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빈의 이유있는 ‘노출패션’, 선정성 잣대로 왜곡된 미(美)
입력 2013. 02.14. 14:31:41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인턴기자]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를 떠올려보자. 옷감이 부족했나 싶을 정도로 가슴을 아슬하게 가리는 짧은 저고리에 여러 벌의 속옷을 껴입어 한껏 부풀린 치마는 당대 여성들의 욕망이 투영된 패션이었다. 이 여인의 옷차림을 요즘 유행하는 패션에 빗대면 ‘상의실종 룩’ 정도 될까. 예나 지금이나 패션을 통해 ‘미(美)’를 뽐내고 싶은 여성들의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상의실종 룩이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연예인 강예빈(30)은 케이블채널 슈퍼액션의 ‘UFC 인사이드’에서 글래머러스한 가슴을 드러낸 의상으로 시선을 끈 결과 한국인 최초 ‘옥타곤 걸’이 되었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마르카는 ‘동양에서 온 새로운 링의 여신’이라며 그의 사진을 크게 보도했는데, 이 기사는 마르카 포토뉴스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루아침에 링의 여신이 된 그는 어땠을까. 한 인터뷰에서 그는 “링 위에 섰을 때 나를 보고 환호하는 소리가 들리자 즐기게 됐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순식간에 대세가 된 강예빈은 공중파 입성에도 성공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섹시미를 뽐낸 것. 긴 생머리로 청순함을 과시하면서도 퍼플 컬러의 몸에 딱 붙는 원피스를 입고 글래머러스한 S라인을 과시했다. 특히 기타연주를 하며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부르는 등 의외의 모습도 보였다. 그동안 그녀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희석되는 순간이었다.

13일 저녁에 열린 '가온차트 K-POP 어워드'에서도 대중들은 ‘레드카펫에 누가 왔느냐’보다 ‘누가 핫한 드레스를 입었냐’에 더 주목했다. 소위 ‘벗을수록’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했기 때문. 하지만 대중은 노출 자체를 ‘아름다움’으로 보지 않는다. 자신의 매력적인 부위를 과감히 드러낸 연예인에게 ‘저렴하다’, ‘3류’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깎아내린다. 또한 과감한 노출 패션이 청소년에게 선정적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그들의 노출 역시 ‘미(美)’의 시각으로 볼 순 없을까. 아름다움을 향한 욕구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다.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처럼 나체로 그려진 수많은 명화들은 노출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보며 이른바 ‘19금’은 더더욱 아니다.
한편 남자 배우는 노출패션으로 “보기 좋다”는 평을 얻기가 수월하다. SBS 월화드라마 ‘야왕’에서 호스트로 일하는 권상우는 거침없이 상체를 드러내 각종 기사에서 그를 ‘등근육 신’의 줄임말인 ‘등신’으로 지칭하며 화제를 모았다. 남성 아이돌그룹 2PM 역시 탄탄한 몸매를 앞세워 ‘짐승돌’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인지도를 올렸다. 이처럼 대중은 여자 연예인의 노출 패션은 몸을 상품화한다며 민감하지만, 남자 연예인이 몸매를 과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하다.
‘미인도’ 속 조선시대 여인의 패션 스타일은 아름다움으로 느끼면서, 동시대에 살고 있는 미모의 연예인의 노출 룩에는 선정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까. 미인도가 그려진 지 수천 년이 흘렀지만 대중들의 패션에 대한 잣대는 여전히 조선시대에 머물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인턴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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