹스 매치한 공항패션은 트렌디 해보이기까지 하다.
12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의 연예계 생활이었다. 어른들은 말한다, 세상은 오래살고 볼 일이라고. 이제 싸이는 헬기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고, 뉴욕한복판을 마비시키는 인기를 구가하게 됐다. 통통한 몸매, 잘생긴 구석 없는 이 얼굴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이제 누가 그에게 ‘엽기’라 말하겠는가.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fnews@mkinternet.com/사진=MBC음악캠프 유투브 동영상 캡쳐, YG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싸이 트위터, 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