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떠난 두 거장, 박철수&오시마 나기사 감독 추모특별전
입력 2013. 03.11. 19:30:31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한국영상자료원에서 2013년 유명을 달리한 한국과 일본의 두 영화감독, 고 박철수 감독과 고 오시마 나기사 감독을 추모하는 특별전이 무료로 개최된다.
먼저 3월 14일부터 24일까지 일본영화의 새로운 물결을 주도했던 고 오시마 나기사 추모 특별전이 열린다. 데뷔작 ‘사랑과 희망의 거리’(1959)를 비롯, ‘청춘잔혹이야기’(1960), ‘교사형’(1968) 등 대표작 10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오시마 감독은 오즈 야스지로, 미조구치 겐지, 구로사와 아키라 등과 같은 일본 영화의 전통을 가장 극명하게 부정하고 파괴했으며, 일본 사회에 가장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감독이었다. 가령, 전통적으로 따뜻하게 그려왔던 가족이란 단지 억압과 굴레일 뿐이었다. 또 섹스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파격을 시도한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오시마 감독은 전후 일본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일본이 전쟁의 피해자라는 생각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재일 한국인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런 그의 신념은 ‘윤복이의 일기’, ‘일본 춘가고’, ‘돌아온 술주정뱅이’, ‘교사형’ 등에 오롯이 담겼다.
더욱이 특별전에 상영되는 ‘돌아온 술주정뱅이’는 재일 한국인의 문제와 반전사상이 짙게 배어있는 작품이다. 오프닝 장면에서는 반복을 통해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형식을 통해 일본영화의 전통적 서술방법을 파괴했다.
또 다른 상영작 ‘교사형’은 1958년, 두 명의 일본인 소녀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1963년 사형당한 재일 한국인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R은 교수형 집행에도 불구하고 살아난다. 하지만 R은 자신이 누군지에 전혀 기억을 못한다. 집행관들은 R의 기억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재일 한국인에 가해지는 일본사회의 차별과 극단적인 민족주의 등이 풍자적으로 그려진다.
이후 ‘도쿄전쟁전후비사’, ‘의식’, ‘감각의 제국’, ‘열정의 제국’ 등의 작품을 통해 성과 정치, 범죄 등의 소재와 새로운 영화적 형식을 통해 일본사회의 억압적 구조를 비판했다. 1999년, 12년의 공백을 깨고 발표한 ‘고하토’를 끝으로 은퇴했으며 올해 1월 폐렴으로 사망했다.
3월 26일부터는 지난 2월 19일 유명을 달리한 고 박철수 감독의 추모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추모전에는 ‘301, 302’(1995), ‘산부인과’(1997) 등 감독의 대표작들과 최근작 ‘배드’(2012) 등 2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박 감독은 1975년 신필름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1979년 데뷔작인 영화 ‘밤이면 내리는 비’를 연출하며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1988년 영화 ‘접시꽃 당신’으로 백상예술대상 감독상을 수상한 뒤,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 감독 중 한 명으로 ‘301, 302’(1995), ‘학생부군신위’(1996), ‘산부인과’(1997), ‘가족시네마’(1998), ‘녹색의자’(2003) 등을 통해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영화 ‘301, 302’는 한국 최초로 전세계 배급을 이룬 영화였다.
박 감독은 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신인이던 김기덕 감독을 발굴했다. 끊임없이 영화적 실험을 추구한 그는 독립영화를 제작하며 신인발굴과 더불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며 꾸준히 활동하다 올해 2월 19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추모전 기간 중 1층 한국영화박물관 로비에서는 고 박 감독의 유품이 전시돼 그를 추억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