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의 주인공 김부선, 섹시와 천박의 경계[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⑭]
입력 2013. 03.11. 11:13:11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구릿빛 피부와 쭉 찢어진 눈매, 통통한 두 볼을 가진 배우 김부선(본명 김근희)의 20대 시절 모습은 흡사 월트 디즈니 캐릭터 ‘뮬란’을 연상시킨다.
80년대, 화이트 비키니 의상을 소화할 수 있는 여배우가 몇이나 됐을까. 김부선은 80년대에 30년 뒤의 사고방식을 갖고 살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출’은 김부선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자, 그만의 아이덴티티였다.
제주도 섬처녀였던 그는 배우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상경해 1983년 영화 ‘여자가 밤을 두려워하랴’로 데뷔 신고식을 치른 뒤 같은 해에 ‘여자는 남자를 쏘았다’에 출연했다. 그로부터 2년 후 그가 25세 되던 해 ‘애마부인’(1985)으로 이른바 대박이 났다. 당시 그는 ‘염해리’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는데, 전에 없던 여성 캐릭터의 등장에 각종 신문과 잡지는 너도나도 ‘염해리’라는 인물에 대해 다뤘다.
‘애마부인’은 김부선을 최고의 섹시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지만 대중들에게 천박하고 음란한 이미지로 각인 시켜준 영화다. 이러한 이미지 때문에 그의 행동은 많은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는 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애마부인’ 촬영 당시 큰 화제가 됐던 환각제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영화 촬영 당시 심장이 너무 뛰어서 촬영 직전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 그런데 첫 촬영을 앞두고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이 사건이 마치 환각제를 먹고 기절한 것처럼 보도 되었다.”
김부선이 선천적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던 대중들에게 그는 마녀사냥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억울한 사건이 복선이었을까. 실제로 김부선은 당시 어울리던 고관대작 자제들의 권유에 의해 대마초에 손을 대기 시작해 연예계 생활에 고충을 겪게 된다. 대마초 사건으로 인해 철창신세까지 지게 된 그는 그동안 사용했던 ‘염해리’라는 예명을 지금의 ‘김부선’으로 개명한다.

영화에서 맡은 다양한 역할 만큼이나 실제로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그는 27살 때 지금은 배우가 된 딸 이미소를 낳고 원치 않는 미혼모가 되기도 했다. 책임을 회피하는 딸의 생부와 끝내 이별하고 혼자 육아를 전담하느라 힘든 세월을 보낸 그는 지난해 한 토크쇼에서 “딸이 혼전 임신을 하면 축하해줄 것이다”라고 말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김부선의 발언이 화제가 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대마초는 마약이 아닌 한약이다”, “29세 연하 남자친구를 찾고 있다”, 정치인과의 연애 발언 등 김부선의 말은 언제나 언론이라는 도마 위에 오른다.
최근에는 QTV ‘신동엽과 순위 정하는 여자’에 출연해 “대한민국에서 여배우가 제일 불쌍하다. 결혼하기 전에 이 남자 저 남자 모두 만나고 즐겨라”라며 소신 있는 발언으로 눈길을 받은 김부선이다. 지나친 억압과 ‘에로배우’라는 따가운 시선 속에 누구보다도 가장 ‘불쌍한’ 여배우의 삶을 살았을 김부선은 여전히 거침이 없다.
어느덧 ‘애마부인’ 김부선은 50대가 돼 그냥 ‘부인’이 됐지만 킬힐을 신고 미니스커트를 입으며, 당당하게 “29세 어린 남자친구를 찾고 있다”라고 말한다. 나이를 잊은 순수함과 자유로운 관념으로 그 누구보다 멋진 싱글라이프를 살고 있는 김부선, 그는 여전히 섹시하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사진작가 김상근, 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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