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 운동가, 재일교포 컬렉터 하정웅의 전시
입력 2013. 03.19. 13:33:02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포항시립미술관은 재일교포 컬렉터 하정웅의 숭고한 메세나 정신을 알리고자 오는 3월 20일부터 4월 28일까지 ‘컬렉터 하정웅, 나눔의 미학’ 전시를 개최한다. 그는 40여 년 동안 피땀으로 수집한 미술품 1만여 점을 조국의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기꺼이 기증한 문화 메세나 운동가이자, 시각장애자들의 복지를 위한 지원 활동에 힘써 ‘맹인들의 아버지’라 불린다.
하정웅은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해, 오사카에서 가난한 재일교포 노동자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학창시절을 아키타에서 보낸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에 진출, 작은 규모의 전기회사에 근무하며 밤에는 디자인학교에 다니던 화가 지망생이었다. 한때 과로와 영양실조로 인해 실명의 위기를 겪기도 했으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북송선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전자대리점을 경영, 전후 일본 경제 성장 속에 탁월한 사업능력과 근면함으로 끝내 자수성가했다.
2012년 하정웅은 포항시립미술관에 포항 출신 재일교포 손아유의 작품 1,680점과 국내 미술관과 박물관에 1만 점의 작품 및 5천 점의 자료를 기증한 공로로, 재일교포 최초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또 1989년 제1호 맹인복지공로상, 1994년에는 국민훈장동백상 등을 수상했다. 지금껏 그가 수집한 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등 국내 여러 공공미술관에 기증됐다. 무용가 최승희, 순종황제와 영친왕, 이방자 여사 자료 등 지금껏 그가 기증한 작품과 자료는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다. 이런 하정웅의 예술품 수집에는 그만의 철학이 담겨있다. 한국에서 강제 징용돼 이국땅에서 고통을 겪고 죽어간 영혼을 달래는 마음으로 미술작품을 모은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재일한국인으로 살아온 그에게 미술품은 조국이자, 자화상이었다.
그런 뜻에서 하정웅은 아키타 센보쿠 타자와코 도서관에 4천 권의 미술과 한국 관련 책을 기증했고, 모교인 오보나이 소학교와 중학교에 박병희의 브론즈 작품과 조선대학교에는 가토 아키오의 브론즈상을 기증했다. 또 그는 부모의 고향인 전남 영암에 아스카 문화의 스승인 왕인박사 묘역을 준공했으며, 일제시대 일본에서 생을 마감한 유족 없는 조선인의 혼을 달래기 위해 위령탑을 세우고 해마다 위령제를 드리고 있다. 한편 2012년 광주광역시는 중외공원 정문부터 광주비엔날레관 정문까지, ‘하정웅로’로 지정하는 명명식을 가져 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시간을 가졌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네오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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