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수장들의 패션파워는?
입력 2013. 04.11. 09:45:22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첫 여성 대통령이 들고 나온 4,000원대 누빔 지갑은 촌음을 다투며 품절됐고, 그가 들고 나온 가방을 생산한 한 중소업체는 갑자기 쏟아지는 언론의 관심을 받아야했다.
‘박근혜 가방’, ‘박근혜 지갑’, ‘박근혜 완판녀’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여성수장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여성의 패션은 지위와 나이를 막론하고 화두가 되는데, 특히 여성이 가지는 포용력과 정치인의 카리스마를 동시에 어필해야하는 여성정치인에게 옷 입기는 ‘패션정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첨예한 문제다. 지금,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철의 여인’ 세 명의 패션에서 여성리더의 패션비법을 알아보자.

신뢰감을 주는 패션, 호주 총리
호주의 역사상 첫 여성총리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는 전 총리 케빈 러드의 갑작스런 사퇴에 후임자를 찾던 중 의회의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으며 선출됐다. 원래 영국태생이나 5살 때 호주로 이민 와 예술과 법을 전공했으며, 노동 분야 변호사로 일했다. 늘 붉은 헤어컬러의 여성스러운 단발머리를 즐기지만 패션만큼은 디테일을 배제한 심플한 스타일로 신뢰를 주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꾀한다.
따라서 차분하고 단정한 인상을 주는 블랙, 그레이 등 뉴트럴 컬러의 스커트 수트가 그의 대표적인 패션이다. 특히 재킷은 화이트 컬러의 테일러드나 턱시도 스타일을 자주 착용하는데, 화이트 컬러가 그의 붉은 머리를 돋보이게 해주는 데다 공식석상에서 똑같은 옷을 입음으로써 서민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이다.
때에 따라 컬러풀한 상의와 진주 목걸이를 포인트로 매치해 여성스러운 룩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그마저도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컬러인 블루, 레드의 이너웨어나 재킷으로 포인트를 주는 정도며 최근에는 안경을 착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호주 내 행사에서는 대부분 H라인 스커트를 입지만, 해외 정상들을 만나는 자리거나 공식적인 해외 행사에서는 바지정장으로 활동성을 더한다. 특히 지난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을 때 그는 상하의 검정 바지 정장으로 냉철하면서도 안정적인 카리스마를 뽐냈으며, 진주 목걸이로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

강렬한 카리스마, 브라질 대통령
브라질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룰라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탄탄한 정치 이력을 쌓았다. 지난 2010년 제41대 대통령으로 선출됨으로써 브라질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으며, 과감한 정책 추진력으로 ‘브라질의 대처’,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단발 길이의 헤어스타일이었던 그는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나서 짧은 커트 헤어스타일로 변신하며 첫 여성 수장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이런 첫인상처럼 그는 정열적인 ‘레드’를 선호한다. 레드 컬러 블라우스, 셔츠, 테일러드 재킷에 블랙 수트 팬츠를 매치한 룩이 주를 이루며, 골드 주얼리로 화려함을 더한다. 해외 정상을 만나거나 공식적인 국가 행사에는 대부분 레드 컬러 의상으로 남미의 열정이 느껴지는 강렬함을 어필하지만 때론 블랙과 화이트가 믹스된 스커트 정장으로 여성미도 뽐낸다. 주로 라이닝, 노칼라 등 칼라에 변형을 준 개성 있는 박스형 재킷에 H라인 스커트로 통통한 체형을 커버한다.

친근하고 편안함,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은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동독 출신 첫 총리, 독일 최초의 과학자 출신 총리로 정치 감각과 수완이 뛰어나고, 배포도 커서 일명 '독일의 마거릿 대처'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유명한 ‘패션 테러리스트.’ 독일 출신의 샤넬 수석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는 “메르켈 총리가 블라우스를 입고, 수트 단추는 풀었으면 좋겠다”며 “그녀의 전반적인 패션은 그럭저럭이다(OK)”라고 평했던 만큼 취임 초기 그는 T.P.O에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으로 구설에 많이 올랐다. 이후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패션을 독일 디자이너 베티나 쇤 바흐에게 전적으로 맡겼으며, 통통한 체형을 커버하는 쓰리버튼 재킷과 수트 팬츠의 매치가 그의 대표적인 패션이 됐다. 특히 여성 정치인들이 대개 신뢰를 주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 어필을 위해 뉴트럴 컬러를 선호하지만, 앙겔라 메르켈은 화려한 컬러 패션을 즐긴다. 오렌지, 블루, 퍼플 등으로 화사한 컬러플레이를 선보이지만 쓰리버튼 재킷과 팬츠의 매치는 변함이 없다. 여성 정치인들이 패션을 정치적 강인함의 도구로 활용했다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도리어 다소 촌스러운 패션으로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을 어필했다. 게다가 유럽 재정 위기 속에서도 독일을 잘 이끌어온 그의 국정 운용 능력이 그의 2% 부족한 패션 센스를 친근함으로 승화시켰다고.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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