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송하나, 거듭해 볼수록 느껴지는 색다름을 추구하다 [헬레나의 그림이야기 ⑮]
입력 2013. 03.21. 15:00:20
“처음 봤을 땐 일상적이거나 아름답고, 때론 동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관객이 거듭해 관찰하며 제 작품에서 새로운 면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겉으로는 마냥 아름다워 보이는 데,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역설적인 상황인 것처럼 말이죠. 물론 제 작품을 처음 보이는 그대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죠. 그것도 전 좋아요. 작품이 전시장에 있을 땐, 온전히 관객의 것이기도 하니까요.”
앞서 소개한 이만나 작가(헬레나의 그림이야기 5편에 등장)의 부인인 송하나 작가는, 꽃이나 개와 같이 인간의 개입이 많아져 실제의 대상이 가진 고유성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꽃이나 포장, 무늬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직접적인 콜라주 (‘풀로 붙이는 것’이라는 뜻의 특수 기법) 작업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광고지, 잡지, 혹은 포장지를 이용하여 작품을 많이 만든다고도 하는데요. 송하나 작가는 콜라주 기법을 쓰면 세상의 서로 다른 조각들을 모아 보면 전혀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다고 해요.
[효도 관광의 실제 주인공은?]

위 그림은 송하나 작가가 그린 ‘효도 관광’이라는 작품인데요. 작품에 등장한 노부부는 송하나 작가의 시부모님이라고 해요. 2007년 뉴욕에서 가족이 모였을 당시 중국식 뷔페에 갔는데 송하나 작가의 시어머니께서 게를 너무 많이 드셔서 탈이 나신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효도 관광을 하게 되면 주로 음식 관광이 여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인물의 배경으로 있는 꽃들이 실은 외국음식이라고 합니다.
음식 광고지 등을 이용해 콜라주 기법으로 붙이고 나머지 부분은 그려서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관광 사진처럼 찍은 사진을 보고 그렸다고 해요. 멋있는 풍경에서 사진을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관광 환경에 음식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해요.
[어린 아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공주꽃’]

‘효도 관광’과 비슷한 구도를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의 제목은 ‘공주꽃’인데요. 그림에 등장하는 아이는 송하나 작가의 딸이라고 합니다. 6살 된 딸아이가 요즘 공주스티커에 푹 빠져 있어서 문방구에 가기만 하면 사 모은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가 지금 지극하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아이의 환경으로 꾸며 보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이 작품도 역시 실제 공주스티커를 붙여 꽃처럼 보이게끔 그렸다고 합니다.
[나비의 얼굴과 사람의 몸을 하고 있는 ‘진짜 나비’]

송하나 작가는 사람이 아닌 것들이 사람처럼 보이는 등 ‘의인화’되는 대상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요. ‘진짜 나비’라는 제목의 위 작품은 마치 나비의 얼굴을 하고 그 날개를 단 사람처럼 보이죠.
나비 날개를 그려 오린 후 모델들의 몸을 잡지에서 오려서 연결하고 실제 나비의 얼굴을 그려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작품을 어떻게 완성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작가의 설명을 들으면 매우 간단해 보이는데, 처음 작품을 봤을 땐 그렇게 보이지는 않죠?
작가에 따르면, 나비는 연약하고 쉽게 사라져버릴 듯하며 여성성도 느껴지는 곤충인데 자신의 무늬를 생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합니다. 날개는 매우 아름답지만, 얼굴은 또 다소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면도 작가가 본인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다채로운 면과도 부합하죠.
[익살과 화려함,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대중적인 미학]
괴핑엔 미술관 큐레이터 아네트 레커르트 박사(Dr. Annett Reckert)에 따르면, 송하나 작가의 그림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다가오지만, 보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정교하게 만들어진 환영으로 그 본질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효도 관광’의 음식 사진들이 꽃이 되어 작품 안에 나타나듯,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 아름답게 재현되는데요.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와 작품의 소재가 보는 이에게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송하나 작가는 덕성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남편인 이만나 작가와 함께 독일로 유학을 떠나 브라운슈바익 국립조형 예술대학에서 수학했는데요, 2011년에는 성남문화재단에서 공모한 영 아티스트 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만나 작가와의 그림과는 사뭇 달리 해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재료들을 활용해, 색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를 기대합니다.
※ 헬레나의 그림이야기 8편에 등장한 샤갈과 벨라의 이야기 중 일부는 샤갈의 자서전 ‘나의 인생’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참조하였으며, 9편에 등장한 클림트의 생애 부분은 엘리자베스 히키의 장편소설 ‘클림트’와 크리스티네 아이헬의 장편소설 ‘클림트 (악마적 퇴폐와 고질적 순수의 공존)’을 참조하였습니다. 또한 14편에서 태싯그룹의 작품 설명과 그룹에 대한 소개 부분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언론 배포 보도 자료를 참조 및 인용하였습니다.
글: 헬레나 (문화예술 칼럼니스트) faithmyth@hanmail.net/ blog.daum.net/faithmy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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