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만큼 마음까지 아름다운 이 시대의 스타, 정애리[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⑪]
입력 2013. 02.27. 16:54:30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자그마한 얼굴에 신비로운 미소를 띠우고 있는 이 앳된 소녀는 80년대 도회적인 여성의 아이콘 정애리(53)다. 빨강색 에스닉 블라우스와 빈티지 액세서리로 멋을 낸 그는 우드스탁 록페스티벌 제니스 조플린 공연에 열광하는 히피처럼 자연스럽고 신비롭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그마한 얼굴에서 뿜어 나오는 아우라는 고교시절(서울 금란여고)무용학도였던 그를 연예계로 이끌었다. 1976년 이화여자대학교 주최 무용콩쿠르 현대무용부문 1등을 차지할 정도로 무용에 소질이 있었던 그는 2년 뒤인 1978년 돌연 KBS 주연급 탤런트 오디션에 참가해 특선을 거머쥔다.
무용은 물론 연기에도 재능이 있었던 그는 같은 해에 KBS 단막극 ‘B사감과 러브레터’로 데뷔해 꾸준하게 활동하다가 80년 돌연 프리 선언을 한다. 이후 MBC에 캐스팅돼 ‘다녀왔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등의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리다가 85년, 김수현 작가 신화의 서막을 장식했던 ‘사랑과 전쟁’으로 이른바 대박이 났다. 군더더기 없이 빠른 스토리와 정상의 스타 정애리 원미경을 앞세운 캐스팅으로 매주 주말 저녁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 정애리는 지적이고 야무진 성격의 ‘효선’을 제 옷인 양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연기파 여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85년 결혼 이후 방송 활동이 뜸했던 그는 90년대에 들어서 ‘배반의 장미’로 김수현 작가와 또 한 번의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에서 정애리는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커리어 우먼 ‘서지현’으로 열연해 오랜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정애리 특유의 지적인 마스크는 나이가 들어서도 퇴색하지 않아 지혜로운 어머니 또는 카리스마 있는 사업가 등을 연기하게 된다. 특히 큰 표정 변화 없이 눈빛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그의 연기는 악역을 연기할 때 더욱 빛을 발했다.
주로 상류층 여성을 연기하는 그는 여느 중견 배우들과 차별화된 패션을 선보인다. 정애리는 화려하지 않고 미니멀한 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품위와 고급스러움을 유지한다. 어릴 때부터 무용을 한 덕분일까.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20대 못지않은 곧은 자세와 슬림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치마보다 바지, 퍼보다 모직 재킷으로 우아한 중년 여성의 패션을 표현한다.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그는 연기 외에 자원 봉사 활동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아프리카 및 제3세계 빈곤 국가를 찾아다니며 나눔을 실천하는 그는 자신이 직접 겪은 봉사 활동 경험을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봉사 활동으로 받은 상이 연기로 받은 상과 견줄 만큼 많다.
‘태양의 여자’, ‘웃어라 동해야’를 본 사람들은 배우 정애리를 차갑고 화려한 여자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는 공식석상에서 반짝이는 보석이나 밍크코트 같은 아이템을 하지 않는다. 톱스타의 화려함에 물들지 않고 오랫동안 소리 없이 나눔을 실천한 그가 진정 아름다운 여배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사진작가 김상근, 티브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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