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다익선의 오류 “디자이너 전성시대?”
- 입력 2013. 04.05. 11:02:04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삼성카드 모델 최범석,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이효리의 지인으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스티브 J & 요니 P, 이들은 이미 연예인급 스타가 됐다. 원로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릴법한 이상봉은 한국 문화를 알린 개념 있는 디자이너로 각인돼 모든 디자이너들의 롤 모델이 됐다.디자이너 셀럽 시대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해진 요즘, 디자이너들의 양적 성장만큼의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디자이너 전성시대의 주역인 소위 ‘신진 디자이너 그룹’은 패션선진국으로 거론되는 유럽처럼 ‘디자인’에 집중하며 개인 매장 없이도 전시 참여나 편집매장들을 통해 상업 활동의 보폭을 조금씩 넓혀간다는 점에서 브랜드로서 규모를 갖춘 기성 디자이너들과 구별된다.
디자이너의 자유로워진 활동은 대중과 쇼핑관광객에게 강력한 소구력을 갖는 패션의 메카로 군림하게 된 동대문 시장의 변화, 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편집매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엇보다 ‘디자인 서울’을 기치로 디자인사업 부흥에 힘썼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노고(?) 또한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했다.
이처럼 기존 유통 구조나 브랜드 전개 방식과 다른 유통전략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그룹들이 일부 디자이너들의 검증되지 않는 실력과 이들을 지나치게 악용하는 듯한 사업자 간 거래 방식으로 상처를 받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백화점 및 편집매장과 같은 유통업체의 관심을 받는 것은 ‘디자이너’라는 명분과 합리적이라는 표현이 필요 없을 만큼 저가로 책정된 ‘가격’적 매력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심심치 않게 재래시장 도매상권 물건을 가져다 판매한다는 오해(?)와 지적을 받아왔는데 신진 디자이너들의 상품은 이런 시선을 피해 합리적으로 저가 물건을 유인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또한 편집매장은 가두상권의 부흥과 함께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채울 상품이 없는 상태에서 신진 디자이너들과 사업적 파트너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여타 해외편집매장과 달리 상당수 국내편집매장은 백화점과 동일한 수수료 방식을 취하고 있어 디자이너들이 거래에서 항상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갑자기 쏟아진 디자이너들과 이들 상당수가 동대문 상권을 근거지로 활동하거나 활동했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의 패션산업 육성 정책이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발시킨 시발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폐지됐지만 동대문패션센터 설립 당시부터 숙원 과제였던 신진 디자이너 육성 사업은 해외 전시참여 지원과 컬렉션 ‘제너레이션 넥스트’ 운영을 축으로 운영돼왔다. 그만큼 서울시 측의 신진디자이너 육성은 중요한 사업부문이었으며, 올해 개최된 서울패션위크는 제너레이션 넥스트가 없으면 행사 존립 자체가 무색하게 보일 만큼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디자이너 육성과 동대문 상권 활성화 과제가 뒤엉켜 운영돼 온 데 따른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따라서 디자이너 육성 정책이 지금부터라도 서울시 가치 육성 산업으로, 확실한 명분과 설득력 있는 미래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야 할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