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F/W 서울 패션위크] 푸시버튼의 박승건이 정의하는 패피란?
입력 2013. 03.29. 17:38:35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이번 2013 F/W 푸시버튼의 컬렉션은 마치 디자이너 박승건 자신이 최고의 패션 피플임을 속삭이는 듯했다.
과거를, 혹은 복고를 런웨이 위에 트렌디함으로 이끌어낼 줄 아는 능력자 박승건은 이번 컬렉션에서 패션피플에 대한 정의를 제시했다. 그가 말하는 패션피플의 준말인 패피(Fa-Pe)가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였기 때문이다.
박승건은 영화 ‘Back to the future’에서 영감을 얻어 이번 컬렉션을 탄생시켰다. 그 영화가 가리키는 봉인의 시간인 2015년이 코 앞임을 순간 떠올리며, 현재와 영화 속에서 상상하던 모습을 비교했다.
그가 바라본 미래가 현실에 가까워졌지만 지금도, 30년 뒤에도 과학과 첨단 기술에 기댄 우주복, 초경량 신소재 의상이 결코 런웨이에 오르지 않을 것임을 예측했다. 영화와 같은 2015년의 패션계는 그 이유는 스타일이 곧 살아가는 방식인 패션 피플 덕분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무릇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하는 족속이지만 그 상상력은 미래가 아닌 과거 ‘Back to the past’에 기반하며, 패션 유행의 시계도 과거의 어느 지점을 가리키기 마련이다”라며 “패션이 그러하듯 패션피플도 최신 유행에 휘둘리는 듯 하지만 가장 그렇지 않은 존재”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새것을 찾을 것 같지만 오래된 것에 대한 향수에 가장 애착이 있는 사람들이 패션피플”이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휘트니 휴스턴의 죽음을 애도한 컬렉션과 80~90년대 레드로 무드를 복고풍의 마린룩과 핀업걸 스타일로 풀어낸 컬렉션에 이어 이번에는 복고 시리즈의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만큼 완벽한 패션 회귀본능을 자극했다.

29일 패션쇼장에는 ‘Like a Virgin’을 부르는 마돈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타이틀 OST 오버 더 레인보우 노래 속 오드리햅번을 연상케 하는 의상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배경음악으로도 이 두 곡을 활용해 관객들의 눈가와 귓가를 모두 즐겁게 했다.
게다가 런웨이에서는 극히 드물게 국내 가요가 장내에 울렸다. 장필순의 ‘어느새’라는 곡이 나왔기 때문이다. 런웨이를 보며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흥헐거리기까지 했다.
콘셉트, 음악에 이어 모델의 헤어 메이크업과 박승건의 야심찬 푸시버튼 의상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레드 타탄체크가 가득한 원피스, 블랙 벨벳 드레스, 밀리터리 재킷, 코쿤 실루엣보다 더 과감해진 숄더 재킷을 소개했다. 물론 푸시버튼 특유의 마린룩에서 영감을 얻은 그물 티셔츠도 블랙 버전으로 선보였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가방과 연결된 스커트였다. 와인 빛 토트백, 블랙 클러치, 그레이 힙쌕은 모두 치마와 연결된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으로 런웨이의 재미를 더했다.
또한 클래식한 캐시미어 코트에 나이론 후디가 달려있다던가, 미들 굽에 모델의 얼굴과 이름이 프린트 된 헝겊 쇼퍼백을 매치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진정한 믹스매치 스타일을 선보였다.
더불어 액세서리도 박승건답게 키치했다. 머리의 두 배 크기나 될 법한 커다란 베레모와 정면 뿐만 아니라 옆에도 렌즈가 달린 4렌즈 선글라스까지 완벽한 ‘패피’룩을 소개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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