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쇼핑가고 싶은 그녀’ 김정민① [인터뷰]
입력 2013. 02.22. 09:51:16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또 한 시간이 흘러버렸다.
김정민과 인터뷰를 할 때면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지난다. 시선을 멀리하며 생각에 잠기다가도, ‘패션은 공감’이라 말해놓고 ‘언니는 그렇지 않아요?’라 기자에게 묻는다. 엄마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눈에서 투명한 윤기가 맴돌기도 했다.
보름 만에 만난 그는 지난번보다 화사한 모습이다. 풍성한 튤스커트에 머리를 올려 묶은 모습이 발레리나를 연상케도 한다. “홈쇼핑 방송이 있었어요. 제가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이랑 매치해서 보여주는 것이 소비자들에게도 좋을 것 같아서 오늘 좀 신경 썼어요.”
올해로 데뷔 10년차, 대중에게 늘 제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직업으로 살면서 고가의 옷을 입어볼 기회도 있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는 날도 많았다. 그렇게 자연스레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늘 숙제같이 힘든 부분이었다.
“데뷔 초반에는 옷 입는 것이 너무 어려웠어요. 저한테 어울리는 옷 하나를 찾는데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죠. 뭐든 열심히 하면 된다잖아요. 근데 옷 입기는 열심히 해도 잘 안 되는 종목 이었어요 저한테는.”
‘사회 초년생들의 옷은 엄마의 영향을 100% 받는다’는 예를 들며 자신의 어머니는 그런 ‘스타일리시 맘’이 아니라고 웃는다. 잔뜩 신경 써서 차려입었는데 소위 ‘워스트 패션’으로 뽑히기 일쑤였다. 172cm의 늘씬한 키가 외려 옷 입는 것에는 늘 장애가 됐다. 평소보다 조금만 짧은 팬츠를 입었을 뿐인데 ‘야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남들에게는 원피스지만 자신이 입으면 그야말로 ‘하의실종’이 돼버리는 울고 싶은 상황도 있었다.
“그래도 저에게 맞는 옷을 찾는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어떤 옷이 저한테 맞는 옷인지 아니까 무모한 도전은 하지 않아요. 특히 올해는 저의 색깔이 드러나는 스타일로 ‘패션아이콘’이라고도 불리고 싶어요.”
그의 말마따나 요즘 방송에 나오는 그는 귀여운 마린룩부터, 섹시한 드레스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며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어렵기만 했던 옷 입기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배우 한고은 언니의 옷 입는 스타일을 좋아해요. 민소매 티셔츠에 청재킷을 매치하는 심플한 패션이지만 오히려 당당하고 섹시해보였어요” 그의 영향으로 한동안 청재킷을 디자인 별로 사기도 했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렇게 한고은의 패션을 따라하다 보니 그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눈에 들어오더란다. “눈으로 보기에만 화려하고 센세이셔널 하면 ‘스타일리시하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남을 의식하지 않는 시원시원한 성격에 예의까지 갖춘 고은언니를 보면서 ‘사람이 스타일의 완성’이라 느끼게 됐어요.”
이는 ‘똑같은 옷을 입어도 태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전이됐다. “예를 들어 되게 헐렁한 힙합바지를 입는다면 조금은 자유로운 프리스타일로, 여성스러운 A라인을 입었다면 요조숙녀처럼 행동해야 하는 거죠. 그 사람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세련된 패션 스타일을 결정하는 큰 부분인 것 같아요” 옷을 잘 입는 다는 것은 ‘적절한 애티튜드로 자신의 패션을 타인에게 공감시키는 것이란 교훈도 얻었다‘며 사람 좋게 웃었다.
그렇다면 김정민식 ‘패션 공감’을 얻는 포인트는 무엇일까. “세상에 굉장히 많은 스타일이 있지만 여자는 예뻐야 한다고 생각해요. 얼굴이나 몸매를 떠나 여자만이 입을 수 있는 예쁜 아이템들의 활용을 아끼지 않죠. 그리고 옷을 입은 내가 편안해야 보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해서 사이즈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에요. 55, 44사이즈에 집착하지 않으면 스타일이 한층 멋스러워질 수 있거든요. 44사이즈는 운동할 때 입는 트레이닝복으로만 딱 좋아요.”

일반이라면 어쩌면 옷의 정의가 개성이나, 편안함이라 말 할 수도 있었겠다. 대중의 반응, ‘공감’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계속 남아 ‘연예인으로 사는 것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별로인 것은 딱 두 가지예요. 가족들한테도 ‘연예인’이라는 점이랑, 꾸준히 남이 보는 나를 생각해야 하고 그 틀 안에 있어야 하는 것이요. 가족들은 제게 많이 신경을 써주는 편이긴 한데 일반적인 평범한 딸이나, 누나처럼 대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나머지는 다 좋은 점 투성이고, 연예인으로 살고 있다는 거 감사하죠.”
데뷔 10년 차. 데뷔할 때는 ‘활동 10년쯤 되면 비행기타고 해외에 촬영하러 갈 줄 알았다’며 웃었다. 올해는 제 이름 걸고 패션프로그램 하나 하는 것이 목표다. “객관적인 눈으로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면서도 질투하지 않는 친구. 진짜 솔직하게 말해 줄 수 있는 그런 친구. 그런 느낌의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고, 그런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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