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 헤서웨이, 패셔니스타에서 ‘오스카의 여인’이 되기까지
- 입력 2013. 02.27. 12: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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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한 여인이 복잡한 도심을 가로지르며 빠르게 거리를 걷는다. 머리카락은 바람을 맞아 자유분방하게 날리고, 두 손에는 쇼핑백을 가득 든 채. 커다란 개 한 마리는 그의 곁을 지키며 함께 달린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감독 데이빗 프랭클)에서 주인공 앤드리아(앤 헤서웨이)가 패션 잡지 ‘런웨이’의 비서직을 수행하는 모습이다. 특히 펑퍼짐한 코트, 색이 바랜 백을 메고 또각또각 소리 내며 걷는 그의 촌스러운 모습은 너무도 강렬하다.영화가 막을 내린 지 이미 오래됐지만, 여전히 인턴, 신입사원 등의 사회초년생들은 그 장면을 현실을 극복해내는 원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2006년 당시 국내에서 170만 관객을 돌파했고, 상사와 신입사원 간 갈등을 잘 그려낸 영화로 수많은 사람에게 회자되었다.
앤 헤서웨이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시작으로 영화마다 세련된 패션을 선보이며 할리우드 ‘패션 아이콘’으로 주가를 올렸다.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받은 지금의 앤 헤서웨이를 만들어 준 세 편의 패션 감각이 돋보이는 영화를 소개한다.
그는 분명 ‘옷걸이’가 좋다. 더군다나 그에게 프라다, 샤넬 등 유명 브랜드의 옷을 척척 걸쳐 놨으니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
그는 모자, 선글라스,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로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보는 이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화이트 코트에 트위드 소재의 모자, 파이톤 패턴의 백으로 우아한 여성미를 뽐내는가 하면, 블랙 재킷과 가죽 팬츠를 매치해 신입사원다운 싱그러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연애를 그린 영화 ‘러브&드럭스’(감독 에드워드 즈윅)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매기’로 열연할 당시 앤 헤서웨이는 명품 스타일 대신 빈티지 룩을 선보였다.
헝클어진 펌 헤어를 늘어뜨린 채 이너웨어를 생략한 멜빵 바지, 미드 톱 니트, 큼지막한 선글라스 등을 매치해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잘 살린 패션으로 주목받았다.
“내일은 어떻게 되든, 오늘은 함께 있잖아”라는 명대사를 남긴 영화 ‘원데이’(감독 론 쉐르픽)에서 그는 한층 성숙한 패션을 보이며 극 중 ‘작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짧게 친 머리에 네이비 홀터넥 원피스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과시한 것. 또한, 화이트 티셔츠와 블루 톤의 하이웨스트 스커트를, 플로럴 원피스와 데님 자켓을 매치해 사랑스러운 데이트 룩을 완성하기도 했다.
이렇듯 앤 헤서웨이가 출연한 영화는 자연스레 그의 ‘패션’에 눈길이 쏠린다. 영화 ‘레미제라블’(감독 톰 후퍼)의 ‘판틴’역으로 열연한 그가 꽃거지를 연상시키는 망가진 모습을 보여줬을 때, 충격과 감동이 함께 몰려왔다. 누런 이, 누더기, 얼룩진 얼굴의 상처투성이 ‘판틴’은 비참했지만 아름다웠다.
제 8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 조연상은 당연하듯 그에게 돌아갔다. 레드카펫에서 앤 헤서웨이는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화려한 모습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자칫 지나치게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일자형 드레스로 완벽하게 여성미를 살리며 자신이 왜 패셔니스타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가브리엘 샤넬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려면 늘 달라야 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앤 헤서웨이는 출연하는 로맨스 영화마다 늘 패션 아이콘으로, 시대극 영화에서는 풍부한 고전미를 뽐내는 주인공이 되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늘 달라야 했고, 늘 달랐던’ 패셔니스타 앤 헤서웨이는 역할에 따라 자신의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바꿀 줄 알기에 더욱 스타일리시하다. 작품 속의 시대와 배경에 따라 자신이 맡은 인물을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모시키는 힘을 가진 그이기에, 할리우드와 전 세계는 앤 헤서웨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러브&드럭스’, ‘원데이’ 영화 스틸컷, AP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