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조 섹시스타’ 김진아, 이효리와 만나면 죽는다? [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18)]
- 입력 2013. 04.01. 13:25:57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눈꼬리가 하늘로 치솟은 고양이 상과 탄탄한 복근이 돋보이는 소싯적 김진아는 ‘이효리 도플갱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닮았다.
최근 대세인 ‘베이근녀’(동안 얼굴과 근육질 몸매를 갖춘 여성) 대열에 그는 1980년대에 이미 속해 있었던 것 같다. 그의 탱탱한 볼은 섹시함 뒤로 유약한 느낌을 줘 남성들의 롤리타 본능을 은밀하게 자극한다. 그도 그럴 것이 김진아는 한국의 샤론 스톤이라 불리는 원조 섹시스타였다.사실 김진아는 날 적부터 배우였다. 그의 아버지 故 김진규 씨는 1955년 영화 ‘피아골’로 데뷔해 50여 년간 600여 작품을 남긴 당대 최고의 스타 배우였다. 그가 태어나기 전, 세상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인 스무 살의 신인배우 김보애의 결혼으로 떠들썩했다. 부모 덕분에 많은 시선 속에 성장한 그가 배우의 길을 택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
김진아는 뉴욕에서 성악을 전공하던 중, 방학 때 잠깐 머문 한국에서 캐스팅된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의 그는 영화 ‘플레시 댄스’의 주인공 같은 펌 헤어, 바바리코트를 걸치고 영화 시사회에 간 것. 당시 주변의 반응은 ‘흑인이 영화보러 왔느냐’고 할 정도였다. 그 후로 감독들에게서 줄기차게 러브콜이 왔고, 어머니는 그의 여권을 뺏으며 영화배우의 길을 권유했을 만큼 적극적이었다.
결국 김진아는 1983년 영화 ‘다른 시간 다른 장소’(감독 조명화)로 데뷔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배우 끼를 물려받았으니 오죽했을까. 그는 범접할 수 없는 도도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 방송에서 “가족 중 연예인이 13명”이라고 말했듯, 배우들이 득실거리는 가정에서 곱게 자란 게 그에게 독이 됐을까.
1988년 그는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연산일기’ 출연 도중, 난생 처음 들은 감독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 임권택 감독은 “영화 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배워오라”고 지적했고, 그는 “여기서 여배우를 바꾸십시오”라며 당돌하게 받아쳤다. 김진아의 오기로 촬영을 마친 이 영화는 그해 대종상에서 우수작품상을 받았고, 임권택 감독에게는 감독상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김진아는 "멋으로 연기를 하려고 한다"는 임 감독의 충격적 지적 때문이었는지 스크린을 떠났다.
최근 SBS ‘스타 부부쇼-자기야’에 나타난 김진아는 여전히 관능적이다. 50대에도 여전히 맵시 있는 패션으로 시청자의 부러움을 샀다. 김진아는 그 모두를 배우 어머니의 가르침 덕으로 돌렸다. 미적 감각이 뛰어났던 김보애는 그에게 중학교 때부터 하이힐을 신기며, 아름다운 몸가짐을 가꾸게 했다고 한다. 방송에서 그를 다시 본 시청자들은 “여전히 촉촉한 눈빛에 완전히 매료”, “눈빛에 반했다”, “국제결혼 이후 남편 외에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 이유를 알겠다” 등의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진아의 인생사에서 국제결혼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방송에서 그는 “만나던 한국남자들이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다 나를 버리고 돈이나 부모님을 택했다”며 “수십 년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끼리 잘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포기가 필요하다”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을 밝혔다. 계산적인 사랑을 하는 요즘 세태와 이혼율이 증가하는 요즘 많은 이들에게 귀감을 준 것.
도플갱어와 만나면 죽는다는 설이 있다. 대표적인 섹시스타와 닮은 김진아는 이효리의 섹시미에 확고한 자기철학이 더해져 농염한 원숙미로 그 설을 비켜갔다. 원조 섹시스타 김진아가 ‘원조’라는 수식어 대신 ‘현존하는 최고의’라는 수식어가 붙길 기대해 본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사진작가 김상근,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