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나이, 양손에 거울과 쪽집게 든 사나이
입력 2013. 04.10. 15:57:38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인턴기자] 배우 송승헌이 한동안 보여준 꽃미남 이미지를 벗고 거칠고 외로운 사나이로 다시 돌아왔다. 트레이드 마크인 숯검댕이 눈썹에 짙은 수염을 기른 그는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얼굴 하나만으로 야생남을 완성했다. 극 중 한태상 역할을 위해 비주얼을 지우고 연기에 충실하겠다고 말했지만, ‘지워진’ 외모는 그를 오히려 시베리아 호랑이와 같은 남자로 돋보이게 하고 있다.
눈물이 가득할 것만 같은 그의 눈에 수염이 더해지니 우수에 젖은 눈빛이 쏟아져도 어색하지 않다. 이처럼 수염은 존재 자체만으로 꽃미남도 어느새 마초로 만드는 힘을 지녔다. 배우 차승원이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유행시킨 ‘소’자 수염 이후 또다시 거리에서 수염 기른 남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수염은 콧수염과 턱수염이 분리된 힙스터 스타일로 ‘소’자 수염이 그 맥락에 있다. 힙스터 스타일은 한국인의 각진 얼굴에 잘 어울리며 수염에 관심 있는 남성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스타일 중 하나다.
입 아래 중앙의 턱수염이 턱선을 가려주고 콧수염으로 광대뼈를 낮춰 보이게 해 얼굴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송승헌처럼 수염 숱이 많지 않은 남성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고 다듬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이외에도 어떤 수염 스타일이 있을까.
수염이 풍부하다면 고티, 친커튼 스타일에 도전해볼 수 있다. 고티는 입 주변에 수염이 많은 남성만이 가능하며 콧수염과 턱수염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터프한 남성의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 고티에서 턱수염만 기르는 프티트 고티로도 변형이 가능하다.
얼굴에 전체적으로 수염이 많다면 구레나룻부터 턱수염을 연결하는 친커튼 스타일이 어울린다. 유럽의 스트리트 패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수염으로, 마치 턱에 커튼을 친 것처럼 수염이 얼굴에 자리 잡고 있다. 수염의 각도를 달리해 턱선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도 있다.
수염의 양이 많지 않다면 콧수염만 기르는 할리우드 스타일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할리우드는 선호도가 가장 높은 스타일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눈썹 라인이 짙은 사람, 턱선이 진한 사람에게 어울리고 입이 커 보이고 미소를 돋보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염이 많지 않는 사람이 시도했을 ‹š 자칫하면 조선 시대 이방이나 일제 강점기 순사를 연상시킬 수 있다.
또는 힙스터 스타일에서 콧수염을 제외한 노리스 스키퍼 스타일도 있다. 턱수염만으로 강한 턱선과 튀어나온 턱을 가리는 효과가 있다. 콧수염이 적은 남성에게 유리하며 제대로 연출한다면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서 ‘평범한 것만큼 슬픈 것은 없다’는 대사에 공감하는 남성들에게 수염은 지저분한 털이 아닌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공짜 아이템일 것이다. 획일화된 매끈한 얼굴과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지겹다면 수염과 노는 시간을 늘려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 보자.
단, 가위, 커터, 쪽집게를 구매하기 위한 약간의 비용, 매일 다듬는 수고와 열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기 생각과는 달리 수염이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것만은 아니라는 함정이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인턴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MBC,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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