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모르는 이여, 제발 그 입 다물라
입력 2013. 02.14. 10:22:28
[매경닷컴 MK패션 배태랑 기자] “왜 입지도 못하는 옷을 보여주는 패션쇼를 하는 거지?”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션쇼의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는 실용성이 결합되어야 ‘옷’이라며 이들의 패션쇼를 무가치한 행위에 지나지 않다고 비난한다. 패션쇼를 보면 현실에서 소화할 수 없는, 그야말로 '패션을 위한 패션'이 각축을 벌이는 현장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 생각대로라면 추상화는 그림도 아닌 게 된다.

일반적인 패션쇼는 보통, 앞으로 다가올 시즌을 미리 예측해 유행할 옷들을 선보인다. 여기서 예측을 누가, 어떻게 하냐고 물을 수 있다.
답을 말하기에 앞서 현디자인 연구소의 고학수 연구원은 가장 명쾌한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패션쇼에서 선보이는 옷들은 종종 모터쇼에서 보여주는 콘셉트 카와 같다는 것이다. 그것처럼 지금 당장 생산되기 위한 것이기 보다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미래에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론에 언급한 ‘예측’은 ‘제안’의 의미와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패션쇼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모델들이 새로운 양식이나 최신 유행의 여러 가지 옷을 입고 나와 관객에게 선보이는 일’이라 풀이해 놓았다. 수익창출이 목표인 기업의 경우라면 당장 판매될 수 있는 옷을 선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팔릴 수 있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그들은 결코 알 수 없다.

만약, 패션쇼가 없는 상태에서 2013년을 맞이했다고 가정해보면 이해는 더욱 빨라진다. 아마도 패션업계는 시급해지고 소비자 또한 곤경에 처하게 된다는 것은 눈치로도 알 수 있지만, 정작 아무런 길잡이가 없다면 패션업계에서 어떤 종류의 패션을 선보일지, 소비자들은 무리수에 가까운 선택 사항에 놓이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위험과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패션쇼를 여는 것이며, 그 새로 불어온 유행은 바로 자신의 브랜드 철학과 미래상을 제시하기 위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패션쇼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참으로 흥미로운 건, 분명 실험성에 강조점을 두어 마련한 패션쇼이지만 우리는 패션쇼 혹은 관련 매체를 통해 알게 모르게 그들이 선보인 패션 유행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실제로 패션쇼에서 예견했던 것들이 대중 속으로 스며들은 결과로 이해된다.

패션쇼에서 종종 함께 매치한 주얼리를 주의 깊게 관찰해보면 ‘오버 사이즈 주얼리’가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현재가 아닌 먼 미래까지도 제안하는 주얼리 디자인을 선보이는 자리이기에 새로운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더욱 환상적으로 연출되는 것이다.
패션쇼를 통해 디자이너는 새로운 패션 흐름을 알리고, 그 시즌의 유행 등을 전망하며, 하나의 패션쇼를 끝내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결과물들은 ‘제품’이 아닌 ‘작품’으로 불리운다.
대략이나마 알고 관찰할 때와 전혀 모르고 관찰할 때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그저 ‘근사한 노출거리’, ‘옷자랑 무대’로만 알았다면 패션쇼의 매력을 미처 절반도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을 게 분명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패션쇼만큼 잘 들어맞는 경우도 드물겠다.
[매경닷컴 MK패션 배태랑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신세계 인터내셔날, 로에베, HKTD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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