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컬 프린트의 여왕 릴리 퓰리처, 패션을 통해 행복을 전하다
입력 2013. 04.09. 16:54:09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평범한 사람이라면 옷에 주스를 쏟았을 때 휴지를 찾지만 어떤 이는 영감을 얻는다.
지난 7일(현지시각) 플로리다 팜비치의 자택에서 향년 81세의 나이로 별세한 디자이너 릴리 퓰리처는 트로피칼 프린트의 어머니이다.
1952년 유명 신문 출판업자 조셉 풀리처의 손자인 피트 퓰리처와 결혼한 릴리 퓰리처는 우연히 자신의 옷에 쏟은 오렌지 주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트로피컬 프린트를 창안해 패션계에 입문했다.
오렌지 농장주를 남편으로 둔 유복한 주부였던 그는 1959년 주스 가게를 열고 재봉사에게 과일 주스가 옷에 묻어도 감쪽같이 감출 수 있는 플라워 프린트 유니폼을 주문했다.

이렇게 유니폼으로 시작한 드레스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주스 매출액을 앞서 나가게 됐다. 릴리 퓰리처와 기숙학교 동창생이자 당시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였던 재클린 케네디 역시 트로피컬 프린트 원피스의 단골 고객이었다.
그가 릴리 퓰리처의 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이 라이프 매거진에 실렸으며, 존F케네디의 어머니인 로즈 케네디 역시 10대 손녀와 함께 거의 똑같은 릴리 퓰리처 의상을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릴리 퓰리처가 만든 드레스는 주로 블루와 핑크, 그린, 오렌지 등의 화사한 컬러에 특유의 트로피컬 플라워 프린트가 가미돼 고급스러운 리조트 룩으로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훗날 그는 자신의 시그니처 프린트를 드레스뿐만 아니라 수영복, 골프 웨어, 아동복, 침구류와 남성복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릴리 퓰리처는 생전에 했던 인터뷰에서 “스타일이란 입는 옷뿐만이 아니라 생활 자체”라며 “우리는 사람들이 원하는 최상의 즐거움과 행복에 초점을 맞춘다. 행복감을 주는 스타일이 오래 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신이 한 말처럼 입었을 때 기분까지 좋아지는 옷을 만들었던 그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트로피컬 프린트는 영원히 여성들에게 행복을 줄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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