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 레슬리,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어요” ① [인터뷰]
- 입력 2013. 03.06. 13:58:28
-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뮤지션 투어 체험’ 프로모션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미국의 음반 프로듀서 겸 가수 라이언 레슬리(Ryan Leslie)를 서울 한 호텔에서 만났다. 6박 7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에 앞서 MK패션과 만난 그는,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고 ‘상당히’ 친절했다.
그는 이번 일정 동안 강남과 강북 이곳저곳을 방문해 다양한 음악과 젊은 문화를 느끼며 서울이란 도시를 직접 체험했다.“굉장했어요. 이전에도 서울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보니 정말 좋았어요. 시각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영감을 준, 특별하고 훌륭한 여행이었습니다.”
가장 즐거웠던 장소로 그는 주저 없이 북촌을 꼽는다. 한옥마을의 전통 가옥을 보면서 전통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고, 촬영 중 크레인에서 내려다본 전통과 현대, 옛것과 새것의 조화로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코리안 바비큐에도 흠뻑 빠졌어요. 두 가지의 다른 스타일의 바비큐(불고기와 갈비를 의미)를 밥과 함께 거의 매일 먹었어요. 한국음식이 정말 맛있습니다.”
라이언 레슬리는 2009년 데뷔해 정규앨범 두 장과 싱글앨범 세 장을 발표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카니예 웨스트, 크리스 브라운, 스눕독, 제이지 등 유명 팝스타의 프로듀싱을 진행했고, 2010년엔 박진영의 앨범 ‘키스’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을 굳이 장르로 구분하자면 힙합에 속하지만 일반적인 힙합보다는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음역대가 넓지 않은 그는 단조로운 멜로디의 듣기 편한 음악을 선보인다. 2009년 발매된 2집 ‘트랜지션’ 중 베스트 트랙으로 꼽히는 ‘유아 낫 마이 걸(You're Not My Girl)’은 잔잔하지만 흥겨운 사운드로 한동안 힙합클럽에서 자주 울려 퍼졌다. 최근 엘에이 리커스의 믹스테이프 ‘더 2013 드래프트 픽스(The 2013 Draft Picks)’에서 신곡 ‘히스토리’를 선보였으며, 얼마 전 법정공방까지 갔던 노트북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신곡 ‘블랙 모짜르트’는 4월 16일 공개된다.
“제 음악의 중심은 진심(the honest)입니다. 음악적인 특징들이 진심된 곳에서 나온다면 듣는 사람은 자연히 열광하는 것 아닐까요? 힙합을 하고는 있지만 하나의 장르를 정해놓고 접근하는 게 아니라, 진실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면 장르는 듣는 관객들이 정하는 거라 생각해요.”
피아노를 주된 악기로 사용한다는 그는 거의 모든 악기를 다룰 줄 안다. 특히 ‘아이 겟츠 머니(I Gets Money)’를 작업할 땐 컵에 동전을 담아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기도 했다.
“피아노를 치신 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어요. 만일 자녀가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그것을 노동이라 생각하지 않고 즐기게 될 거예요. 그럼 부모는 그저 아이를 독려해주면 됩니다. 전 무엇이든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포츠, 음악, 의학 등 어떤 것이든 말입니다. 프로농구선수로 활동 중인 친구들이 많은데 그들이 4만 시간 농구를 해 왔다면 내가 1만 시간 연습해서 전문가가 되더라도 그들을 따라잡을 순 없을 테니,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 것 또한 중요해요.”
1만 시간이라니. 하루에 1시간씩만 꾸준히 연습해도 27년을 계속해야 도달할 수 있는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단호하게 얘기하는 말투에서 부단히 노력했을 그의 지난 시절이 오버랩된다.
얼마 전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신곡 ‘수트 앤 타이(Suit & Tie)’의 레슬리 버전 리믹스가 공개됐다. 다른 뮤지션이 발표한 작품의 리믹스를 즐기는 그의 이번 작업은 특히나 재빨랐다.
“기본적으로 제 리믹스는 해당 음반에 대한 존경심에서 출발해요. 팀버레이크의 그 트랙을 스튜디오에서 처음 듣는 순간 ‘이거야!’ 싶어서 가사를 바로 받아 적었어요. 가사가 정말 재밌지 않나요? 전 영감을 받으면 함께 나누고 싶어지는데 특히 요즘엔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공유할 수 있는 길이 넓어져서 작업이 더욱 신납니다.”
그는 음악작업의 영감을 대부분 여행에서 얻는다. 파리와 런던, 취리히, 남아프리카 등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여행 저널리스트로서의 삶 또한 비디오에 반영하곤 한다. 그가 서울 이곳저곳을 직접 체험하는 모습 역시 영상과 여행기로 제작돼 SNS와 TV 등을 통해 세계 각지에 소개될 예정이다.
“어느 도시에 가든 그곳 사람들이 제게 영감을 줍니다. 서울도 마찬가지였어요. 스태프와 아티스트 모두가 저를 가족으로 대하면서 많은 영감을 줬어요. 전 늘 사람을 통해서 그 도시를 봅니다.”
공식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레슬리는 19세에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능력도 욕심도 하는 일도 많은 그에게 쉬는 시간이 있긴 할까. 이내 그는 하버드에서 배웠다는 다이맥시온 수면법(Dymaxion Sleep)을 소개한다. 3시간의 수면과 30분의 낮잠만으로 하루를 살 수 있다는 이 방법 덕분에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다는 레슬리는 음악 이외에도 테크놀러지와 자선사업,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 열정을 쏟고 있었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노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