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희빈, 캐릭터에 따라 한복도 변한다!
- 입력 2013. 04.08. 17:56:14
-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김태희의 ‘장희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스틸 속 독특하면서 화려한 한복을 입은 김태희의 모습이 화제다.
이 드라마에서 장희빈은 침방 궁녀가 되기 전부터 뛰어난 손재주를 발휘하는 패션 디자이너로 설정된 만큼 이제껏 보지 못한 로맨틱하고 화사한 한복 패션을 선보여 드라마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961년 정창화 감독의 영화 ‘장희빈’으로 1대 장희빈에 이름을 올린 김지미, 임권택 감독의 1968년 영화 ‘요화 장희빈’ 남정임, 1971년 3대 장희빈 윤여정, 1981년 MBC 드라마 ‘여인열전’의 이미숙까지. 장희빈의 캐릭터는 숙종 앞에서 사랑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순애보를 보이지만 자신의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인현왕후 앞에서는 날을 세우는 이중적인 악녀였다. 이어 1988년 MBC '조선왕조 500년'의 전인화, 사약사발을 발로 걷어차던 박력 넘치는 1995년 정선경까지 모든 장희빈의 의상은 표독한 캐릭터를 전혀 담아내지 못한 지극히 전통적인 ‘한복’의 모습이었다. 엄격한 고증을 중시하던 당시 상황때문에 장희빈의 단골의상은 외명부 평상복이었던 당의. 계절에 따라 옷감을 색을 달리하기는 했으나, 자주색 겉고름과 안고름을 달아 놓은 연두당의를 즐겨 착용했다. 권위를 보여주기 위한 흉배 장식을 드리우거나 어깨에서 소매 끝까지 혹은 겉고름과 안고름 등에 화문(花文)과 박쥐, 봉황문, 장수를 기원하는 壽(수)·福(복) 등의 글자를 금직 또는 금박으로 새겨 넣었다.
비교적 현대적인 장희빈 의상의 등장은 2002년 김혜수부터다. 계절적인 배경도 있었겠지만 장희빈의 시그니처처럼 여겨지던 연두당의를 벗고 빨강, 파랑 등 화려하고 선명한 색상의 당의를 선택함으로써 여성의 신분이지만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김혜수식 장희빈’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한편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하던 사극의상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은 2010년 8대 장희빈 드라마 ‘동이’의 이소연의 한복을 통해서 드러났다. 드라마 속 캐릭터에 맞춰 보다 모던하게 한복을 변형시키기 시작한 것. 그간 장희빈이 계략의 화신, 요부 등의 이미지로 그려져 왔던 데 비해 이소연의 장희빈은 아들을 끔찍히 아끼는 강한 모성애를 가진 여성의 이미지로 그려졌다. 이에 포용적이고 권위 있으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어두운 컬러의 활용을 많이 했으며, 보라색, 진 보라색의 매치처럼 톤온톤으로 치마저고리 색상을 맞춰 세련미를 살렸다. 또한 큰 가채를 올리는 얹은머리를 하지 않고 보다 캐주얼한 첩지머리로 자유로운 사극 의상을 선보였다.
김태희의 장희빈은 ‘여인 장옥정’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숙종을 향한 지고지순한 ‘여인의 사랑’이 주제인 만큼 김태희의 옷들은 로맨틱하고 여성스럽다. 금박, 흉배의 전통적인 금박 장식보다는 화사한 컬러의 색실을 이용해 모란, 연꽃 자수를 드렸다. 옷감은 연두, 보라 등 화려한 컬러가 주를 이루나 빨강, 파랑의 원색을 즐겨 쓴 김혜수의 장희빈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특히 용, 봉황 모양의 비녀나 떨잠보다는 진달래를 연상시키는 꽃모양으로 머리치장을 해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 MBC, SBS 공식 홈페이지, 티브이 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