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현지에서 만난 `K-beauty`는 어떤 모습?
- 입력 2013. 04.08. 09:14:59
[중국(남경)=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한류 문화의 바람은 이미 국경선을 넘어선지 오래다.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패션, 뷰티 업계도 한류 열풍이 뜨거울 정도다. 그 중 뷰티 브랜드는 중국의 패션 거리나 유명 플라자, 백화점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고 현지 모델이 아닌 한류 연예인을 내세운 간판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어 멀리서도 한 눈에 띈다. K-pop 만큼 K-beauty도 인기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과거 K-beauty 수준이 명동 일대에 외국인을 상대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형 로드숍 뷰티 브랜드에 그쳤다면, 이젠 더 이상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들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에 직접 매장을 오픈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직접 중국에서 만난 뷰티 브랜드의 파워는 기대 이상이다. 약 10개 뷰티 브랜드 중 1개 꼴로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매장은 즐비했고 로레알, 엘리자베스 아덴, 시세이도 등의 해외 유명 브랜드와 함께 찾아볼 수 있는 브랜드도 꽤됐다. 한국백화점 1층에 90% 이상의 수입 화장품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내 한국 뷰티 브랜드의 성공적 진출은 참으로 반갑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 예로 중국 남경 시내에 자리하고 있는 완다 플라자에서는 토니모리, 더페이스샵 등이 입점되어 있었다. 쇼핑센터 내에 중국 유명 패션, 뷰티 브랜드와 나란히 자리 잡은 이 곳은 각각 JYJ, 김현중, 송중기 등의 사진이나 팜플렛, 광고 영상 등을 고스란히 노출시키며 현지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이니스프리의 경우 중국에서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인기가 높은 이민호를 모델로 앞세우며 글로벌 매스티지 브랜드로 성장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상하이에 4개의 글로벌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최근에는 북경 최대 쇼핑몰로 손꼽히는 EC몰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기 때문. 이 매장은 록시땅, 오리진스와 같이 국내에서는 백화점 브랜드로 분류되는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단독숍 중에서는 스킨푸드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다. 2013년 3월 기준, 현재 중국에만 220개 매장을 연 스킨푸드는 2009년 론칭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와 동일하게 단독숍 형태의 오프라인으로만 진출, 매장 콘셉트 유지 등을 통해 국내 매장과 같이 통일감을 준 점이 특징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골드 캐비어 토너, 복분자 아이크림, 라이스 마스크 등 국내에서 인기 있는 스테디셀러 아이템들이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중국의 20~30대 여성들은 화장을 짙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기초군과 비비크림과 같은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이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1층에서는 라네즈, 드봉, 수려한, 마몽드를 찾아볼 수 있었다. 역시 각각 송혜교, 수애, 소녀시대 유리 등 한류 모델 사진을 크게 걸어 놓는 등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었다.
중국에서 만난 우찡(24세)은 "한류문화가 인기가 있어진지는 10년 정도 된 것 같다. 중국에서는 송혜교 인기가 높아서 그런지 백화점에서는 라네즈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라며 "또한 드라마로 잘 알려진 이민호와 김현중이 인기가 많고 JYJ, 소녀시대, 샤이니 등의 아이돌 가수들도 인기가 높아 그들이 모델인 뷰티 브랜드들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렇게 국내 뷰티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은 했지만 반면 아쉬운 점도 많다. 한국보다 비싼 가격 탓에 중국 현지에서는 인터넷으로 구매대행을 하거나 가짜 제품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브랜드는 1.5배에서 2배 이상의 가격이 책정되기도 해서, 중국 현지인들은 한국 화장품을 사고 싶지만 경제적 여건이 안되서 불법거래도 만연하다.
또한 중국만을 타깃으로 하는 화장품이 출시되거나 기능성과 같은 제품력으로 승부하기 보단, 모델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류열풍에 너무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 마저도 최근 모델 보다는 과거 모델 얼굴을 지속적으로 노출하거나 현 업계 트렌드나, 매장 관리에 소홀한 면도 간간히 찾아볼 수 있었다.
본격적인 그리고 장기적인 브랜드 수출을 위해 기존에 인기 있는 일본, 프랑스, 미국 브랜드와 중국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된 전략이 필요해 보였다. 앞으로도 혹 한류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성장이 위축되더라도 한국 뷰티 브랜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중국(남경)=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