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화장품 가격 인하…실효성은 ‘글쎄?’
입력 2013. 02.27. 09:33:43
[매경닷컴 MK패션 조성미 기자] 일부 수입화장품 브랜드가 가격을 인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먼저 스틸라는 20일부터 가격인하를 시작했다.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총 120개 품목을 최소 6.5%에서 최대 10%까지 인하한 것. 회사 측은 한미 FTA로 인한 관세 혜택과 회사 자구노력으로 가격 인하를 이끌어 냈다며, 특히 이번 가격인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기본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세이도는 선케어 브랜드 아넷사의 대표제품 가격을 오는 3월 1일부터 5,000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은 인하하고 기능은 강화해 합리적 소비자로부터 더 사랑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소비자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일부 브랜드가 화장품 가격 인하 소식을 전했지만, 수입화장품 가격의 콧대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한‧EU FTA와 한‧미 FTA의 체결 당시 소비자들은 관세가 인하된 만큼 소비자 가격이 소폭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수입화장품 브랜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가격을 꾸준히 인상해 왔다.
소비자의 불만을 들은 보건복지부도 지난해 수입화장품 가격 실태 조사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칼을 빼들더니, 이내 권한 밖이라는 말로 백지화시켜 버렸다.
이렇게 한국 소비자를 우습게 아는 수입화장품 기업의 만행은 8개국의 화장품 가격 비교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9월 서울 YWCA가 백화점 매출 상위 10개 수입 브랜드의 36개 제품 가격을 구매력평가 환율을 적용해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게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내에서 수입화장품이 이렇게 비싸게 팔릴 수 있는 것은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비싼 화장품에 대해 비싼 것이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거나 피부에 대한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등 비합리적인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수입화장품의 수입원가 추정액이 공개될 때마다 분노하고 비난하지만 이내 프리미엄 화장품이 주는 감성에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큰 문제는 수입화장품의 유통 구조이다. 독점 수입 구조에 따라 원활한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수입사가 정하는 가격이 소비자가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병행수입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에서도 백화점 대비 14.8%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병행수입을 통해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 활성화를 통해 가격 경쟁을 펼쳐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꾸준한 교육을 펼쳐 소비자의 인식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MK패션 조성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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