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마가렛 대처, ‘스타일은 영원하다’
입력 2013. 04.08. 21:41:29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패션 아이콘’ 마가렛 대처가 세상을 떠났다.
마가렛 대처(87) 전 영국 총리가 지난 8일 오전(현지시각) 별세했다. 영국 총리 관저인 다우닝 10번가를 무려 11년 동안 지킨 그는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 서거한 마거릿 대처는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꼽기도 했던 인물.
누구나 인정하는 마가렛 대처의 정치적 업적 외에, 패션을 가까이했던 그의 통찰력에도 큰 박수를 보낸다. 유럽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그에게 패션은 남성 무리 속에서 독보적으로 빛나는 힘이었고 여성의 약점을 감출 수 있는 무기였다.

최근 타임즈는 박근혜 대통령이 패션을 통해 ‘대처 스타일’을 구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단색 정장에 브로치로 포인트를 주는 점과 하늘을 향해 부풀린 헤어스타일이 고인의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것. 이제 그는 한 줌의 먼지가 됐지만, 매기(Maggie·마거릿 대처의 애칭) 스타일은 이처럼 많은 이의 가슴에 남아 있다.
흰 피부, 붉은빛이 도는 금발머리, 큼지막한 진주 귀걸이, 붉은 립 메이크업.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너무나도 많다. 그중에서도 1979년 총리공관 앞에서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선보인 블루 재킷과 주름치마는 전설적인 ‘파워 수트’의 대명사가 됐다. ‘블루’는 마가렛 대처의 시그니처 컬러로 ‘철의 여인’의 진취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이렇듯 마가렛 대처는 컬러 플레이에 능했다. 영화 ‘철의 여인’의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마가렛의 옷은 하늘색이지만 점점 짙은 파란색 수트로 바뀐다. 마침내 보수당 당수가 됐을 때는 로열블루가 됐다”고 전했다. 로열블루는 영국 왕실의 관복 색인 밝은 감청색과 짙은 군청색을 가리키며 특유의 귀족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영국에서 파란색은 그가 속했던 보수당을 상징하기도.
마가렛 대처는 1990년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 진취적인 성향의 상징이었던 로열블루 대신 장밋빛 컬러를 택한다. 당시 그를 지켜본 한 의원은 영국 유력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영광의 불꽃 속으로 걸어나간다. 배신한 당신들은 후회할 것”이라는 의미로 철의 여인이 패션으로 일침을 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그렛 대처를 떠올릴 때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은 바로 ‘진주’. 딱 떨어지는 정장에 큼지막한 진주 귀걸이를 착용한 그는 블론드 헤어와 함께 은은하게 빛났다. 그를 영화화한 ‘철의 여인’에서 주변 사람들은 국회의원 안주인 같다며 “일단 그 모자부터 벗고 진주 목걸이를 빼라”고 했지만, 그는 끝내 남편이 선물해 준 진주 목걸이는 고수한다. 세상은 마가렛 대처를 끝까지 ‘철’에 비유했지만, 그도 남편 앞에선 ‘천상 여자’였을지도.
멋을 아는 마가렛 대처는 브로치를 통해 패션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작지만 강했던’ 그의 신념처럼 촘촘하게 빛나는 플라워, 나비 등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브로치를 선보였다. 최근 여성 지도자들은 유행처럼 브로치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기도 한다.
‘핸드배깅(Handbagging)’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낸 마그렛 대처의 각진 블랙 백은 위엄의 상징이었다. 당당하게 의회에 등장한 그는 책상 위에 큼지막한 백을 던진 후, 그 속에서 결정적인 문서를 꺼낸 것으로 유명하다. 각료를 때리는 모습으로 풍자되곤 했던 그 유명한 백은 런던 자선경매에서 2만 5,000파운드에 낙찰되기도 했다.
마가렛 대처는 정치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패션 감각으로 보여줬다. 그는 옷을 통해서 중성적인 느낌의 정치인의 면모를 갖췄고, 액세서리 스타일링을 통해 자신의 여성미를 간직한 진정한 패셔니스타였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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