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佛배우 레아 세이두, ‘관능적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다’ [인터뷰]
- 입력 2013. 04.03. 14:10:22
-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입안의 공기를 동그랗게 모아 단어로 빚어내는 듯한 프랑스식 영어가 나긋나긋한 저음을 타고 인터뷰 장 모든 곳에 부딪히며 울렸다. 소리로 기억된 그의 첫인상.
영화 ‘시스터’,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연기한 프랑스 여배우 레아 세이두와 만났다. 한 주얼리 브랜드의 론칭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그의 짧게 자른 금발 머리카락과 붉게 물들인 손톱의 컬러 대비가 선명했다. ‘분단국가’에 온 것이 흥미롭다는 그는 ‘서양에서 동양으로 세계적인 관심이 흐르고 있어 예전부터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한국 여성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굉장히 모던하면서도 개성 있는 패션을 즐긴다고 생각했어요” 차세대 ‘프렌치 패션 아이콘’이 본 한국 여성들의 패션, 궁금했는데 그는 의외로 ‘하이레벨’이라는 단어를 썼다.
여배우면 누구나 탐을 내는 주얼리 모델로 발탁된 자신의 매력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제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주얼리 브랜드는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는 아이템이 많아요. 게다가 유행을 타지 않는 ‘타임리스’의 심플한 디자인이죠. 이런 부분이 가식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는 ‘프랑스 여성’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프랑스 여성’의 얼굴을 제가 맡게 된 거죠.”
이어 그가 생각하는 프랑스 여성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들의 ‘애티튜드’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여성들은 남을 의식하거나 가식적이지 않죠. 이것은 스스로의 장점을 잘 알고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삶에 대한 태도가 그들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요. 또 프랑스 사람들 특유의 멜랑꼴리한 감성도 한몫하는것 같아요.”
눈을 지그시 감고 엷은 미소를 띤 채, 두 손을 턱에 괴더니 이내 기지개를 크게 켰다. 프랑스에서 날아온 이 여배우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가만히 몸을 뒤척이며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공간을 압도했다.
레아 세이두는 1898년에 설립된 프랑스 고몽 영화사 회장 니콜라스 세이두의 증손녀이며 프랑스 거대 미디어 그룹 파테(Pathe)의 CEO를 할아버지로 둬 화려한 그 배경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 아버지는 주얼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이세요. 지식뿐만 아니라 늘 관심을 가지시면서 옥션을 통해 빈티지 주얼리를 구입하시곤 하는데요.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한 날엔 제게 선물해 주시죠. 그래서 그런지 저 또한 주얼리를 정말 사랑해요. 기분에 따라 혹은 옷에 따라 믹스 매치하는 것을 즐깁니다.”
평소에는 캐주얼하고 수수한 패션을 즐기지만 드레스 업하는 특별한 날은 오래된 프랑스 영화 속 여배우들의 의상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단다. ‘그들의 패션은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시스터’ 속 레아 세이두의 이미지는 동생이 선물한 하늘색 점퍼의 색처럼, 혹은 영화의 배경인 스키장의 흰 눈처럼 수수하고 고요했다. 또 ‘미드나잇 인 파리’ 속 그의 헝클어진 긴 금발 머리카락과 홍조 띈 두 볼은 비오는 파리의 거리를 걷는 두 남녀의 페이드 아웃보다도 더 큰 잔상으로 남았었다.
두 편의 영화로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프렌치 시크'에 등극한 그에게 인터뷰 말미에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그의 붉은 손톱의 컬러처럼 강렬한 ‘레드’를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감성적이고 감각적이면서도 관능적인 이미지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순수와 관능 중에 고르라면 ‘관능’을 선택 하겠어요. 그래서 가장 사랑하는 컬러도 ‘레드’예요.”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코네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