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거스르는 아름다움, 김혜수의 배우본색[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⑩]
- 입력 2013. 02.26. 14:39:39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강렬한 빨강색 배경 앞에 고혹적인 자태로 앉아 있는 한 여자가 갓 열아홉 살이 된 소녀라고 하면 믿겠는가. 올 블랙 룩을 입고 그윽한 시선으로 무언가 응시하고 있는 김혜수에게서는 열아홉 소녀의 풋풋함이 아닌 여배우의 아우라가 보일 뿐이다.
그로부터 5년 뒤 김혜수는 고 앙드레 김의 뮤즈가 되어 카메라 앞에 섰다. 왼쪽 사진과 상반되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는 수줍은 새 신부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90년대 초반, 동그란 얼굴에 자리 잡은 도톰한 입술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특히 당시에 유행했던 짙은 컬러 립스틱은 그의 입술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1986년 열 일곱 살의 나이에 영화 ‘수렁에서 건진 내 딸 2’(감독 김호선), ‘깜보’(감독 이황림) 등의 작품에서 사춘기 소녀를 연기한 그는 귀엽고 톡톡 튀는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88년 열 아홉의 나이에 돌연 성인 연기를 선보이기 시작한 김혜수는 아역 배우 때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이후 ‘미스&미스터(1997)’, ‘닥터K(1999)’, ‘신라의 달밤(2001)’ 등의 영화를 통해 독보적인 섹시스타로 자리 매김하다가 ‘타짜(2006)’, ‘도둑들(2012)’을 통해 최동훈 감독의 뮤즈이자 흥행 보증 여배우로 거듭났다.
그는 수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역을 연기했지만 대중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는 정마담이 아닐까. 경찰들에게 연행되는 장면에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며 당당하게 내뱉던 이 대사는 한때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또한 "김혜수가 아닌 다른 여배우가 그 대사를 내뱉는 모습은 상상 조차 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혜수를 연기로만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뛰어난 외모와 연기만큼이나 그의 패션은 언제 어디서나 주목을 받는다. 얼마 전 한 패션 잡지를 통해 80년대를 재해석한 패션 화보를 선보인 그는 “사실 패션에 어떤 법칙을 들이밀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게, 어울리게 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트렌드보다 나의 소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김혜수는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만드는 사람이다. 팜므파탈의 여자 도둑부터 노처녀 백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그는 패션에 있어서도 과감하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스타일을 즐긴다. 다양한 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그는 40대를 대표하는 패셔니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KBS2의 새 드라마 ‘돌아와요, 미스김’에 캐스팅된 김혜수는 또 한 번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시크함의 대명사인 그가 브라운관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사진작가 김상근, 그라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