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性 그리고 패션, “성 추문에 휘말린(?) 남자는 섹시하다?”
- 입력 2013. 03.20. 23:38:15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저는 르윈스키와 적절하지 못한 관계를 가졌습니다. 사실상, 그것은 잘못이었습니다. 그것은 치명적 판단 착오였으며, 외로우며 또 전적으로 책임져야야 할 개인적 부적격이었습니다”
1998년 8월, 르윈스키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클린턴의 사과문이다. 위기에 처한 클린턴은 공식적인 TV 회견을 통해 성 스캔들에 휘말린 자신의 상황을 담담한 어조로 차분하게 전했다.반응은 의외로 동정과 연민, 관계의 부적절함이 아닌 부적절한 여자를 만난 섹시한 남자에 대한 동경의 시선이 묘하게 엉켜있었다.
스캔들이 터진 후, 클린턴은 섹시 아이콘으로서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는 아이러니가 연출됐다. 박시후 역시 한국 사회에서 용납하기 힘든 난잡한 성추문 사건이 터졌음에도 대중들은 질책보다는 연민과 동경에 가까운 시선을 던지고 있다. 이는 일견 클린턴과 평행이론을 이루고 있다.
클린턴은 블랙에 가까운 톤의 정장에 화이트 셔츠, 블루톤 넥타이로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신뢰감을 주는 복장으로 특유의 감성에 호소하는 연설에 설득력을 더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박시후는 사건이 터진 후 처음 경찰서에 출두하면서 네이비 수트에 연한 하늘색 셔츠를 입고 셔츠 단추를 하나를 풀어,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휘말린 남자를 향한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헤어는 깔끔하게 정돈된 스타일로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자신의 진실은 하나임을 호소하는 듯했다.
그 역시 약간은 격양된 듯한 높은 톤에 힘을 실은 어조가 대중의 귀를 자극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억울한 범죄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냄으로써 블레임 룩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처럼 박시후는 대중의 시선을 피하고 움츠려드는 듯한 고영욱과 대비되며 동일한 성 문제에 얽힌 연예인이지만 전혀 다른 애티튜드로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박시후는 아직도 성폭행이라는 단어를 자신의 인생에서 지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대중은 이미 진실 여부에는 더 이상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대중의 관심은 그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보여지는 모습에 집중돼있다.
신정아의 명품 블레임 룩이 세인의 주목을 받은 것 역시, 명품에 대한 동경, 그리고 그것을 착용하는 사람에 대한 질시의 열풍과 맞닿으면서 여론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그러한 대중의 시선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셀렙다운 애티튜드를 보여줬다.
패션산업은 성 소비와 맥을 같이한다. 클린턴과 박시후는 그런 점에서 성 추문으로 인한 이미지 추락을 섹스어필한 이미지로 다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현대 성 소비사회의 단면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클린턴은 아직도 섹시한 남자로 대중의 기억을 채우고 있으며, 박시후 역시 연예인으로서 행보에 대한 부정적 견해와 무관하게 섹시한 남자로 기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시후, 당신의 스타일은 “Not guilty! So sexy!”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