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만큼은 ‘캔디’보다 ‘나쁜 여자’
- 입력 2013. 01.28. 11:54:32
- [매경닷컴 MK패션 김서나 기자]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가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27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원조 국민여동생 문근영에게는 미안하게도 극중에서 그에게 스트레스를 안겼던 서연주 역할의 소이현이 멋진 스타일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았다. 물론 주인공 ‘캔디’의 해피엔딩을 응원은 하지만 눈길은 ‘나쁜 여자’에게 가는 현실.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연출 조수원 신승우, 극본 김지운 김진희)에서 서연주는 상류사회 진입을 위해 친구까지 이용하는 캐릭터로, 성실하게 살아온 한세경의 성공욕구에 불을 지른다.
결국 ‘GN의류’의 사모님이 되어 소원했던 ‘청담동 입성’을 이룬 그는 보란 듯이 하이패션을 누린다. 코트를 어깨에 걸친 다소 거만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 서연주는 얇고 섬세한 실크, 레이스 소재의 블라우스나 원피스를 안에 받쳐입어 여성성을 극도로 강조하고 ‘청담동 며느리’들의 평균 이상으로 블링블링 주얼리를 매치해 화려함을 과시한다.
때때로 모피와 데님, 비비드 아이템들을 믹스 앤 매치시켜 변화를 주기도 한 그는 진한 핑크색으로 입술에 포인트를 준 메이크업과 소프트 웨이브의 단발머리로 럭셔리 페미닌 룩을 완성시키면서 여성 시청자들의 질투 어린 부러움을 샀다.
악녀로서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의 원조는 ‘미스터Q’의 황실장, 송윤아가 아닐까. 물론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김희선이었고 늘 그랬듯 드라마 속 의상을 유행시키며 큰 인기를 끈 그는 결국 최연소 S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김희선이 연기한 ‘캔디’ 한해원을 방해한 죄로 욕만 먹었어야 했던 송윤아도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허영만 원작의 1998년 SBS 드라마 ‘미스터Q’(연출 장기홍, 극본 이희명)는 란제리 회사 ‘라라패션’에서 개발부로 밀려난 낙오자들이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다는 스토리로, 송윤아는 회사의 실세 황전무의 외동딸이자 디자인 실장인 황주리 역할을 맡아 차가운 미모와 성숙한 몸매, 세련된 오피스 룩으로 시선을 모았고, 빈틈 없어 보이는 단발머리로 도도한 이미지를 더했다. 또한 이강토(김민종 분)에게 점점 마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력도 호평을 얻었다.
틀에 박힌 악녀 캐릭터는 아니지만 김삼순을 짜증나게 했던 유희진이 있다. 2005년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연출 김윤철 극본 김도우)에서 정려원은 ‘캔디’ 김삼순과 현진헌(현빈 분)의 사이를 방해하는 인물 유희진 역을 맡아 삼순 캐릭터에 공감하던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샀다. 하지만 첫사랑 현진헌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이유로 공감을 얻고 로맨틱 에스닉 룩으로 관심을 끌면서 지금의 패셔니스타 자리에 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암을 극복하고 돌아온 캐릭터인 만큼 가냘픈 몸매의 연약한 캐릭터로 등장한 그는 몸에 꼭 붙지 않는 루즈한 실루엣의 캐미솔과 튜닉, 카디건 아이템들을 중심으로 스타일을 연출했고, 방송되던 여름 시즌과 어울리게 캐주얼한 롤업 팬츠, 이국적인 액세서리로 바캉스 룩을 선보이기도 했다.
나쁜 역할로 인기를 끌긴 쉽지 않다. 대부분 충분히 독하지 않거나, 아니면 너무 독하기만 하거나 둘 중 하나. ‘미스터Q’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었던 김희선 주연의 1999년 SBS 드라마 ‘토마토’에서 김지영은 송윤아의 포스를 넘지 못했고,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의 채정안은 ‘내 이름은 김삼순’의 정려원과 비교됐었으나 꽃미남 조연들의 인기를 이기지 못했다. 2011년 MBC ‘반짝반짝 빛나는’의 이유리는 뛰어난 연기력만 인정받았다.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보는 재미도 더해줄 매력적인 악녀로 또 누가 등장할까.
[매경닷컴 MK패션 김서나 기자 fnews@mkinternet.com/사진= SBS,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