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방법, ‘패션’ 김현숙① [인터뷰]
입력 2013. 02.28. 09:24:32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그녀가 왔다. 영애 씨가 왔다.
‘콤플렉스 덩어리’의 평범한 여성이 주인공인 케이블 시트콤을, 그것도 무려 11시즌이나 이끌어 가고 있는 그 막돼먹은 영애 씨.
지난 1월 매니저를 통해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요청을 처음 보냈었다. 성사되지 않기를 여러 차례, 포기할까 하던 차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8월에 개봉하는 영화 ‘깡철이’ 촬영 때문에 부산에 있었어요. 장기밀매 브로커 역할인데 우정출연이라 4씬 밖에 안 찍었어요. 하하.” 원래는 남자역할이었는데, 자신이 캐스팅 되면서 캐릭터의 이미지도 그에 어울리게 수정됐단다. ‘씬 스틸러’의 등장이냐‘했더니 ‘그랬으면 좋겠다’며 사람 좋게 웃었다.
화면보다 말랐고, 귀엽고 서글서글한 인상이다. 짧게 자른 머리도 잘 어울렸다.
최근 한 방송을 통해 요리솜씨를 발휘하던 것이 생각나 이에 대해 물었더니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잡티 없는 매끈한 피부가 건강한 음식덕분인가 싶기도 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몸에 안 좋은 것은 최대한 먹지 않으려고 해요. 본가에서 보내주신 된장, 감식초, 고추장, 멸치나 다시마 우려낸 물이 요리 맛을 내는 재료가 되죠” 옆에서 매니저가 ‘미식가’라며 거들었다. 손끝이 야무지고 입맛이 까다로우면 사람을 볼 때도 남다를 것 같아 ‘남자보는 눈도 높겠다’고 물었더니, “아무리 잘 생겼어도 너무 멋을 낸 남자는 별로예요. 모든 패션 아이템이 포인트가 되는 ‘투 머치’ 패션 말이죠. 신경 쓴 듯 안 쓴 듯 은근한 매력의 남자가 좋아요”라며 성실함이 남자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말했다.
타인을 보는 눈은 자신의 모습에도 반영되기 마련, 자연스레 평소 그의 패션은 어떤지 궁금했다. “저는 옷 입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가리는 편이 아니에요. 독특하거나 화려해도 저만의 느낌으로 표현해 낼 수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저는 패션은 ‘애티튜드’라고 생각해요.” 그도 그럴 것이 영애 씨가 아닌 김현숙은 여러 방송을 통해 과감한 룩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패션센스를 보여 왔었다. 게다가 그가 ‘연애불변의 법칙’에 입고 나왔던 옷은 방송 직후 제품문의를 많이 받기도 했다. 그야 말로 세련된 애티튜드로 패션을 완성하는 패셔니스타.
“체형에 어울리는 옷 스타일을 알고 있으니까 스스로도 자신감 있게 옷을 입는 것 같아요. 비교적 얇은 팔다리를 노출하고 박스형보다는 허리라인이 드러나는 옷이 제게 맞아요. 그리고 소재에 따라 체형도 많이 달라 보이기 때문에 소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고요.”

막돼먹은 영애 씨, 출산드라. 통통한 여자의 모습을 가진 두 캐릭터로 살아오며 불만이 있었던 적은 없었을까. “저는 항상 제 모습을 사랑해왔어요. 알고 보면 생각보다 균형이 참 잘 잡힌 몸이거든요(웃음). 출산드라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캐릭터였어요. ‘세상에는 마른 여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일침이었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영애도 평범한 30대, 그다지 훌륭하지 않은 몸매, 이름이 이영애인 것으로도 구박받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보통의 여성들을 대변하죠. 그는 절대 기죽지 않거든요. 거창하게 교훈을 주지는 않지만 ‘영애도 저렇게 사는데’하고 친구가 되어주는 거죠.”
대답 하나하나에 그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시종일관 당당하고 유쾌한 태도, 자신을 늘 관찰하고 최적의 모습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에 시즌 11회를 거뜬히 이끌어 가는 영애 씨의 힘을 느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최고의 패션이며, 매력이라는 김현숙은 진정 이 시대의 ‘섹시녀’였다.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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