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샤, 명품브랜드와 경쟁한다더니 생색내기용 기부까지?
- 입력 2013. 03.06. 19:02:57
-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최근 환율 저하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해외 뷰티 및 패션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서 버는 엄청난 수익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사회 공헌이나 기부에는 인색해, '한국인은 글로벌 호구'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들리는 실정이다.이러한 비판과 분노는 비단 해외 브랜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약 4523억 원의 연간매출을 기록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 미샤 역시 이런 비난에 자유롭지 않다.
비난의 발단은 얼마 전 한 학생으로부터 출발했다. 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서영필 대표에게 "광고료를 낮춘다면 더 저렴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의견을 내자, 서 대표는 "미샤의 연간 매출에 모델이 차지하는 비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라고 응수했다.
미샤는 보아, 김혜수, 이병헌에 이어 동방신기까지 모델로 기용해 왔다. 문제는 미샤의 광고비 지출 또한 연예인의 지명도와 맞물려 급격히 늘어났다는 것. 리서치앤드가 조사한 '2012년 상위 10개 광고주별 온라인 광고집행 내역'을 보면 미샤의 에이블씨엔씨는 약 111억 원을 지출, 전체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에 쓴 약 5억 원에 비해 2000%나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미샤가 금감원에 보고한 광고선전비 및 판매촉진비 역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광고선전의 경우 2012년 3분기에 이미 2011년 연간 지출액인 206억 원을 넘어섰다. 또 판매촉진비 역시 2012년 3분기까지 약 270억을 지출, 2011년 같은 기간 지출액인 183억 원을 절반가량 초과했다.
이렇듯 최대 2,000%가 증가한 미샤의 광고효과는 "더 이상 저렴한 화장품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에서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미샤는 연이은 해외 명품 브랜드와 비교 품평을 제안하며 판매가를 경쟁 업체에 비해 높게 책정하고 있다.
더욱이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과 달리 미샤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받은 사랑은 사회공헌과는 별로 연결되지 않았다. 2012년 미샤의 당기순이익은 약 426억 원을 기록했지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2년 3분기까지 약 1억 5,000만 원을 기부했다.
한편 2012년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약 3배 가까이 상승했다. 또 지난 2월 30일부터는 임직원이 보유하는 약 27만 주에 대한 스톡옵션 행사도 가능한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과거에도 같은 기간 임직원들이 꾸준히 권리를 행사해온 것 등을 이유로 이들이 '돈방석'에 앉게 될 것임을 전망했다.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 절실한 대목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미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