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대의 스타일 아이콘 고소영, 인생을 디자인하다 [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⑮]
- 입력 2013. 03.14. 15:51:03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까무잡한 피부에 큼직한 이목구비를 가진 20대 초반의 고소영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갓 데뷔했을 때 모습을 담은 왼쪽 사진 속 고소영이 겁먹은 소녀처럼 불완전한 모습이라면 오른쪽 사진 속 고소영은 그가 들고 있는 만개한 프리지아처럼 화사한 모습이다.90년대 중반, 고소영은 이른바 X세대라 불렸던 당대의 신세대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1992년 열아홉의 나이로 영화 ‘친구야, 친구야’로 데뷔한 고소영은 신인 시절부터 이국적인 외모로 연예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이후 1992년 드라마 ‘내일은 사랑’을 통해 세련되고 개방적인 이미지로 각광받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94년, 배우 정우성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 ‘구미호’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다. 정우성과의 인연은 영화 ‘비트’(1997)에서 계속된다. 방황하는 청춘 ‘로미’를 연기해 남성팬들의 감성을 자극했던 고소영은 “아이스크림하고 식빵 사와”, “10만원” 등의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그가 입었던 의상 또한 당시 옷 좀 입는다는 여성들 사이에 회자되곤 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장면에서 입었던 비비드한 옐로우 퍼 재킷은 없어서 못 팔았을 정도.
그 다음 해 고소영은 영화 ‘연풍연가’(1998)에서 지금의 남편인 장동건을 만난다. 감성 어린 멜로 연기로 호흡을 맞췄던 동갑내기 친구는 2010년 부부의 연을 맺게된다.
20년 전 웨딩 화보 속 그는 신부를 연기했지만 훗날 진짜 신부가 된 고소영은 훨씬 아름답고 빛이 났다. 고소영과 장동건의 결혼식은 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리며 시상식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많은 톱스타들과 취재진을 모았다.
결혼후 연기 활동보다는 육아에 전념하며 광고를 통해 얼굴을 알리던 고소영은 2013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런칭했다. 셀레브리티의 이름만 걸어놓은 보여주기 식 브랜드가 아니다. 고소영은 브랜드 콘셉트부터 디자인 등 전반적인 작업에 참여하며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 완벽한 변신을 했다. 이제 그는 몇백 만원짜리 해외 명품이 아닌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는다.
일찍이 국내를 대표해서 돌체앤가바나의 뮤즈로 발탁되거나 ‘고소영 패션’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다닐 정도로 스타일 아이콘으로서의 입지가 굳건했던 그는 이제 옷을 ‘입는 일’ 뿐 아니라 ‘입히는 일’에 도전하고 있다.
얼마전 있었던 그의 브랜드 런칭 행사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은 스타들과 찍은 사진과 함께 “뿌듯하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긴 고소영. 그가 단지 셀레브리티가 아닌 진정한 패션 피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사진작가 김상근, 엘르, 그라치아, 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