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사랑하는 방법, ‘패션’ 김현숙② [돌발! 가방 속 엿보기]
- 입력 2013. 03.07. 17:23:46
-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네 시작은 삐쩍 골았으나 끝은 비대하리라”
풍성한 아프로 가발, 비단 자락을 휘날리며 흡사 ‘2단 곰 인형’과 같은 비주얼로 등장해 주말 저녁, 꾹꾹 누르고 있던 야식본능을 부추기던 그가 ‘막돼먹은 이영애’로 살아 온 지도 6년.
통통한 몸매지만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섹시미까지 뽐내며 국민 ‘영애씨’에 오른 김현숙에게 ‘옷’이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자신이 입고 싶은 옷과 어울리는 옷은 달라요. 이건 몸매를 떠나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거예요. 하지만 입고 싶은 패션을 최대한 자신의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은 있죠.”
그는 옷에 대한 편견이 없다. 패션은 ‘애티튜드’라고 생각하는 만큼 자신이 입을 수 있는 옷에 선을 긋지 않는다. 이에 평소 패션은 편안한 레깅스에 롱 티셔츠가 대부분이지만 특별히 드레스 업을 해야 하는 날은 몸매를 강조하는 과감한 원피스에 화려한 비비드 컬러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즐긴다. “검은 드레스에 핫 핑크 슈즈나, 백으로 포인트를 줘서 밋밋하지 않게 연출하는 식이죠. 단, 너무 여러 가지 포인트를 한꺼번에 매치하지 않아요. 은근한 멋이 최고인 것 같아요.”
이렇듯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즐기지만 옷에 대한 뚜렷한 철학은 있다. 바로 ‘좋은 옷을 오래 입자’는 것. 대학 때부터 크고 작은 사회를 보게 되면서 먹는 것은 아끼더라도 무대에서 입을 옷은 좋은 소재에 자신에게 맞는 디자인을 골랐다.
“당시 50만원이 넘는 정장들을 샀었으니, 저에게도 큰 투자였죠. 그런데 지금도 그때 입었던 옷들이 집에 있으니, 좋은 옷을 오래 입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지 않아요? 아, 그때 입었던 옷을 지금도 입을 수 있다는 건 사이즈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하네요.(웃음)”
물건하나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으로 야무지게 고를 것 같아 평소에 애용하는 소품을 보여 달라고 했다. 빅백 속에서 ‘스타’다운 선글라스 두 개가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늘 쓰는 선글라스예요. 턱은 갸름한 편이지만 광대뼈가 나온 편이라 선글라스의 테가 굵은 것을 선호해요. 얇은 테의 디자인을 써봤는데 버스 기사 아저씨 같더라고요. 하하.” 얼굴을 감싸주는 볼드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직접 써 보이는데,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바닥이 얼핏 드러나는 것이 딱 보기에도 자주 뿌리는 향수인 듯 했다. 샤넬의 향수 중에서도 우아한 잔향을 자랑하는 ‘크리스털 오 베르테 오드 뚜왈렛 컨센트리 스프레이’와 D&G의 컬렉션 ‘18 라륜 오드 뚜왈렛’이 그의 ‘페이버릿’향수다. “진한 향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비누 향처럼 은은하게 퍼지는 게 제일이죠” 은근한 멋이 최고라던 그의 패션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꺼내놓은 아이템 중에 특히 눈길을 끄는 사랑스러운 핑크 페이턴트 토트백. 쫄깃쫄깃한 소재의 가방 위에 ‘프라다’의 로고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올봄 비비드 컬러의 유행에 대비해 장만했나 싶었다.
“언제 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이 가방 샀을 당시에 사람들이 ‘뭐 이런 걸 샀어’라며 면박 줬던 기억이 나요. 근데 올봄에 이런 비비드 컬러가 유행할 거라면서요? 저는 미리 준비해 둔 셈이죠” 소품하나를 고를 때도 남이 보는 나에 대한 걱정이 앞서지 않으니 스타일 감각도 자연스레 ‘업’됐다.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똑 부러지는 말솜씨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던 그가 오늘부터 운동 시작했다는 말이 생각나 ‘피곤하겠다’고 묻자 ‘운동은 시간 있을 때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 내서 하는 거더라’며 웃으며 대답했다. 늘 쉬는 날이 생겨도 피부 관리를 받거나, 운동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시간으로 보낸다고.
언제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 김현숙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영애’가 꿈꾸는 ‘진정한 워너비’였다.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