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징 스타 이이경, 패션을 말하다 [인터뷰]
- 입력 2013. 02.11. 10:42:16
-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도시의 소음 위에 오토바이 소리 하나가 겹쳐진다. 채팅으로 알게 된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러 나온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 선명한 오렌지색 점퍼, 헬멧에 아무렇게나 눌려버린 짧은 머리, 터틀넥 니트에 반쯤 가려져 버린 작은 얼굴, 번뜩이는 차가운 눈매. 그는 어둠속에서 외로운 등대처럼 빛나고 있었다.영화 ‘백야’의 소식이 들려올 때 마다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된 그의 소식이 궁금했다. 비가 오던 어느 날. 그 남자가 눈앞에 앉아 있었다.
영화 속에서는 상당한 근육질로 비춰졌었는데 실제로는 슬림하고 다부진 몸매다. 버건디 코트에 스카프를 매치한 도회적인 패션이 최근 종영한 ‘학교 2013’속 철부지 이이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말부터 드라마 촬영을 했으니 거의 3개월 동안 교복을 입고 지냈다. 심지어 영화 홍보자리에도 교복을 입고 참석하기도 했었다. 게다가 새로 합류하는 드라마 에서도 교복을 입게 됐으니, 이 ‘라이징 스타’의 패션 감각을 볼 기회가 도통 없었다.
대뜸 ‘옷에 관심은 많나’하고 물었다. 당황한 기색도 없이 그는 자신의 패션을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핸드폰을 열어 사진을 보여준다. 영화 홍보 프로모션, 셀카, 학교 출연진과 찍은 사진들 속 이이경은 주로 무채색 옷을 입고 있었다.
“점퍼보다는 코트를 자주 입어요. 레이어드도 즐기는 편인데, 딱 붙는 티셔츠에 볼륨 있는 카디건이나 베스트를 덧입습니다. 넥타이나, 목걸이로 포인트를 줄 때는 멋을 많이 낸 날 이지요.”
라이더 가죽재킷, 헴라인이 일정하지 않은 카디건, 데님 셔츠. 이십대 초반 남자의 취향치고는 많이 세련됐다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이이경에게 패션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라고.
“옷을 입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무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 같아요.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볼지언정 자신이 좋아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장 쉽게 생활에 반영하는 거죠” 옷에 대해 풀어내는 생각이 마치 인생을 대하듯 진지하고 다부지다. 시크한 패션을 즐기는 그이지만 배우 류승범 처럼 독특하고 개성 있는 패션도 시도해 보고 싶단다. “히피처럼 수염을 길러보고 싶기도 하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옷도 저만의 느낌으로 소화해 보고 싶어요. 아직은 용기가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지만요.”
이이경은 종이에 꾹꾹 눌러 글을 쓰듯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놨다. 조용하고 담담하게. 첫 드라마의 조연출연만으로 이 같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도 이 신인 연기자는 들뜬 기색이 없다. 게다가 그의 영화 ‘백야(감독 이송희일 제작 시네마 달)’는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특히 퀴어영화 최고상인 ‘테디 어워드(TEDDY AWARD)’에 도전하는 겹경사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영화 ’백야‘촬영으로 인생의 큰 산을 넘었다’고 표현했었다. 노련한 뱃사공은 험한 파도가 만든다고 했던가. 자신이 선택한 험준한 파도를 넘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2013년, 이이경이 기대된다.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fnews@mkinternet.com/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