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태의 경제학, 인구통제와 자기결정권 그리고 비용과 위생 사이
- 입력 2013. 04.04. 09:09:24
-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3월 24일 한 중국 네티즌에 의해 안후이성(安徽省) 추저우시(滁州市)에 사는 임신 7개월의 임산부가 중국공산당의 ‘한 자녀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강제 낙태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은 1981년 설립된 ‘계획 생육위원회’에 의한 ‘한 자녀 정책’으로, 30년 이상 강제 낙태와 불임 수술이 시행돼 사회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0년까지 중국에서 강제 낙태 당한 인원은 약 2억 7,200만 명으로, 시골 담벼락에는 “가족계획 위반자는 사형, 가정은 파괴당한다” 등의 현수막이 걸리기도 한다.2011년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전국 가임기(15~44세) 여성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발표했다. 2010년 당시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뜻하는 ‘임신중절률’은 약 16건으로,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전체 가임기 여성을 고려하면 약 17만 명이 낙태를 경험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임신 24주 이내에서 강간에 의한 임신 등에 낙태할 수 있으며, 법적으로 의료보험 적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병원에서 이를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편 지난달 21일 브라질 의사 단체인 연방의료위원회는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임신 12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도록 낙태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브라질에서 불법 낙태 수술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한다며 낙태법 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에서는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거나 임신한 여성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만 낙태가 허용된다. 그러나 정부 통계 결과 브라질에서는 매년 약 100만 건의 비위생적 낙태 시술이 이뤄지며, 1년에 평균 2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브라질 전체 사망사고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프랑스 정부가 출산을 원하지 않는 여성들의 낙태 비용 전액 지원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8살 이상 여성들은 12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프랑스는, 이전엔 80%까지만 의료보험 환급을 했다. 낙태 비용은 450 유로(65만 원) 정도로, 2010년 한 해 동안 약 23만 50건의 시술이 이루어졌다.
또한 15~18살 여성들 또한 익명이 보장된 무료 피임약을 받게 됐다. 기존 프랑스 의료보험제도는 피임약값의 3분의 2는 정부가 나머지는 개인이 부담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해당 여성이 익명을 원하면 약값을 모두 현금(약 23유로)으로 치르고 의료보험도 포기해야 했다. 프랑스 정부가 청소년에 대한 무료 피임약 제공과 낙태 비용 100% 보장을 도입해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제도를 집행할 수 있게 된 건 지난해 대선 때 ‘모든 여성들에게 평등한 낙태 접근권’을 공약으로 내세운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당선된 덕이다. 당시 올랑드의 이 공약은 여성 유권자들에게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으며 지난해 10월 입법화에 성공했다. 프랑스 정부는 2013년 예산안에 낙태 비용·피임약값 지원을 위해 3170만 유로(약 460 억 원)를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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