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거리 왜 시끄럽나 했더니...
입력 2013. 02.25. 15:07:11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보이콧(boycott)은 항의의 수단으로 그 대상과 거래를 끊거나 또 그와 관련한 상품구매 및 사용을 중단하는 자발적 소비자 운동의 하나다. 국제법에서 보이콧은 어떤 나라 국민이 공동으로 특정국가 상품을 불매하는 것을 말한다.
대통령취임식이 열린 25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 개최를 규탄하기 위해 국내 자영업자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00만에 달하는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이 80여개 직능단체 및 60여개 소상공인·자영업단체와 오는 3월1일 94주년 3・1절을 기해 일본제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한 것.
연맹의 오호석 회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불매 운동이 아니라 민간인들이 자율적으로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행동인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보이콧 대상은 '마일드세븐', '아사히맥주', '니콘', '유니클로', '토요타', '렉서스', '소니', 혼다' 등이다.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단체 특성상 우선 담배와 식품 을 주 대상으로 운동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의류와 패션 등 단독매장의 제품은 불매운동 스티커와 전단지 등으로 동참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이와 관련해 독도문제와 마찬가지로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으로 촉발됐던 중국 내 반일 시위는 이번 움직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 언론에서는 작년 9월 최고조에 달했던 반일 시위 이후, 이에 동조한 중국인들이 오히려 중국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로이터통신은 중·일 관계 악화가 일본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입지도 후퇴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일본제품 불매 운동으로 일본 업체가 타격을 입었지만 중국 또한 같은 상처를 얻게 될 것"이라며 중국 내 반일 시위는 '자멸의 길'이라고 경고했다. 또 홍콩의 명보 역시 "중국 시위대가 공격한 일본 식당의 소유주는 중국인"이라면서 중국인이 중국인을 괴롭히고 있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최근 경제위기를 탈피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엔저정책으로 국내 일본관광객의 수가 급감한 가운데, 이번 일본상품 불매운동으로 이후 한류1번지로 유명한 명동 거리의 분위기 또한 달라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의 경우 반일시위로 일본제품의 소비가 급감했을 뿐 아니라, 중국관광객의 일본행 또한 줄어들었다.
하지만 경제적 관점을 넘어, 한·일 양국은 국민의정부 이후 대중문화 개방 등으로 꾸준히 그 정서적 거리 차를 좁혀온 상황. 그러나 경제위기로 점점 고조되는 일본정부의 우경화와 이에 구체적으로 맞서는 우리의 시민운동으로, 앞으로 양국 분위기가 험악하게 치닫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처럼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과거사는 이제 현대사로 승화되며 급격히 국력 신장 중인 주변국과 맞물려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경제는 상당히 상호의존도가 높다. 미국의소리(VOA) 분석에 의하면 일본의 중국 투자로 일자리 천만 개가 생겼고, 저가의 중국산 제품은 일본 물가를 낮추고 가계 지출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라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의 셰텐(謝田) 교수의 말은 귀담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당신이 지구에서 계속 살고자 한다면, 영원히 불매운동과 보이콧을 벌이기는 힘들다. 정치적인 목적이 해결되면 보이콧은 끝나기 마련이다”라는 그의 주장은 지속적인 경제교류야 말로 한·중·일 3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초석임을 잘 웅변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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