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rls` Generation Girls` Fantasy [See Star]
- 입력 2013. 04.05. 10:41:25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정규 4집 발표 후 'I got a boy'를 타이틀곡으로 활동을 시작한 소녀시대의 힙합걸 변신은 적잖은 거부감과 함께 논란(?)을 일으켰다. 소녀시대가 내세운 'bad girl'(사실 전혀 ‘bad’하지 않다. 오히려 ‘lovely’하기 그지 없는 이미지 아닌가?) 이미지에 대한 거부는 'pure girl’이라는 이미지로 완벽하게 패키지화된 상품에 익숙해진 대중들의 소녀 판타지 증후군을 드러낸다.대중이 원하는 이미지를 거스르는 소녀시대의 배드걸 전략은 일견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것으로 소녀시대가 성인으로 가는 성장통을 자연스럽게 헤쳐나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는 없을 듯하다. 이미 20대가 된 성인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반항기에 들어선 10대들의 일시적인 발칙한 도발쯤으로 여기는 느낌이다. 이미 그녀들이 20대를 넘겼다는 사실은 소녀에 열광하는 팬들에게는 중요치 않은 듯 보인다.
소녀시대는 사춘기 시절에서 성적 성장이 멈춘 남성들이 열광하는 ‘여성관’을 담고 있다.
살짝 웨이브 진 윤기 나는 머리, 굴곡을 드러내지 않는 미소년같이 가는 몸매, 곱게 자라 세상물정을 모를 것 같은 천진함. 이런 정형화된 요소들의 조합이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듯 보이는 9명의 멤버가 실상은 한 이미지의 복제품들임을 설명해준다.
이처럼 지나치게 정형화된 순수는 오히려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와 연관되기도 한다.
소녀시대가 보여주는 힙합걸이 외견상 배드걸로 보이지만 사랑스러운 소녀 이미지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은 어쩌면 이 같은 대중들의 요구를 맞춰주려는 계산된 전략 아니었을까?
지나치게 노골적 섹시함을 내세우는 여타 아이돌에 비해 소녀시대의 ‘pure girl’ 이미지가 건전해 보이는 듯하지만, 결국 상품화 되는 과정에서 개인의 개성은 중시되지 않는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는 듯하다. 그리고 역시나 이들도 성적 판타지를 채워주고 있음도 부정할 수는 없지 않을까? 어떤 면에서는 이들이 오히려 소녀 성적 판타지에 대한 남성들의 심연의 욕구와 더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기도 하다.
소녀시대가 소비시장에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기한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소녀들의 상품 가치가 상승주기에서 벗어나고 있음은 부정하기 힘들 듯하다.
소녀시대라는 이름으로 획일화된 순수 이미지로 인해 9명이 모두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각기 다른 화장품 브랜드 모델이지만 이미지만으로 구별해내기 쉽지 않다. ‘에이스’ 광고처럼 9명 모두가 등장하는 광고는 차라리 집중력을 높여주지만, 각기 개인이 모델로 활동하는 화장품 광고는 ‘이니스프리’ 윤아만 강하게 각인될 뿐이다.
그렇다면 소녀시대가 개성으로 분화될 수 있을까?
이미 20대를 넘어선 이들이 소녀시대라는 틀 안에서 개성을 가진 존재로 분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극히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이들의 해체를 바라는 바는 아니지만 소녀시대라는 타이틀 아래서만은 ‘순수 소녀’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할 듯하다.
소녀시대의 ‘pure girl’ 이미지와 비견할 만한 경쟁 상대가 없다는 것은 대형기획사 노고의 반증이다. 그러나 ‘개성’이 아닌 ‘획일화 된 이미지’를 도구로 한 소녀시대의 이후 행보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떨치기 힘들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니스프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