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여성을 위한 패션잡지 등장과 새로운 미의 기준?
- 입력 2013. 04.05. 12:40:54
-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인턴기자] 최근 일본에서 ‘뚱보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비만 여성의 패션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1일 일본에서 비만 여성을 위한 패션 전문지 ‘라파파(La fafa)’가 등장했다.
라파파는 통통한 이들의 세련된 패션을 지원하는 잡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뚱뚱한 몸매를 감추기보다 예쁘게 드러낼 수 있는 코디네이션, 화장, 머리 손질법 등을 소개했다. 몸무게가 95kg인 일본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를 표지모델로 내세웠고 잡지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신장과 체중, 신체 치수를 모두 표기하며 현실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였다.창간에 맞춰 18일 출판사가 도쿄 시부야에서 패션쇼를 개최했고 14명의 비만 여성 모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출연한 모델들은 출판사가 인터넷 응모를 통해 선발한 18~40세의 일반 여성들이다. 주최 측은 체중 공개를 응모조건으로 내세운 만큼 응모자가 적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예상을 깨고 250명이 넘게 지원자가 몰렸다.
‘뚱보 패션’에 대한 일본의 관심은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미래보다는 현실에 충실하자는 의식이 팽배해지며 비만 여성들에게 ‘언젠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뒤 멋진 옷을 입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의 몸매를 긍정하자’는 자기 긍정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전에도 패션 잡지계에 마른 체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은 있었다. 과거 독일의 패션잡지 ‘브리기트’는 마른 모델이 아닌 보통 사람을 모델로 한 사진들만 게재할 것을 결정했다. 영국의 패션잡지 ‘보그’도 마른 모델에게서 벗어날 것을 제안했고, 미국의 패션 잡지 ‘글래머’는 비만 모델인 비지 밀러의 누드 사진을 실어 독자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비만 여성을 위한 전문 잡지는 ‘라파파’가 처음이다.
전 세계 인구 중 15억 명 이상이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가운데 비만 인구는 더는 사회적 소수가 아닌 사회의 주류로 형성되고 있다. 10년 후 비만 인구는 현재보다 50%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 비만 여성을 위한 패션 잡지의 출간은 사회적 소수에 대한 배려가 아닌 보통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노력과 이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독자층으로 내세운 통통한 사람들은 잡지 속의 비현실적인 패션과 스타일링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현실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라파파의 독자들은 그 동안 그림 속의 패션과 스타일을 쳐다보며 대리만족하던 자신을 이제는 직접 꾸며 잡지 속 모델과 똑같이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라파파의 등장은 그동안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제시하던 잡지를 비롯한 미디어가 다양한 시각에서 미의 기준을 본격적으로 해석하고 제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마른 모델에 의해 조장된 체형에 대한 차별의식을 완화시키고 미의 기준에도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이 개인의 건강과 사회적 부작용과 연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뚱보 패션’은 긍정적이다. 많은 비만 인구를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 구제해 줄 것이다. 또한 불황 속 패션 시장에 블루 오션이 돼 새로운 활력을 불러올 수 있다.
과거 패션 스타일리스트 리아 펠든은 뚱보를 위한 10가지 위장술을 제시하며 "날씬해 보이기 위해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다이어트나 성형을 할 거면 차라리 날씬하게 옷을 입는 위장술을 배우라"고 말했다.
아름다움이 매력자본이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아름다워지기 위해 뼈와 살을 깎는 노력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유머, 예의범절, 미소, 건강한 활력, 춤 실력 등 또 다른 매력 포인트를 찾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패션과 스타일도 그러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이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인턴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