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내기 논란으로 본, “차는 제가 살게요”의 마법
입력 2013. 03.14. 15:09:16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얼마 전 일본에서는 ‘한국남성과 사귀기’라는 책이 발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여성들이 한국남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일본남자보다 더 다정하거나 과감한 애정표현도 있지만, 한편으론 데이트비용을 남자가 모두 부담하는 것도 한 부분을 차지했다.
또 우리 온라인에서는 일본 여성을 뜻하는 ‘스시녀’에 대한 남성 네티즌의 관심이 뜨겁다. 이들은 허영심 많고 배려 없는 한국 여자보다 개념 있는 일본 여성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일부 이런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여성을 ‘김치녀’라고 부르며, 대부분 남자의 경제력에 의지하며 ‘각자 내기’를 싫어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수평적 문화가 확산되고 성역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우리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더욱이 얼마 전에는 몇몇 유명인의 ‘각자 내기’ 소신이 화제가 됐다. 낸시랭은 한 라디오프로에서 “각자 내기를 하는 남자는 많은 여자를 만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했고, 이에 진중권은 “그냥 밥값 내주기 아까운 여자도 있다”며 트위터로 설전을 벌였다.
데프콘 역시 한 토크쇼에서 “할머니가 결혼할 여자 아니면 껌 한 통 사주지 말라 했다”고 밝혀 촬영장을 초토화시켰다. 한편 SBS '짝'에서 여자1호로 출연한 소이는 남자2호와 찾은 고깃집에 앉자마자 각자 내기를 언급하더니, 밥을 먹고 계산대 앞에서 카드를 꺼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아직 남녀가 만나 각자 내기를 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더구나 데이트에서 남자가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기성세대의 경우 더 그렇다. 남자는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돈을 벌고, 여자는 대부분 집에 있던 시절 굳어진 경제적 배려가 일종의 우리만의 데이트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성대통령이 탄생하고, 고위직에 진출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는 여성들이 늘면서 이런 일방적인 풍습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이코노미스트지에서 발표했듯이 OECD 26개국 중 꼴찌를 기록한 우리 여성들의 근로환경을 놓고 볼 때, 데이트를 할 때 똑같이 계산하는 문화는 쉽게 자리 잡기 힘들어 보인다.
한편 이런 구조적인 문제나 풍토와 달리, 남자와 만날 때 적어도 차 한 잔은 사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있다. 판교에 사는 30대 초반 주부 원모 씨는 “보통 예쁜 애들은 대접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사귀기 전 한참 선배인 남편이 밥을 사면, 꼭 차를 사던지 아니면 작은 선물을 했다”며 “결혼 후 들으니, 다른 여성과 달리 경우 바른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며 각자 내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0대 후반 대학원생 이모 씨는 “후배들에게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절대 다 계산하지 말고 꼭 차라도 한잔 얻어먹어라”고 조언한다며 “보통 남자들은 마음에 들면 더 잘 보이려고 지나친 행동이나 불필요한 말을 하기 마련인데, 그럴수록 공평하게 대해야 잘 될 확률이 높다”는 경험을 말했다.
이처럼 각자 내기에는 정답이 없다. 더욱이 “계산 할 때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이 여자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란 생각이 든다는 개그맨 허경환의 말처럼, 좋으면 누가 셈을 치르는 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진지한 감정이 싹트기 전에 발생한다. 지난 12일 한 결혼정보회사는 약 1,000명의 미혼남녀에게 ‘첫 데이트 이후 상대를 만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남성들은 여성의 ‘무뚝뚝한 반응’(34%)을 1위로 꼽았으며 2위는 ‘데이트 비용을 안내서’(30%)라고 응답해, 여자에게 두 번째 데이트를 신청할 때 외모보다 오히려 ‘경우’를 중요하게 생각함이 밝혀졌다.
반면 여성들은 ‘단정하지 않은 외모’(38%)를 1위로 꼽았으며 이어 '무뚝뚝한 반응'(32%)과 ‘과거 연애사 대화'(21%), '데이트 비용 외면'(10%)을 지적해, 능력이나 돈을 볼 것이다는 남자들의 고정관념과 달리 외모나 태도를 더 중요하게 봄을 알 수 있었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