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vs2013년, `위대한 개츠비` 스타일 비교
- 입력 2013. 04.08. 15: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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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F. 스콧 피츠제럴드 원작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사치와 향락이 만연했던 1920년대의 아메리칸 드림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라디오, 영화, 자동차 등 새로운 산업의 호황과 주식투자의 성행으로 번영의 절정을 이루며 소비, 쾌락, 파티가 만연했던 이 시대를 ‘재즈 에이지’ 혹은 ‘광란의 20년대’라고도 부른다.여성들의 옷에는 비즈, 프린지, 깃털, 실크 등 전례없이 화려한 장식이 달렸는데 이는 밤새 이뤄지는 파티의 리드미컬한 재즈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보면 저절로 눈길이 영화 속 패션을 따라가게 된다. 1929년 대공황을 맞으며 10년도 이어지지 못한 부흥으로 더욱 하룻밤 꿈처럼 아름답던 이 시대의 스타일을 1974년의 영화와 오는 5월 16일 개봉하는 2013년도 '위대한 개츠비' 속에서는 각각 어떻게 보여줬을까.
▲팜므파탈 히로인 데이지
1차 세계대전 당시 여성이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전후 시대인 1920년대에는 가슴과 힙을 부각시키는 여성스러운 라인이 사라지고, 일직선 실루엣의 플래퍼 스타일이 유행했다. 여기에 허리선을 감추는 루즈 웨이스트, 허리 라인을 낮추는 로우 웨이스트 스타일도 더해졌다.
1974년 데이지역을 맡은 미아 패로우는 전형적인 플래퍼 스타일로 이 납작한 실루엣이 얼마나 퇴폐적일 수 있는지 가장 잘 보여준 배우다. 그녀의 깡마른 몸매를 바람에 흩날리듯 부드럽게 감싼 시폰, 실크, 레이스가 가슴부터 허리를 거쳐 무릎으로 툭 떨어지는 섹시함이란! 이 영화가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데는 디자이너만큼 그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깨에 걸치는 긴 숄, 길게 늘어뜨린 진주 목걸이, 반짝이는 뱅글과 반지 등의 디테일이 빈틈없이 완벽한 20년대 룩을 완성시켰다. 유독 화이트 컬러의 옷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의상 디자이너가 돈을 밝히면서도 소녀처럼 순수한 데이지 캐릭터를, 그리고 모순된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상에서 그녀의 무죄를 주장하는 상징적인 코드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2013년의 데이지, 캐리 멀리건은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가 영화를 위해 40여벌의 드레스를 디자인해줘 개봉 전부터 패션계를 주목시켰다. 여기에 티파니의 주얼리까지 가세했다니 영화 속 명성 높은 패션 레이블을 찾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겠다. 스틸컷에서 살펴본 캐리 멀리건은 미아 패로우보다 상큼하고 발랄해보인다. 화이트에서 벗어나 핑크, 퍼플 등의 컬러를 사용했으며 몸매의 볼륨감도 조금 더 드러냈다. 레이스나 시폰 디테일도 나른한 느낌보다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같은 플래퍼 스타일, 비슷한 소재와 늘어진 리본, 레이스 장갑 등 같은 디테일로 꽤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 재미있다.
영화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데이지의 파티룩. 미아 패로우는 메탈릭한 드레스, 납작한 가슴 위로 길게 늘어진 진주 목걸이, 짧은 헤어 스타일을 감싸는 실크와 비즈가 섞인 종 모양의 클로슈로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1920년대 룩의 정점을 찍었다. 캐리 멀리건은 구슬 장식 드레스로 좀 더 글래머러스하게 파티룩을 표현했으며, 나뭇잎 모양의 주얼리 헤어 밴드로 1920년대의 아르데코 스타일을 잘 보여줬다. 가장 다른 점은 드레스 위에 걸친 퍼. 미아 패로우는 형태가 없는 천으로 감싼 듯 디스코풍으로, 캐리 멀리건은 짧은 케이프 스타일로 귀엽게 입었다.
일반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난 룩은 더욱 차이를 보인다. 미아 패로우는 블랙으로 컬러의 전환, 프린지, 크리스탈의 사용으로 퇴폐미를 한층 고조시켰다면, 캐리 멀리건은 오리엔탈 무드의 옷과 터번 느낌의 헤어 밴드로 동양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위대한 주인공 개츠비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히로인에 비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1974년의 개츠비, 로버트 레드포드를 벤치마킹한 듯 이 둘의 스타일은 많이 닮았다. 실크 셔츠에 클래식하면서 박시한 아메리칸 스타일 수트로 성공한 젊은 사업가의 이미지를 잘 연출했다. 이는 당시 부유층 스타일을 선도하던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영향도 있었다. 랄프 로렌은 영화 속 개츠비의 의상을 몇 벌 디자인했는데, 넓고 화려한 넥타이와 아이비리그 스타일 등 그가 유행시킨 스타일이 고스란히 로버트 레드포드의 룩에도 묻어난다. 화이트, 브라운, 그레이 등 부드럽고 지적인 컬러를 수트에 많이 사용하고 초크 스트라이프, 글렌 체크를 주로 사용한 것은 비슷하지만, 셔츠의 깃 높이를 낮추고 체인 장식을 없앤 등 2013년 개츠비는 좀 더 모던해진 것이 특징. 캐주얼 룩도 로버트 레드포드가 클래식하다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내추럴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데이지 남편의 불륜녀 머틀 부인
주인공뿐 아니라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등장 인물들은 각자 개성있는 스타일로 모두 눈길을 끈다. 그 중에서도 데이지 남편의 애인 머틀 부인의 스타일은 데이지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노출, 거대한 깃털, 꽃 장식 등 전쟁 후 갑작스럽게 화려해진 스타일을 우아하게만 소화하지는 못했던 또 다른 여성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위대한 개츠비' 스틸컷&캡쳐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