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레슬리, “지드래곤, 쿨하고 스타일리시해” ② [인터뷰]
입력 2013. 03.08. 11:55:26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공항에 입국하는 순간부터 북촌 나들이 그리고 단독 인터뷰까지, MK패션과 만난 라이언 레슬리의 옷차림은 거의 한결같다.
가죽재킷과 검은 선글라스, 금색 베르사체 반지와 목걸이, 금색 롤렉스시계로 완성한 스타일은 그를 특징짓는 ‘시그니처 룩’이다. 레슬리 역시 이 표현에 동의하면서 “오늘은 팔찌가 빠져서 심플해졌지만 거의 유니폼처럼 늘 입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인다.
그의 스타일은 흔히 알고 있는 ‘껄렁껄렁’한 힙합패션보다 훨씬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제가 하는 음악이 그렇듯 스타일 역시 장르를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이 모습이 나를 대표하는 룩일 뿐이죠. 제 음악이 힙합이란 장르를 정하고 시작하진 않는 것처럼, 패션 역시 어떤 장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레슬리 스타일’일 뿐입니다.”
그는 앞서 말한 ‘시그니처 룩’ 외에 포멀한 수트 스타일 또한 즐긴다.
“저는 디자인팀을 두고 대부분의 의상을 직접 만들어 입어요. 관객과의 충분한 교감과 소통을 음악뿐만이 아닌 옷을 통해서도 하는 셈이죠. 물론 수트도 만들어요.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공장에서요. 핀 스트라이프 같은 패턴과 소재부터 셔츠 칼라의 디자인, 넥타이까지 모든 걸 직접 정합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그가 티셔츠와 액세서리를 판매한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맙소사, 라이언 레슬리가 가죽재킷과 수트까지도 직접 만드는 디자이너였다니!
스스로의 스타일을 직접 연출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물론 있다. 유명 브랜드의 작품을 참고해 디자인을 하지만 고급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의 품질과 핏을 맞추기에는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다른 분야의 도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내심을 갖고 완벽함을 추구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넥타이 디자인으로 출발해 ‘아메리칸 스타일’의 아이콘이 된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스토리를 좋아한다는 라이언 레슬리. 음악활동도 모자라 패션에도 깊이 관여하는 이러한 노력이 모아져, 머지않아 그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론칭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 집이 가난해서 어머니는 저희 남매의 옷을 직접 만드셨어요. 그러면서도 친구들이 유명브랜드 옷을 왜 안 입느냐고 묻거든 “맞춤(custom)이야!”라고 대답하라 하셨지요. 덕분에 전 늘 잡지광고를 어머니께 가져다주며 이렇게 만들어 달라 요청했고, 어머니의 작업을 보며 패션에 대한 관심과 흥미도 자연스레 커졌습니다.”
음악과 패션을 넘나드는 예술적 취향 그리고 당당함까지, 그의 기질에 어머니가 큰 영향을 준 건 확실해 보인다. 아티스트이자 크리에이터인 레슬리가 인정하는 스타일리시한 동료는 누구일까.
“음... 지드래곤을 이번에 처음 봤는데 정말 쿨한 친구였어요. 그리고 여성 중에선 캐시가 스타일리시해요. 제가 발굴해 키웠지만 지금도 사진을 통해 보면 감각이 여전하더라구요.”
방문기간 중 클럽 엘루이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해 자리를 빛낸 레슬리는 한국의 놀이문화에 대해서도 놀라워했다. 나이트클럽과 홍대 록클럽을 두루 가봤다는 그는 한국연예인과의 만남, 방송취재사실 등을 얘기하며 흥겨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2009년 ‘뉴욕 최고의 신랑감 50인’에 선정되기도 한 그는 상황에 따라 다른 스타일을 연출할 줄 아는 센스 있는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포멀한 자리에선 깔끔하게 차려 입고, 평소엔 자신만의 도회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여성 말이다. 그중에서도 여행을 떠날 때의 스타일리시한 차림을 특히 좋아하며, 여행의 필수품인 캐리어마저도 스타일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많은 남성들이 동의하겠지만 사석에서는 지나치게 차려입는 것보다 노 메이크업에 자연스럽게 머리를 올린 조금은 릴렉스된 모습이 좋아요. 특히 시원한 미소와 아름답게 빛나는 눈을 가진 여성이라면 더 좋겠죠.”
이번 방문에서 만난 한국여성의 스타일에 대한 코멘트를 부탁했다. 다른 해외스타들이 그러하듯 “매력적”이라는 어느 정도의 립 서비스를 예상했지만, 너무 빡빡한 일정으로 자세히 보지 못했다며 다음 방문 때 찾아보겠다고 웃어넘긴다.
다음엔 유명 디자이너로서 인터뷰하게 되길 바란다는 덕담에 또박또박 “감사합니다”라고 답하며 그 땐 한국어로 얘기하자는 라이언 레슬리.
어쩐지 이 사람, 진짜로 한국어를 마스터할 것만 같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노비즈 제공, 라이언 레슬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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