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페서(multifessor) 간호섭 ‘진짜 교수 맞아?’ ① [인터뷰]
입력 2013. 04.02. 15:22:44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이 옷은 살풀이할 때(입는 옷)?”, “떡볶이 위에 고추장 얹어 놓은 거 같네”, “백일잔치 때 꼭 이런 떡 하나 나오잖아”
대중들에게는 ‘팀간’으로 잘 알려진 간호섭 교수의 말투 속에는 언제나 위트가 가득 차 있다. 나긋 나긋한 말투 속에 어딘가 모르게 공감가면서 웃게 되는 그만의 지적은 참가자들에게는 두려움, 시청자에게는 이제껏 볼 수 없는 하나의 웃음 코드였다.
온스타일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패션 서버이벌 디자이너 오디션 ‘프로젝트 런웨이(이하 프런코)’ 시즌4까지 만날 수 있었던 간호섭 교수를 TV가 아닌 홍익대학교에서 만났다. 그는 역시 여전했다.
한 TV평론가는 이번 ‘프런코 올스타전’에 그가 출연하지 않자 “간호섭 교수를 동시간대 SNL 코리아에서 만나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평론가 뿐만 이겠는가. 그만의 뼈있고 유머러스한 ‘깨알 같은 멘트’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을 터.
다행히 그는 대학교수로서, 2권의 책을 펴낸 저자로서, 홈쇼핑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패션디자이너로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 중이다. 이젠 다양한 곳에서 그의 유머러스함과 자신감을 보고, 듣고, 읽을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붙여진 그의 별명은 멀티페서(multifessor). 멀티(multi)와 교수(professor)가 합쳐진 준말이다. 인터뷰 내내 ‘일이 많아 죽겠다’는 멀티페서 간호섭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 본분은 교수에요. 젊은 나이에 시작한 교수직부터 지금까지 해온 많은 일들은 모두 사실이지만, 남들에게는 오글거리는 이력일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은 별로 하고싶지 않아요. 난 그게 정말 싫어.”
그는 명함에 적힌 ‘패션디자이너. 교수’라는 타이틀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내 중심은 패션 디자이너고 뿌리는 교수에요. 뭐, 거꾸로 해도 말이 되겠다. 예전부터 화가겸 교수, 성악가 겸 교수 라는 타이틀이 참 부러웠어요. 예술대학 교수님들은 자신만의 개인 작업으로 가능하지만, 패션계는 비즈니스 적인 측면이 많아 내가 교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없었거든요.”
깨알 같은 자기자랑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사실은 사실이였다. 그가 패션디자이너와 교수라는 두 가지 타이틀로 동등하게 불릴 수 있었던 것은 2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교수가 되고 현역 디자이너와 똑같이 일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을 한창 하다가 교수로 전향하는 것이 아니라 한창 젊었을 때부터 두 가지 일을 모두 해왔어요. 그래서 내 라이벌은 오히려 정욱준, 장광효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죠.”

그는 지금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고 잘 잡아왔다. 유명세 때문에 일을 대충한다는 것은 간호섭 교수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안하면 안했지 하면 무조건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만큼 두가지 일에 충실해 왔다고 한다. 사실 방송에서 유명세를 타서 그렇지 원래부터 그는 ‘인기 교수’다.
“주변에서 요청이 들어와서 사이버 강의 ‘패션과 개성 연출’이라는 전체 교양 수업을 만든 적이 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왕 할 거면 잘 하자고 시작했죠. 나 때문에 신청자가 너무 많아서 사이버 학생 수 1,300명이라는 리미티드까지 생겼을 정도라니까. 결국 추석 때도 출근해서 녹화하고 교재도 만들었어요. 하하.”
아무리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해도 그는 역시 교수였다. 청출어람이라고 자신의 제자들이 해외 유명 대전에서 상을 탈 때 제일 신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훗날 안나 윈투어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하하. 내 제자들이 컬렉션 쇼를 하는데 누군가 ‘왜 시작 안하냐’고 수근 거리면 ‘아직 간 교수님이 안오셨다’고 말하며 내가 앉았을 때 딱 쇼가 시작하는 거에요. 상상이지만 그럼 정말 바랄 것이 없겠어.”
꼭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자신이 키운 제자가 패션계에서 리딩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는 말이다. 간호섭 교수 역시 그러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 중이다.
“지도 학생이 잘되는 것이 결국 내 파워야. 내 파워라니까. 양현석씨는 아마 서태지와 아이들 때보다 빅뱅과 투애니원이 더 잘되길 바랄 거에요. 저도 그런 마음인거죠 뭐.”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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