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아저씨들이 날씬해졌다고? 꽃중년 발표에 숨은 불편한 진실
입력 2013. 03.07. 14:28:07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지난 2월 영국 왕립의학협회 학술원이 영국 사회의 비만을 심각한 위기라고 규정하고 이를 극복할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더욱이 그 중에는 최소 1년간 탄산음료에 20%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의견이 포함돼 있다. 현재 영국 국민건강보험이 비만과 관련해 지출하는 돈은 연간 8조 5,000억 원으로, 현 추세라면 2050년 영국 전체 남성의 60%, 여성의 50%, 어머니의 25%가 비만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6일 우리나라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과거에 비해 훨씬 날씬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술표준원이 40대부터 60대까지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 40대와 50대의 체질량지수가 모두 감소했다는 것이다. 기술표준원 측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습관에 신경 쓰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 국민의 고도비만은 2.4%에서 4.2%로 약 두 배 가량 증가했으며, 비만율 역시 30%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20대 초고도비만율은 1998년 0.17%에서 2010년 1.63%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다시 말해 여전히 비만율은 비슷한 상황이며 고도비만으로 인한 위험은 훨씬 증가했다.
게다가 지난 3일 건강보험공단은 2011년 비만으로 인한 진료비가 고혈압, 당뇨, 뇌졸중 등을 중심으로 약 2조 7,0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 1조 8971억 보다 약 42% 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에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 다이어트 관련 사업규모가 2010년 3조 원에 달했으며, 미국, 일본 등 주요 7개국의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약 10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듯 전 세계는 소위 살과의 3차 대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의지를 가진 국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일률적인 비만세 부과나 혹은 패스트푸드 업체의 노력을 촉구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덴마크는 세계 최초 도입한 비만세를 1년 만에 폐지했다. 포화지방 1kg 당 약 3,400원의 세금을 부과 했으나, 물가가 뛰고 사재기를 위해 국경을 넘는 문제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한편 올 1월 코카콜라는 비만의 위험성을 알리는 공익광고를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 받는 업계 주주들과, 또 비만 산업과 관련한 각종 이권 속에서 정책은 늘 언저리에 머물 뿐이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보면 강북 지역 주민들은 4명 중 1명이 비만인 반면 강남구는 비만율이 16%로 가장 낮았다.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건강에 관심이 많고 의료 인프라도 잘 갖춰있는 자연스런 결과인 것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적은 돈으로 높은 칼로리를 얻을수 있는 정크푸드에 쉽게 접근하며, 자기관리에도 여유가 없다. 따라서 콜라에 부과하는 세금이나 각종 캠페인보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저렴한 ‘유기농 매장’이나 ‘사회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편이, 가난한 뚱보라는 시대의 역설을 해결하는 지름길은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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